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려 받은 '400원이 주는 행복'
어제는 겨울 날씨 답지 않게 햇살이 포근한 날이었습니다.
퇴근시간이 되어가자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립니다.
"샘~ 00이가 다쳤다고 합니다. 병문안 가요."
"그래? 그럼 가 봐야지."
병원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빈 곳을 찾아 겨우 차를 주차시켜 놓고 병실로 들어갔습니다.
부주의로 인해 뜨거운 물에 상처를 입고 입원중이었습니다.
함께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꿈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누으면 푹 업어가도 모르게 자버리기 때문인지 꿈이야기는 내게 솔깃함이었습니다.
사고를 당한 분이 멀리 떨어져 사는 시누의 꿈에 올케가 보이면서 꿈 속에서 입속에서 치아 하나가 빠져 버리더랍니다. 그러면서 곁에 있는 올케에게
"올케. 이거 이가 맞아?"
"응 이 맞아."하더니 올케가 뜬금없이 자기 호주머니에 쏙 넣어 버리더란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조심하라는 전화까지 해 준 날이었으니...
조상님들이 선 몽을 해 준다고 하더니 정말 그런 것이었을까요?
요행히 그렇게 많이 다치지는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빠른 쾌유를 바라는 맘 남겨놓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차가 나가는 출구, 계산대 앞에 섰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경비아저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막대기는 내려져 있어 나갈 수는 없고, 마냥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 참의 기다림이 시작되고 뒤에는 차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있자니 헐레벌떡 아저씨가 달려 오고 있었습니다.
"아이쿠 죄송합니다. 주차비를 내지 않고 도망가는 사람 때문에..."
"네? 주차비를 왜 안 내요?"
"저 쪽 택시들 나가는 곳으로 달아나잖아요."
"그런 사람도 있나?"
"그럼요. 미칠 지경입니다."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주차증을 함께 드리니
"1,400원입니다."
얼른 지갑 속에 있는 동전오백원짜리 두개, 백 원짜리 4개를 드렸습니다.
"아줌마! 돈 많으신가 봅니다."
"왜요?"
"오 백원짜리 세 개입니다."
"호호 그랬군요"
"자! 400원 받으세요"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하며 거수경례까지 하시는 아저씨입니다.
400원이 어디야? 땅을 파도 안 나오는 게 돈인데....
얼마되지 않는 돈이었지만, 거금을 받은 듯 기분 좋아졌습니다.
꾸벅 인사를 하고, 저만치 운전을 해 달려나오면서 어느새 내 마음은 훈훈 해 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냥 가져도 모를 것이지만, 바르게 계산하고 돌려주시는 그 분은 정말 직분을 다 하는 책임감 있는 사람인 것 같아서 말입니다. 남을 속이고 거짓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신호가 떨어지길 기다리면서 오랜만에 올려다 본 밤하늘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무수한 별들이 나를 향해 미소를 지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작은 희망하나를 심어주 듯 그렇게......
고맙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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