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온 신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12.23 가슴 먹먹하게 만든 스님이 벗어놓은 낡은 털신 (11)


가슴 먹먹하게 만든 스님이 벗어놓은 낡은 털신



이제 긴 겨울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어제는 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지리산 대원사를 다녀왔습니다.
저 멀리 정상에는 하얗게 잔설이 내려앉아 있어 바람은 차갑기만 하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5명 모두 불교 신자라 함께 대원사에 들어갔습니다.
땡그랑 땡그랑 풍경소리가 조용한 산사를 깨우고 있었습니다.



▶ 대원사 입구


▶ 대웅전



▶ 평온한 대원사 풍경


▶ 부처님
조용히 두 손 모아 절을 두 번 올렸습니다.
온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며...



▶ 나란히 놓인 스님의 보온 신발
대웅전을 나와 툇마루 아래 놓인 신발을 보니 친정 엄마 생각이 간절하였습니다.
맨 오른쪽 신발은 짝이 맞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짝도 맞지 않는 다 낡은 보온 신발 하나로 긴 겨울을 나셨던 엄마가 그립기만 합니다. 
엄마는 다 달은 신발 속에 못 쓰는 천조각으로 누벼 깔창을 만들어 넣어 신고 다녔습니다. 
알뜰살뜰 하나라도 아껴야만 했기에 당신 위한 삶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직 6남매를 위해 희생만 하고 떠나신 엄마이기에 말입니다.
사진을 찍고 쪼그리고 앉는 나를 보고
"에구! 신발 보고 또 엄마 생각했구나."
"..............."
"그 시절에는 다 그렇게 살았지. 우리 어머님 모두가..."
"그랬지."
"스님 역시 알뜰하신가 보다."

늘 움켜질줄만 알고 버릴 줄 모르는 나를 발견합니다.
욕심없이 내려놓는 소박한 스님을 상상해 봅니다.






 


▶ 계곡에 얼어 붙은 고드름




 




▶ 소원 돌탑



▶ 길고양이
검은 고양이였습니다.
사람의 소리를 듣고는 슬그머니 도망치는 녀석입니다.
이 겨울! 무얼 어떻게 먹을지 걱정되었습니다.




 





▶ 얼음 사이로 졸졸졸 계곡물이 흘러갑니다.


▶ 휴림 가는 길
차가운 몸도 녹이고 차 한 잔의 여유 누려보았습니다.



               ▶ 난로 위에 고구마를 구워 먹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찻집을 들어섰습니다.
"어서 오세요."
개량 한복을 입은 주인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춥지요? 이리로 오세요."
장작을 난로 안에 넣으며 불을 지펴줍니다.
"도시락 얹어 먹은 게 생각난다."
"도시락이 아니고 밴또..."
"호호..맞어 맞어."
"고구마 구워 먹음 좋겠다."
손님이 오면 내놓기 위해 미리 익혀서 두었던 고구마를 호일에 싸서 올려놓습니다.
스믈스믈....
옛이야기 속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 메뉴판입니다.
옛날 책처럼 엮어서 만들었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만졌는지 낡아 있었습니다.



▶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 따뜻한 오미자차


▶ 스쳐 간 사람들의 메모입니다.
사장님은 메뉴판과 함께 오가는 사람들이 흔적을 남길 수 있도록 해 두었습니다.
한 장, 두 장, 장수를 넘기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 참 행복했습니다.


아니, 가까이 지내던 동료와 마음 나눌 수 있어
그리운 엄마를 떠올릴 수 있어 더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여러분의 추천이 글쓴이에겐 큰 힘이 됩니다.
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사진을 보는데 좋네요^^ 풍경은 겨울이지만, 저녁노을님 시선이 참 따뜻한 것 같아요. 스님의 신발도, 산을 홀로 다니는 저 고양이도... 뭔가 따듯한 시선에서 찍을 수 있는 사진들로 보여요^^ 잘 보고갑니다^^

    2011.12.23 15: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오랜만에 마실을 왔어요~
    오늘도 잠시 외출을 하고 돌아왔는데 차가운 바람에 몸이 절로 굳어 버리던데~
    몸은 굳어 버려도 눈과 추억은 굳지 않나봐요^^

    2011.12.23 15:53 [ ADDR : EDIT/ DEL : REPLY ]
  3. 털 신발 보고있으니 어릴때 할아버지가 신었던 것이 떠오릅니다. ㅎㅎ

    지인분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셨나봅니다. 잘보고 간답니다. ^^

    2011.12.23 21: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웬지한번 가보고 싶네요 ^^ 잘보고 갑니다 메리크리스마스되세요!!^^

    2011.12.23 22: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노을이님 우수블로그 축하드립니다.
    뭐 당연한거지만 그래도 축하드려요^^

    메리 크리스 마스입니다.

    2011.12.23 23: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저도 맘이 따스해지는 군요..^^

    2011.12.24 00: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사랑초

    어릴 때가 생각나는군요.

    우리 어머님이 다 그랬지요.ㅎㅎ

    2011.12.24 04:54 [ ADDR : EDIT/ DEL : REPLY ]
  8. 뭔가 모르게 가슴속 한켠이 꿈틀꿈틀...
    제가 있는 곳은 눈이 많이 왔네요.
    노을님 계신곳은 어떤지 모르곘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

    2011.12.24 06: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잘 보고 갑니다 어머니의 보온털신이라 마음에 와닿습니다. 우리 스님 털신도 다 낡았던대 한 켤레 사다 드려야겠습니다 연말연시 즐겁게 보내세요

    2011.12.24 06:45 [ ADDR : EDIT/ DEL : REPLY ]
  10. 오랜만에 보는 대원사의 모습입니다.
    지리산의 향기가 여기까지 오는 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성탄 되세요.

    2011.12.24 06: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비밀댓글입니다

    2011.12.24 08:09 [ ADDR : EDIT/ DEL : REPLY ]


"); wcs_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