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장'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8.30 텅 빈 친정집에서 만난 고양이 가족 (54)


텅 빈 친정집에서 만난 고양이 가족



휴일, 오랜만에 햇살이 내려앉았습니다. 고등학생인 두 아이 학교 보내고 난 뒤,
얼마 남지 않은 추석을 맞아 앞 뒷베란다 물청소를 하고 이불빨래를 하였습니다.
점심 먹으러 집에 오는 아들에게 이불을 늘라고 메모를 남기고 친정으로 향하였습니다.

6남매의 꿈과 희망을 키워왔던 집이건만,
이제 부모님 큰오빠마저 떠나고 나니 허물어가는 폐허가 되어갑니다.

텅 빈 친정에 먼저 도착한 우리는 대청마루에 놓인 나락 포대를 리어카에 실기 위해 덮어놓은 검은 포대를 걷자 갑자기 고양이 한 마리가 후다닥 뛰어나오는 게 아닌가!
"엄마야!"
"왜? 무슨 일이야?"
"저기, 고양이~"
놀란 가슴을 다독이며 다시 포대를 들추니
조그마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보! 여기 아기 고양이야. 새끼를 낳았나 봐."
무서워서 뒤로 물러서자 남편이 살짝 비닐을 들춰보았습니다.
"우와! 4마리나 되네."

검은 고양이 2마리, 누렁 고양이 2마리였습니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하나 봐!"
자꾸 숨어들어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했습니다.
"얼른 그냥 덮어둬!"
"잠시만!"
"에잇! 카메라 치워!"
나락만 꺼내고 그대로 덮어두었습니다.
남편은 사람 냄새가 나면 아기 고양이를 돌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을까요?
(노을인 정말 몰랐습니다. 살짝 집은 게 맘에 걸립니다.ㅠ.ㅠ)










너무 어려 손으로 잡기도 불안한 상황이었습니다.
엄마가 찾아와 젖을 주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 사촌 올케가 깨 타작을 하고 있습니다.



시골에는 벌써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언니! 깨 많이 났어?"
"아니,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수확도 없어."
"햇볕이 있어야 곡식도 자라지."
"고추도 다 녹아버렸어."
"그래도 언니는 좀 땄나 보네."
"작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는 물가가 왜 그런지 알 것 같았습니다.


▶ 태양초입니다.


▶ 포도가 익어갑니다.



▶ 대봉감입니다.



▶ 우리 텃밭에 자란 노란 고추입니다.

"언니! 왜 고추 색이 노랗지?"
"몰라. 종자가 그런가 보더라."
"신기하네."
초록색이 아닌 노란색 고추였습니다.



▶ 콩도 알알이 영글어 갑니다.



▶ 일조량이 모자라 그런지 아직 벼가 많이 피지는 않았습니다.



▶ 친정집 정자나무입니다.

나무 아래에는 어르신들이 더위를 식히는 곳이랍니다.



▶ 제가 어릴 때부터 있었던 아주 오래된 사촌 오빠가 운영하는 정미소입니다.

친정 다녀오면 부자가 됩니다.
쌀을 찧어 왔습니다.




▶ 성묘하기 위해 예초기를 손질하는 남편





▶ 봉분 가장자리를 낫으로 풀을 베는 큰 올케와 갈고리로 안아내는 남편입니다.



▶ 조카사위의 모습

장인 어름의 봉분은 평장이라 할 것도 없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봉분과 잔디를 깎는데도 2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우리 큰오빠!
자식에게 성묘의 힘겨움 전해주기 싫다시며 유언으로 평장을 하였습니다.

조카사위와 막내 사위가 곱게 엄마 아버지의 머리를 깎아주었습니다.



한 세대는 기억속으로 사라지고
이젠 우리가 또 다른 세대를 만들어가야 하는 나이가 되어버렸습니다.

텅 비어 있는 친정 집을 지키고 있는 고양이 가족을 만나고 왔습니다.
새끼를 어떻게 할까 봐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쳐다보고 서 있는 엄마 고양이...
누구의 보살핌도 없었지만,
혼자 잘 낳아 키웠듯,
무럭무럭 잘 자라길 바라는 맘뿐입니다.


