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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뒷모습 보니 엄마 생각 간절합니다.
며칠 전, 저녁을 먹고 난 뒤 남편은 동네 한 바퀴 하자고 손을 끌고 나섭니다.
"그럼, 우리 마트 갔다 오자."
"왜?"
"아들이 도시락 싸야한데."
"알았어. 걸어서 가."
현란한 불빛이 도심을 밝히고 있었고,
자동차들도 쌩쌩 바람을 가르며 달리고 있었습니다.
마트에서 김밥 재료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잠시 신발 끈이 풀어져 매고 있으니 남편은 저만치 앞서 갑니다.
그런데 남편은 안고 있던 박스를 머리 위로 올립니다.
"당신, 머리에 올리고 손 놓고 걸을 수 있어?"
"한번 해 볼까?"
"엄마가 했던 것처럼 해 봐."
무게 중심을 잡아보려고 해도 잘 되질 않나 봅니다.
"따바리(똬리)가 있으면 할 수 있을지 몰라."
머리가 없으니 더 안된다는 말을 합니다.
친정 엄마는 물동이를 머리 위에 올리고도
손을 놓고 걷곤 했었지요.
육 남매 공부시킨다고 허리가 휘도록 일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따뜻한 밥 해 먹이고 학교 보내고,
참 고단한 삶을 사시다 저세상으로 떠났습니다.
남편의 모습을 핸드폰에 담으며
잠시 추억에 빠져 본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나이들어 보니 더 그리워지는 엄마입니다.
여러분의 추천이 글쓴이에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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