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동영상2011.02.19 06:00

며칠 전, 남편과 함께 부추밭을 다녀왔습니다.
시골에서 딸기와 부추를 농사짓는 친구입니다. 마침 우리가 찾아간 날이 한 달에 한 번 수확하는 날이었습니다. 파릇파릇 부추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디서 왔소?"
"시내에서 왔심더."
"농사일 배울라꼬?"

"아니요. 앉아서 일하시면 힘들겠어요."
"다 그렇지 뭐."
부추를 낫으로 베고 있었습니다.
"아줌마! 들고 있는 게 낫도 아닌 것이 칼도 아닌 것이 이상하게 생겼네요."
"일본에서 가져온 것이라는데 갈지 않아도 되고 잘 들어."
"네."
하루종일 앉아서 부추를 베고 이물질을 제거하고 잔잎까지 떼어가며 수확하는 바람에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고 하였습니다.

가만히 작업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으니 세상엔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상기온으로 부추가 금추가 되었다고 해도 비싸다는 말을 했어는 안 될 것 같았습니다.
200m 정도 되는 하우스는 보통 농사가 잘되면 3명의 인부로 2일이면 모두 작업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1인 품삯은 35,000원으로 하우스 한 동에 연 2천만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고 5~6동 농사를 짓고 있었습니다. 시골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인부 구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노인들만 남아 있고 서로 품앗이를 하긴 해도 힘든 일을 꺼리는 바람에 농사일도 못하겠다는 푸념을 하였습니다.





▶ 푸른 부추밭입니다.


▶ 이상하게 생긴 낫입니다.




▶ 아줌마들이 앉아서 부추 수확이 한창입니다.



▶ 수확한 부추는 600g을 만들어 줍니다.

600g 한 단에 2,500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우리 소비자 가격은 비쌀때에는 5,000원을 넘으니 생산 가격은 터무니 없고 사 먹는 우리는 비싸게 먹어야 하는 유통구조도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기계 위에 올리면 붉은 리본이 내려와 자동으로 묶어줍니다.


▶ 뿌리 부분이 칼로 고르게 잘라 나옵니다.



▶ 자동기계는 500만 원이라고 합니다.


▶ 마지막에 사장님(남편 친구)이 세차장에 있는 공기압 기계로 깔끔하게 흙먼지를 털어냅니다.


▶ 잘 손질 된 부추는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 줄 것입니다.



하루종일 서서 인부들이 베어놓은 부추를 가져다가 부부가 힘을 합쳐 상품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공기압까지 사용해야 하나요?"
"이렇게 깨끗하게 하지 않으면 도시 사람들 사 가지 않아!"
가리지 않고 바로 씻어 먹을 정도로 깔끔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손이 많이 가고 속도도 느리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나 역시 물건을 고를 때 깨끗하게 이물질이 없는 것으로 고릅니다.
그 속에는 농부의 일손이 많이 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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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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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리 앉아서 고생하며 수확하는거 소중히 여기면서 먹어야겠습니다. ^^

    2011.02.19 11: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부추 수확현장은 아직까지 못봤는데, 저녁노을님의 포스팅을 통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2011.02.19 11:3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아...갑자기 부추전 먹고 싶네요.
    또 부추를 가득 넣은 오이 소박이도...
    봄이 느껴지네요.

    2011.02.19 12: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부추전먹고싶네요~
    부추가 이렇게 가득차있는건 처음봤어요

    2011.02.19 12: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향긋한 부추내음이 확 풍기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저 터무니없는 가격은 뭔가요.. 고생은 농민들이 다 하고는..ㅠㅠ

    2011.02.19 13:26 [ ADDR : EDIT/ DEL : REPLY ]
  7. 하나의 채소가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참 많은 손이 가지요..

    푸른 부추를 보니~
    부추전이 먹고 싶어지네요

    2011.02.19 13: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부추가 가득하네요
    봄을 기다리게 하는군요

    2011.02.19 13: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파릇한 부추가 욕심이 나네요.ㅎㅎ
    직접 밭에서 띁어온 부추를 전 부쳐 먹고 싶어요
    농사 짓는것 참 어렵고 힘이 들지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사 먹어야 하지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11.02.19 14:32 [ ADDR : EDIT/ DEL : REPLY ]
  10. 부추수확은 처음이네요.
    예전도 그랬지만 갈수록 농촌 사람구하기 힘들죠.
    오죽하면 외국인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하네요.
    고생에 비해 농민에게 떨어지는 이윤은 너무 적죠.
    유통업자가 다 챙기는 구조는 시정해야 농업도 유망직종이 되지않을까 랍니다.

