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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다급해 119, 세 번 부른 사연




이제 겨울방학을 시작한 지 며칠 지났습니다.
사춘기인 중1인 조카가 방학 동안 우리 집에서 대학생이 되는 누나에게 공부하는 습관을 배우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납골당과 시골에 있는 할아버지의 산소까지 들러 어둑어둑 어둠이 내려앉는 시간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습니다.

그 시간 매년 막내아들은 요양원에 계시는 시어머님을 집으로 모시고 와 한밤을 지내고 돌려보내시곤 하는데 어머님 몸이 안 좋으신가, 삼촌한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형님! 엄마가 가슴이 좀 아프다고 해 병원 왔어."
"어디가?"
"폐렴기도 있고 백혈구 수치가 너무 높다고 하네."
"그럼 어쩌냐?"
"입원해서 내일 외래로 검사 다시 받자고 해."
"알았어. 내일 아침 우리가 올라갈게."
동서가 보내온 카톡 사진으로 시어머님의 모습은 조금 수척해져 있는 모습이긴 했습니다.
걱정이 앞섰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녀석들 아침밥 먹이고
뚝딱 전복죽 한 그릇을 끓여
남편과 함께 바람의 속도를 내면서 달려갔습니다.



 





나 : 동서 출근했어?
동서 : 지금 출근했어요^^ 괜히 신경 쓰게 해서 죄송합니다.
         어머님을 잘 보필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좀 아파요. 형님, 죄송해요.
나 : 아니야, 무슨 말을! 우리 지금 병원 다와 간다.



요양원 가까이 있어 막내아들은 매일 같이 들락거리고
주말이면 도시락을 싸 아이 둘을 데리고 시어머님을 찾아가는 동서입니다.
"동서, 고생 많아."
"형님, 부모님한테 하는 건 고생이 아닙니다."
참 마음 착한 동서이기도 합니다.


시어머님은 파킨슨병과 치매로 요양원 생활을 한 지 3년이 넘어갑니다.
해마다 동서는 신년을 맞아 시어머님을 집으로 모셔가서 하룻밤을 함께 지내곤 하는 효부입니다.
그런데 12월 31일 곰국 한 그릇을 다 드시고 그냥 스르르 의식 없이 쓰려지셨나 봅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딸과 동서는 어쩔줄 모르며 막내 삼촌과 119에 연락을 했답니다.
삼촌과 119가 들어섰을 때, 시어머님은 조금씩 의식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이튿날, 새해 아침에는 밥까지 맛있게 먹고
점심엔 상을 차려 함께 둘러앉아 밥을 먹었다고 합니다.
어머님은 치아도 좋지 않지만 음식을 잘 넘기지를 못해 입에 머금고 있다가 겨우 넘기곤했습니다.
그래서 밥먹는 속도도 많이 느립니다. 삼촌은 바로 옆에서 TV를 보며 드시는 것을 돌보고 있고, 동서는 설거지 중이었나봅니다. 그런데 잠시 후 또 다시 어머님이 스르르 넘어지시며 의식을 잃어버리시더랍니다.
놀란 삼촌은
하임리히법을 하면서 깨어나기를 소원했습니다.
급한 마음에 동서는 두 번째 119를 불렀습니다.
1분쯤 지나고 나니 또 정신을 차리시는 어머님이십니다.
억지로 입을 벌리고 손가락을 넣어보니 백김치 한 조각이 나왔다고 합니다.
어머님의 상차림은 따로 입니다.
나물도 잘게 다지고 국물김치고 건더기 하나 없이 물만 담아냅니다.
그런데 그 옆에 식구들이 함께 둘러앉아 먹으면서 담아놓았던 백김치를 어머님이 먹고 싶었던지 혼자 집어드셨고, 그게 목에 걸려 기도를 막았는지 그런 일이 벌어졌던 것.
또 헛탕을 치고 가야 했던 119 아저씨께 미안해서 몸 둘 바를 모를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그 위험한 상황에서 119를 누르지 않을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

정신이 돌아온 어머님은 가슴 통증을 호소하기에 삼촌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엄마, 하임리히법을 하면서 갈비뼈가 나가지 않았나 싶어 염치불구하고 119를 불렀더니
"너무하시는 것 아닙니까?"
 "3번이나 부르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미안한 마음으로 전화했는데 그런 말을 하니 화가 난 삼촌은 집으로 어머님을 모시러 왔을 때 약간의 말다툼을 하였나 봅니다. 거짓말쟁이 늑대 소년이 되었지만 그래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란 걸 알기에 정중한 사과를 받고 마무리 지었다고 합니다.

