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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려울 때 남에게 도움을 받고 보니


 

어제는 디카 속에 든 파일을 정리하다 보니 잊고 있었던 사진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매해 삼월이면 대한적십자에서 고지서 한 장이 날아옵니다.

"어? 이거 안 오더니 올해는 왔네."

사실, 해마다 내야 되는 세금 같은 줄 알고 한 번도 기일을 넘기지 않고 20년 가까이 납부를 해 왔었습니다. 다른 건 자동이체로 처리 다 되고 적십자회비만 내면 되는 월말, 조퇴를 생각하고 조금 일찍 나가려고 하는데 동료 한 사람이

"그거 꼭 내지 않아도 돼"

"엥? 무슨 말이야?"

"세금 내듯 의무사항 아니라고."

"정말?"

"............."

'바보 아니야?' '너무순진하다'하는 투로 말을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시간도 없고 해서 그냥 넘겨버렸습니다. 괜히 내 돈 내고 사람 바보취급 당하는 기분이라서 말입니다. 한 번 내지 않으니 이듬해에는 납부 고지서도 날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년째 납부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추석을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있던 시어머님의 실수로 시골집을 다 태우고 말았습니다.

추석을 거꾸로 보내게 된 이유는 내가 어려울 때 적십자에서는 작은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남편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000할머니 아드님 되시죠?”
“네.”
“여기 00면사무소입니다. 구호물품이 나와서 그러는데.”
“무슨 구호물품인데요?”
“할머니 앞으로 적십자사에서 주는 물품입니다.”
“아니. 필요 없습니다.”
“신청만 하면 다 나오는 것이니 부담 가지실 필요 없고 면사무소로 나와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냥 준다는 말 때문이었는지 제법 며칠이 흘렀는데도 구호물품을 가지러 가지 않았습니다. 담당자가 가져가라는 전화를 또 한 번 받고는

“우리 집 사랑채에 좀 갖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석 때 성묘하러 가니 창고에 적십자 마크가 크게 찍힌 커다란 봉지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들고 나와 풀어보니 휴대용 가스 렌즈 1개, 코펠, 쌀 10kg, 모포 2개, 속옷 2벌, 체육복 2벌, 참치, 햄, 고추장, 된장, 치약, 치솔, 비누등 그 속에는 기본 살림살이가 다 들어 있었습니다. 재해로 아무것도 없는 어려운 상태에서는 일어설 수 있도록 해 주는 힘이 되는 물건들이었습니다.


"다음부턴 영수증 날아오면 꼭 납부해."

"알았어."

남편의 한 마디는 나를 더 부끄럽게 하였습니다.


내가 낸 6천 원의 돈이 이 세상을 밝게 한다는 걸 몰랐던 것입니다. 가진 것 움켜질 줄만 알았지 베풀 줄 몰랐던 사람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나눔은 쉬운듯하면서 어려운 일입니다.


'나눔은 희망입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희망은 나눌수록 커지며, 어떠한 역경도 넉넉히 이길 수 있는 든든한 힘이 된다고 합니다. 나눔은 물질뿐만이 아니며 당신의 따뜻한 말 한마디, 부드러운 미소, 유머도 좋은 나눔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도 아름다운 세상 만들어 가는 데 힘이 되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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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그동안 별 생각없이 내야 되는 건가부다 했는데 이렇게 쓰여지는 걸 보니깐 가슴이 뿌듯하네요.

    2009.10.18 10:27 [ ADDR : EDIT/ DEL : REPLY ]
  3. 둔필승총

    음... 잘 보고 갑니다~~

    2009.10.18 10:45 [ ADDR : EDIT/ DEL : REPLY ]
  4. 작은것들이 모여 큰 희망을 안겨주는것 같습니다.
    즐거운 일요일 되세요~~

    2009.10.18 11: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배푸는 삶이 있기에 이 세상이 밝아지는 이유겠죠.
    딸 아이도 봉사의 기쁨을 알고는 요즘 더 열심히 한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09.10.18 12: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안냈는데..