    2011.02.19 17:13 [ ADDR : EDIT/ DEL : REPLY ]
  11. 부추수확은 처음이네요.
    예전도 그랬지만 갈수록 농촌 사람구하기 힘들죠.
    오죽하면 외국인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하네요.
    고생에 비해 농민에게 떨어지는 이윤은 너무 적죠.
    유통업자가 다 챙기는 구조는 시정해야 농업도 유망직종이 되지않을까 랍니다.

    2011.02.19 17:13 [ ADDR : EDIT/ DEL : REPLY ]
  12. 부추김치가 갑자기 먹고 싶군요.
    정말 싱싱합니다.

    2011.02.19 17: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정말 힘들죠^^ 농부들의 고생 돈이라도 되면 좋을텐데~~

    2011.02.19 17:38 [ ADDR : EDIT/ DEL : REPLY ]
  14. 부추를 보니 부추전이 먹고파지는데요~ㅎㅎㅎ
    행복한 주말 되세요~^^

    2011.02.19 20:28 [ ADDR : EDIT/ DEL : REPLY ]
  15. 그나마 저 자동화 기계로 인해 일하시는 분들의 수고를 덜어 주는군요
    보기 힘든 모습 잘 보고 갑니다^^*

    2011.02.19 20:47 [ ADDR : EDIT/ DEL : REPLY ]
  16. skk

    지역 농산물 판매처가 따로 있어야 할텐데. 바로바로.
    울 부모님 작은 텃밭 농사 지으시다가
    앓아 누우셨음.
    근데 직접 지은 토마토나 농산물이 어찌나 맛있던지
    슈퍼에서 파는것과는 천지차이.
    역시 산지에서 직접 차몰가가서 사먹는 사람들이 왜저럴까했는데
    이유가 있었어요

    2011.02.20 04:15 [ ADDR : EDIT/ DEL : REPLY ]
  17. 비밀댓글입니다

    2011.02.20 16:19 [ ADDR : EDIT/ DEL : REPLY ]
  18. 부추전이 먹고 싶군요....우리집 텃밭 뒤에도 부추가 아주 조금 심어져 있어서 매번 오이김치 담글때 전해먹을때 뜯곤 했었는데요....

    2011.02.20 19:35 [ ADDR : EDIT/ DEL : REPLY ]
  19. 부추가 정력에 좋답니다 여러분 많이 드세여 ㅎㅎ

    2015.05.29 14: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하늬

    매일 먹으면 좋겠어요.

    2016.08.21 16:23 [ ADDR : EDIT/ DEL : REPLY ]
  21. 부추 너무 비싸요 ㅠㅠ 그래도 해물부추전은 너무 맛있지요~!!ㅎㅎㅎ 직접 농민들과 직거래가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ㅎㅎ

    2017.12.23 00: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황금 들판, “보기는 참 좋구나!”

참 풍성한 가을입니다. 우리 논에 있는 벼를 타작해 주신 이웃 아저씨의 배려로 햅쌀로 차례를 지내고 시아버님의 산소를 찾았습니다. 뒷산을 오르는 길에도 가을이 가득하였습니다. 아무도 줍지 않는 떨어진 밤만 주워도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고, 산과 들판에 자라는 과일과 곡식들은 그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느낌이었습니다.


작년에는 밤 수매 가격이 1kg에 1,200원 정도 했었는데, 올해는 2,300원으로 제법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저절로 떨어진 밤을 주워보니 가시에 찔리기도 하니

“아이쿠! 그냥 사 먹는 게 낫겠다.”

한 톨 한 톨 까고 주워야 하니 수확하는 일도 작은 일이 아니란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야! 밤 비싸다는 말하지 말아야겠어.”

“정말 그래요.”

밤을 좋아하는 딸아이는 욕심껏 줍는다고 자리를 떠날 줄 몰랐습니다. 아버님 산소에 가져간 그릇도 모자라 옷을 벗어 담아왔으니 말입니다.























