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급식소에서 만난 독고노인의 아름다운 사랑
며칠 전, 무료급식소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은 약 120여 명이 급식을 하고 있었고, 전원 자원봉사자들이 보내주는 후원금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몸을 움직이기 힘든 어르신들은 따뜻한 밥을 준비하여 도시락 60개를 싸 집으로 배달을 해 주고 밥하는 사람도, 배달하는 사람, 모두 자기의 일을 가지고 있고 시간을 쪼개어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빠른 손놀림으로 9시부터 음식을 준비하여 3끼 정도 될 양을 도시락을 쌌습니다. 사랑과 정성으로 만든 음식은 어르신들의 배고픔을 달래줄 것입니다.
도시락을 내 보내고 난 뒤 몸을 움직이시는 어르신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습니다. 따뜻한 밥과 국을 식판에 담아 식탁에 옮겨 드렸습니다. 그런데, 내 눈에 들어온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할아버지 한 분이 밥을 받아가면서 할머니에게 반쯤 덜어 옮겨주는 게 아닌가.
“할머니! 저분 누구세요?”
“..............”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곁에 있는 할머니가 말씀해 주십니다.
“서로 챙겨주는 사이 아입니꺼”
“사랑하는 사이 입니더.”
두 어르신을 대하니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 것 같았습니다.
꼭 큰 것을 나눠서 행복한 게 아닙니다.
다이아몬드가 아닌 밥 몇 술이었습니다.
챙겨주고 마음 알아주고 곁에서 보살펴주는 사랑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은 사랑에 목마른 사람이었습니다.
아들이 여섯이나 되는데 어느 하나 찾아오지 않는다는 분,
아들이 의사면 뭐하겠습니까?
버려진 어르신으로 독고노인이 되어 도시락 배달을 받아먹는다는 분,
열심히 내 등골까지 빼서 키워놓았더니 나 몰라라 하는 사람이 많기에 이제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크나큰 문제였습니다.
"잘 먹었어. 새댁!"
"네. 할머니 건강하세요."
그릇을 치워 드리며 할머니의 모습,
할아버지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할머니의 표정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바로 내 부모의 문제요,
곧 닥칠 나의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참 많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라도 서로 의지하며 지내는 모습에서 나 자신을 뒤돌아봅니다.
곁에 있는 남편을 더 살갑게 대해야 함을 말입니다.
내 발밑에 떨어진 행복부터 줍는 사람처럼
두 분의 작은 사랑이 가슴 훈훈하게 해 주는 하루였습니다.
여러분의 추천이 글쓴이에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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