    흠 내볼까

    2009.10.18 13:08 [ ADDR : EDIT/ DEL : REPLY ]
  7. skybluee

    나도 세금인 줄 알았는데...그게 아닌 모양이군요.
    그래도 작은 나눔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부듯해지네요.ㅎㅎ

    2009.10.18 13:18 [ ADDR : EDIT/ DEL : REPLY ]
  8. 그게

    이렇게 사용되는군요..
    근데,
    그것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한것도 사실이에요.
    그동안 저도
    주위에서 내지 않아도 될거..그냥 귀찮게 하는것..이라고 치부했거든요.
    노을님의 글 덕분에
    좋은걸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2009.10.18 13:24 [ ADDR : EDIT/ DEL : REPLY ]
  9. 구름꽃

    아..그렇군요.
    남에게 나누어준다는 것 쉽지 않은 일입니다.
    도움받아보면 더 알게되는법이죠.

    잘 보고가요

    2009.10.18 13:43 [ ADDR : EDIT/ DEL : REPLY ]
  10. 적십자를 다시 보게 되었는걸요...
    아직 제 이름으로 회비고지서가 날아오지는 않지만..
    온다면.. 열심히 내도록 하겠습니다..

    2009.10.18 15: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참 감사한 적십자네요.
    다 함께 돕고 살아요.

    2009.10.18 16: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적십자사에서 좋은 일을 하는군요,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도 좋은 일이고 도움을 받았을 때 감사한 마음도 소중한 것 같습니다.
    서로 돕고 사는 세상이니까요

    2009.10.18 16: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노을님의 글에서 느끼는 바가 큽니다. 행복한 시간 되세요^^

    2009.10.18 18: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아 그돈이 이렇게 쓰이는 것이었군요
    참 훈훈한 소식입니다.

    2009.10.18 21: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아침햇살

    나도 앞으론 기쁜 마음으로 납부해야겠다.
    저도 납부하다가 주위에서 던지는 말에 그만 두었는데...

    2009.10.18 23:07 [ ADDR : EDIT/ DEL : REPLY ]
  16. 아.. 그돈이.. 저렇게 쓰이는군요.. 저도 한참 안냈는데..
    반성을 하게 되는군요..

    2009.10.18 23: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이웃을 돕는다는것이 그리쉬운같지만 쉬운게 아니죠 눈에보이게돕는것그건할수있지만 마음 진정으 다해 돕는다는것 말그대로 봉사 희생 그 단어만으로도 가슴벅차네요

    2009.10.19 01:11 [ ADDR : EDIT/ DEL : REPLY ]
  18. 답방차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새글(어머나 강백호가 됐어요)에서 잠시 링크를 걸고 '노모'글 소개를...

    괜찮겠죠? (이미 발행은 됐어요)

    2009.10.19 04: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오.. 저런것도 주는군요~
    선행은 돌아온다는 말이 맞는것 같습니다. :^^

    2009.10.19 06: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우린 적십자 회비는 꼭꼭 낸답니다..
    어떤 사람들은 내지 않아도 되는돈이라지만 ..ㅋ

    2009.10.19 21: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붕어빵

    전에는 고지서를 통반장, 이장들이 들고 다니면서 직접수금하였는데 준조세적인 의미가 있다고 하여 고지서를 개별적을 발송하기 시작한지는 몇년 않되었습니다. 예날에 조세적 개념으로 모든 세대에서 전부납부 할때는 기금이 엄청 났었겠죠. 정부교부금에 각종단체의 기부금,의료기관 운영에 따른 수익금, 혈액사업의 이익금 등등 ...그렇데 순수 민간단체인제도 관공서적인 느낌이 강하고 조직의 개방적이지 못한 것 같고, 돈이 어떻게 쓰이는 지도 국민들은 자세히 몰라, 무작정 적십자회비 납부하라고 나부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을 겁니다, 국민들이 나빠서가 아니고, 충분한 홍보가 않되었고 돈이 집행이 깨끗한지를 확신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이것은 지도층이 도덕적으로 불신 받는 풍조 또한 일조 했을 거로 봅니다.

    2009.10.20 04:14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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