▲ 고마리
 

시골 일이 어디 쉬운 일이 있나요? 누런 들판만 보면 어느 책에서 보았던 글귀가 생각납니다. 누런 황금 들판을 찍은 사진 한 장에 제목이 특이했기 때문입니다.

“보기는 참 좋구나!”

누구나 황금 들판을 보면 그저 아름답다는 걸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농부의 노고를 생각한다면 보기만 좋은 것이란 뜻이 담겨있었던...


지금은 모심기도 나락을 거둬들이는 일도 모두 기계화 자동화되어 힘든 일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릴 때에는 못줄 넘겨가며 모네기를 하였고, 나락을 베는 일도 낫으로 하였습니다. 며칠을 말렸다가 단을 뭉쳤습니다. 일을 빨리하기 위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엄마 앞에서 한 단 묶을 만큼 모아주면 뒤따라오던 엄마는 짚으로 나락 단을 묶었습니다. 그리고 묶은 단을 모아 발로 탈곡기를 밟아 타작하곤 하였습니다. 짚은 소를 먹이기 위해 짚단을 만들어 세워두곤 하였습니다. 그런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 나락을 거둬들이며 쌀을 만들었기에 황금 들판이 그저 아름답게만 보이지 않다고 그렇게 표현을 한 것이 이제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시골풍경만 보아도 기분 좋아지는 건 아마도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고향의 모습이기에 더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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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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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우리어머니도 도토리 주워서 묵을 하는데
    비싸다는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너무 손이 많이 가요
    황금 들판 잘 보았습니다.
    ^^

    추석연휴가 끝났네요
    새로운 한주 시작하면서
    하시는 모든 일이 잘되기를 바랍니다.

    ^^ 행복하세요.

    2009.10.05 18: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시골집은 보기는 한가해 보이고 아름다워도 정말 일이 많은 곳이지여...
    고운 쌀 가닥에 고생하신 농부의 땀방울이 느껴집니다. 그냥 오는 황금벌판이 아니기에
    고마운 맘으로 아름다운 들녁을 바라봅니다.

    2009.10.05 18: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보기에 참 좋구나..
    성경의 한구절 같습니다. ^^
    노을님 편안한 저녁 되세요~!!

    2009.10.05 18:48 [ ADDR : EDIT/ DEL : REPLY ]
  5. 보기는 참 좋구나... 아 포스팅 보니 정말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네요.. TT

    2009.10.05 20: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잘보고 갑니다....

    2009.10.05 20: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보기만 해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 같습니다....잘 감상하고 갑니다...
    행복한 밤 되세요....*^*

    2009.10.05 20:54 [ ADDR : EDIT/ DEL : REPLY ]
  8. 곡식이 영글어 있는 모습에서 마음이 풍성한 느낌 너무 좋습니다.
    저도 봄에 모내기하고 가을에 타작하는 흉내는 내지만 역시 농부의 그 느낌은 남다을듯합니다..........

    2009.10.05 21: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시골 모습을 보니 마음이 포근해 집니다.

    2009.10.05 21: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역시 언제나 봐도 마음이 풍성해지는 시골입니다.
    연휴 잘보내셨나요?

    2009.10.06 00:19 [ ADDR : EDIT/ DEL : REPLY ]
  11. 가을의 풍성함이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져있네요^^

    2009.10.06 04: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와~ 딱 가을 냄새 나는 사진들이네요~
    특히나 밤사진.ㅎㅎ 너무 탐스러워요.~

    2009.10.06 06: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와우~~추석 잘 보내셨어요?
    다시 고향으로 달려가고 싶어집니다..^^

    2009.10.06 07: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금빛들판.. 저는 너무 가끔씩 보기에 경치감상에 여념이 없었지만 그 속의 땀이 서려있는거였겠네요..
    좋은 사진과 글 잘봤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2009.10.06 08: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딱...가을을 보여주시는군요...
    까치가 파 먹은 감 사진이 개인적으로 정감 가는데요...
    홍시 먹고 싶다...

    2009.10.06 08: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시골 풍경이 아릅니답네요. 밤도 줍고 , 감도따고 .
    넉넉한 추석 잘 보냈으리라 봅니다..
    오늘도 행복한 날 되시길요.

    2009.10.06 09: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시골의 목가적인 풍경도
    그 속에는 고단한 삶이 묻어 있겠지요.