화마에 뛰어들어 목숨까지 잃은 대원들의 영결식을 보며 대단하신 분이란 걸 압니다.
그분들의 직업정신 높이 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분이기에 따뜻하지 못한 말에서 서운한 마음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찾은 병원이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도착하자 가느다란 팔에서는 핏줄을 찾지 못하고 발목에서 뽑아 다시 한 번 정밀검사를 했습니다.
응급실에서 이야기했던 백혈구 수치도 정상, 폐렴 증상도 없고, 퇴원해도 된다는 의사선생님의 처방이 나와 의안이 벙벙해졌습니다. 여튼 정상이라니 다행이었지만 있던 폐렴이 어디로 갔나? 의심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건 파킨슨병으로 오는 증상의 일종이며 삼키는 기능이 부족하게 되면 목으로 주입시키는 수술을 해야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직 충격 때문에 가슴의 통증을 호소하는 어머님을 요양원으로 모셔다 드렸더니 요양보호사님
"집에 데리고 나가면 안 되겠어요."
"어제도 한 분 나가셨다 골절을 당하고 오셨더라구요."
"죄송합니다."
마음고생 한 동서에게 어머님 괜찮아 요양원에 모셔다 드렸고 고생했다는 문자를 넣어주었습니다.

얼마나 놀란 하루였을까요?
동서, 괜찮아 네 맘 다 아니까!

참 다행입니다.
모두가 정상으로 돌아왔으니 말입니다.

어머님! 건강하세요.
동서! 삼촌! 고생하셨습니다.
세 번이나 오셨던 119 대원님 감사합니다.^^


정말 긴 하루를 보낸 1월 2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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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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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부모님께 하는 건 고생이 아니다..
    이 말이 무척 찔립니다. 귀찮게 여기는 맘이 있었던지라...
    마음 졸이셨겠네요. 그래도 다행입니다.

    2013.01.03 11:50 [ ADDR : EDIT/ DEL : REPLY ]
  3. 그래도 별 탈 없어서 천만 다행입니다.
    119대원님들은 정말 노고가 많으시죠....

    2013.01.03 12: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참으로 마음 고생이 심하시군요.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2013.01.03 12: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충분히 이해 되는 부분 입니다. ^^
    저도 119대원님께 감사를 드리고 싶어 지네요!

    2013.01.03 12: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정신없는 하루였겠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2013.01.03 13: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비밀댓글입니다

    2013.01.03 14:44 [ ADDR : EDIT/ DEL : REPLY ]
  8. 정말 다행 입니다. 그래도 이런 위급한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119를 찾게 되었을 거에요.
    2013년에는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3.01.03 15: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집에 노인분이 계시면 언제나 조마조마한 생활을 하게 되지요..
    그래도 급할땐 119가 우리의 구세주가 된답니다..

    2013.01.03 15: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읽는데 손에서 땀이 나려고 하네요.
    별일 없으셨다니 천만다행입니다.

    2013.01.03 15: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아고.. 별탈이 없으셔서 정말 다행입니다..ㅜㅜ
    많이 놀라셨겟어요..

    2013.01.03 16: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지인 아버지도 파킨스 병으로 엄청 고생한다 하시더라구요
    저 만큼 위험한 병이군요,
    먹는거 하나도 맘 대로 못 드시는 어머니는 얼마나 답답하실까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고~
    소방대원들도 넘 고생 많으시고요.

    인사가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2013년에도 가슴 따뜻한 많은 이야기들 기대할게요 ^^

    2013.01.03 17: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정말 위급했네요..
    다행이에요..~
    즐겁고 따뜻한 하루되세요. ^^

    2013.01.03 18: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복을 지켜주시는 119대원님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즐거운 마무리 하시고 건강도 챙기시기 바랍니다^^

    2013.01.03 18: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다행입니다..
    글 읽는 내내 가슴조렸네요

    2013.01.03 20: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살다보면 이런일 저런일 있지요 119 세번 부르는 일 드물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즐거운 시간되세요

    2013.01.03 20: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년초부터 정말 놀라셨겠네요
    그래도 괜찮아 지셨다니 다행입니다

    2013.01.03 21: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다행이네요. 저도 오늘 119를 불렀었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셔요. ^^

    2013.01.03 21: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휴~그래도 괜찮으시다니 다행이네요 ^^

    2013.01.03 21: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새해 벽두부터 고생하셨어요.
    주말은 편하게 쉬셨음 합니다~!!

    2013.01.04 01: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에휴...아무튼 결말엔 아무일 없었으니 다행입니다.
    119대원의 헛걸음이 수고스럽지만 어머님이 무고하신것이 천만다행이지요.

    2013.01.04 02: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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