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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타는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으로, 성모 마리아가 죽은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나 조각상을 말합니다. 하지만 < 피에타 > 는 그 어디에서도 자비의 기운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기름때와 땀으로 범벅이 된 노동자들이 그곳에서 그저 죽지 못해 살고 있습니다. 김기덕 감독은 자신이 젊었을 적에 실제로 이곳에서 기계를 만지며 일한 기억이 < 피에타 > 에 반영돼 있다고 했습니다. 생생한 현장모습이 삭막하기만 한 우리의 삶을 대변해주고 있었습니다.
청계천 공구상가를 무대로, 강도(이정진)는 끔찍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살아갑니다. 손가락을 자르거나 다리를 부러트리는 인위적인 방식으로 채무자들에게 상해를 입혀 보험금을 뜯어냅니다.
노동자들은 그렇게 홀어머니 앞에서 구타를 당하고, 채무기간을 연장하려고 몸을 팔려고 하며, 급기야 자살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피붙이 하나 없이 냉혈한으로 자라온 강도에게 한 여자(조민수)가 자신이 엄마라며 불쑥 찾아옵니다. 내쫓고 때리며 여자의 정체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지만 '너를 버려서 미안하다'며 찾아오는 그녀에게 강도는 조금씩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엄마는 사라지고 둘 사이의 잔인한 비밀이 드러나게 됩니다.
강도에게 아들의 목숨을 앗아간 엄마는 모성애를 가장한 복수를 하게 됩니다.
빨간 스웨터를 한올 한올 뜨는 모습을 보고 강도는 엄마가 자신에게 주는 생일선물이라 여깁니다.
따뜻한 가족애를 느낀 강도는 빨간 스웨터를 자신이 입고 나란히 누웠습니다.
엄마는 자식을 향한 복수,
강도는 엄마를 향한 모성애를 느끼는
묘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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