    2009.10.06 12: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가을의 풍성하과 색상들이 환상적입니다
    좋은 작품잘 감상하고 갑니다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2009.10.06 14:21 [ ADDR : EDIT/ DEL : REPLY ]
  19. 정말 말그대로 황금들판이네요^^
    풍성한 가을~ㅎㅎ

    2009.10.06 21: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이야~ 사진이 정말 예술이네요. ^^
    저도 어릴 때 산소가면 항상 밤 주워왔었는데 말이에요.
    명절이면 그런 재미에 참 즐거웠던 거 같아요.
    요즘에는 없어졌지만 말이죠. ㅜㅜ

    2009.10.06 23: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예술입니다.^^ 알밤처럼 토실하고 풍성한 가을되세요 ^^

    2009.10.11 15: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겨울 이야기(2)
처마 끝에 달린 무 시래기



                                                                            -글:저녁노을-


우리 나라의 인구 70%가 시골을 고향을 두고 아련한 그리움에 젖어 살아간다고 합니다.
요즘의 고향에는 전통 한옥 집이 점점 사라지고 추위에 떨지 않을까? 노심초사 아들의 걱정 때문일까?
개천에서 용 났다는 출세하여 돈 잘 버는 객지에 사는 아들 이층 양옥집 건사하게 지어주니 말입니다.
이 겨울 추위에 덜덜 떨어가며 엉덩이 내고 볼일 봐야 하고, 어두운 밤이면 무서워 오빠 언니 졸라 지키게 했던
화장실에 대한 기억도 사라지고, 밖에 있던 수도꼭지 꽁꽁 얼어 버려 따뜻한 물 끓여 붓고,
한참을 기다려야, 햇살이 퍼진 후에야 나왔던 지하수.
아궁이 깊숙이 군불 지펴 놓으면 새벽녘까지 따뜻한 온돌 방,
이젠 기름 보일러로 바뀌어 스위치 하나면 온 종일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되어 버렸으니,
창호지 한 장 발라 놓은 방문 하나만 열면 바깥 기온이었던 한옥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 시댁은 부엌만 입식으로 고치고, 방에는 보일러 넣고 일부 개조하여 아직은 그나마 시골 멋을 풍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처마 밑에는 항상 옥수수 씨가 내년을 위해 걸려있고, 짚으로 엮은 마늘이 자식들을 위해 주렁주렁 여름 내내 농사지은 양파도 달랑달랑, 가마솥에 푹 삶아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 달아 놓은 메주,
또아리 꼬듯 엮어 찬바람에 흔들리는 무 시래기 겨울 햇살에 익어가고, 잘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그 중 제일 욕심 나는 건 무 시래기로 온 가족이 좋아하는 된장국을 만들어 먹기 위해 팔팔 끓는 무쇠 솥에 푹 삶아 가고 싶었습니다. 길다랗게 서 있는 굴뚝에서는 아들과 제가 지피는 불로 연기가 모락모락 하늘로 향해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잘 마른 솔잎을 불 쏘시게 삼아서 마른 가지 꺾어 넣으면 활활 잘도 타 들어갔습니다.
가을걷이 때 콩 다 털어 낸 대를 아들이 가지고 와 아궁이 속에 넣으니 톡톡 콩깍지 튀는 소리가
요란해 지자 놀란 토끼 눈을 하더니 아들녀석 도망을 칩니다.
또, 타고 있는 나무 가지를 들고 이리저리 다니더니 시멘트벽에다 '누나 바보'라고 숯으로 낙서를 하기도 합니다.
그저 하는 모습을 보며 말리지 않고 웃기만 했습니다.
우리 어릴 때, 골목길 넓적한 돌멩이 위해
'누구는 누구를 좋아한다'고 낙서 안 해 본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
"아들! 오늘 저녁에 이불에 오줌싸겠다"
"왜요?"
"이렇게 불장난 하니..."
"불장난하면 오줌싸요?"
"어. 옛날 어른들이 그러셨어.."
"안 싸면 되지!"
"참나..."
매캐한 냄새와 검은 그을음, 나무 타는 재들이 날아다니지만
폭폭 삶아지고 있는 무 시래기의 그 특유의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있어 묘한 기분으로 빠져들게 하였습니다.
아마 고향의 냄새이겠죠?
무 시래기 삶는 냄새......
또한 저녁에는 맛있는 된장국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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