이다음에 가면 반가이 맞아주려나?





여러분의 추천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정기구독+ 해주세요
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저도 이번주에 벌초를 하러 가야 돼는데

    각오를 해야 할 듯... 더위는 현장으로 나가봐야 팍!!

    2011.08.30 09: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추석전에 벌초하러 다녀오셨나봐요...
    노을님 친정에선 시골의 정겨움이 느껴져서 좋네요...
    여러 작물도 눈에 띄는데 특히 노란고추 처음보는데 새로운 품종인가요?

    전 고양이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조그만 아기 고양이를 보니
    마냥 귀엽고 예쁘네요....ㅎㅎ

    2011.08.30 09: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저번 주말에는 곳곳이 벌초객들로 넘쳐나더군요.
    음력 8월에는 벌초를 안한다는 말이 있어 그런가 봅니다.
    요즘은 상관을 안하지만요.^^

    2011.08.30 09: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벌초의 계절 고향생각이 절로나는군요.

    2011.08.30 09: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슬슬 추석 준비해야 겠네요^^
    잘 보고 갑니다.

    2011.08.30 09: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우리마음의 고향 풍경이군요..저는 항상 시골풍경을 동경하면서 살고 있답니다..가슴이 포근해 지네요..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2011.08.30 09: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와~ 저거 당조고추네요^^ 아삭아삭 파프리카처럼 맛나지요~ 고양이들 너무 귀엽네요

    2011.08.30 09: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냥이 정말 귀엽네요~

    2011.08.30 09: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부모님이 살아 계셨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친정집 갈 때마다 허전하시겠어요.

    2011.08.30 09:59 [ ADDR : EDIT/ DEL : REPLY ]
  11. 역시 시골의 풍경은 언제나 푸근한것 같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래요~

    2011.08.30 10: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언젠가는 시골에 가서 살리라,
    라고 매번 다짐을 하지만, 쉽지 않네요~~
    오늘 또 시골병이 울컥!!!!!

    2011.08.30 10: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아이고 완젼 꼬물꼬물 꼬물이들이네요^^
    어미가 젖도 잘 주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ㅎㅎㅎ

    2011.08.30 11: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그린레이크

    풍성한 시골 풍경에 맘까지 풍성해지네요~~
    그나저나 아기 고양이~~넘 귀여운데요~!~!

    2011.08.30 12:35 [ ADDR : EDIT/ DEL : REPLY ]
  15. 내년에는 고양이 가족이 노을님 맞아주겠네요. ^^

    2011.08.30 13: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이제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이군요. :)
    귀엽네요. 잘 보고 갑니다.

    2011.08.30 13: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노을님 글을 읽으면 고향 생각이 많이 나네요.
    곧 추석이니 설레는 맘으로 기다려야죠^^
    고운 날 가득하세요~

    2011.08.30 14: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아기 고양이들, 엄마 고양이가 다시 잘 돌봐 주겠지요?
    빨간 고추를 보니 계절의 흐름이 절로 느껴집니다. ^^

    2011.08.30 16:14 [ ADDR : EDIT/ DEL : REPLY ]
  19. 노란 고추를 보니 저도 신기하네요^^
    그나 저나 아무일 없겠지요~~~ 그 고양이 엄마가 잘 보살피고 있겠지요~걱정이 되네요.

    2011.08.30 16: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혜진

    어머.. 아기 고양이들이 아직 눈도 못뜨네요..

    어미 품에서 잘 자라주었으면 합니다.

    농촌의 풍경.. 참 정겹습니다. ^^

    정말 곡식이 잘 영글어야 할 텐데요..

    2011.08.30 22:25 [ ADDR : EDIT/ DEL : REPLY ]
  21. 아기 고양이가 귀엽긴 하군요.. 하지만, 야생동물들은 사람 손을 타면, 새끼를 안 돌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ㅠㅠ

    2011.08.30 23:37 [ ADDR : EDIT/ DEL : REPLY ]


"); wcs_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