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애완동물, 털 고르는 햄스터
얼마 전, 11월 14일이 아들생일이었습니다. 며칠을 앞당겨 친구들과 모여 공도 차고 영화관도 가고 자장면으로 점심을 먹는다며 돈만 달라고 하는 녀석이었습니다. 집안에서 북적이는 것 보다 낫겠다 싶어 돈을 줬더니 신나게 하루를 즐기고 와서는
"엄마! 햄스터......"
"뭐야?"
"친구들이 생일 선물로 사 줬어."
"참나, 엄마가 햄스터 키우는 것 안 된다고 했잖아?"
"그래도 선물 해 주는 걸 어떻게 해요?"
아들 녀석은 딸아이와는 달리 애완동물 기르기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어릴 적 학교 앞이나 문방구에서 사 온 병아리 눈에 보이기만 하면 사가지고 와서 속을 섞이곤 했었는데....
사실, 살아있는 생명체가 집에서 죽어나가는 일, 별로 안 좋은 일이잖아요.
이제 6학년인 아들 녀석 한다는 말
"엄마! 햄스터를 키우기 싫은 이유를 말해 주세요. 제가 납득이 가게 말입니다."
"음~ 첫째, 냄새가 나서 싫어. 쥐오줌 같은 냄새가 집안에 베인다 말아야."
"냄새 안 나요. 향기 나는 톳밥을 사용하기 때문에..."
"향기나는 톳 밥?"
"냄새 맡아 보세요. 또요?"
"잘 키우면 되지만 무엇보다 또 죽을까봐서..."
"그땐 햄스터의 습성을 몰라서 그랬지요. 이젠 그런 실수 안 해요."
"또 하나, 네가 햄스터에 너무 빠져서 공부를 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래"
"그럼 제 할일 알아서 하면 햄스터 키우게 해 주실 거죠?"
조목조목 일목요연하게 따져드는 바람에 엄마인 내가 한 발짝 물러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알았어. 너의 행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키울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자."
그 후, 녀석은 학원 숙제도 밀리지 않고, 시간 조정을 해 가면서 햄스터를 키우고 있습니다. 거실 보일러관이 통과하는 따뜻한 곳에서 말입니다. 예비 중학생이 되니 행동이 좀 바뀌려나?
새벽에는 쳇바퀴 돌리면서 달그락 달그락 운동하는 소리를 맨 먼저 듣게 됩니다.
까만 눈동자로 말똥말똥 쳐다보고 있으니 귀엽기까지 하고, 오물오물 먹이를 먹는 모습도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녁에는 두 마리가 엉켜 자고 있는가 싶었는데 가만히 보니 앞다리에 침을 무쳐 온 몸을 부비고 있기에 아들에게
"야! 제 왜 저래?"
"엄마는 털 고르고 있잖아요."
"왜?"
"멋있게 보여야 하잖아요. 우리가 새로 옷 갈아 입는 것 처럼..."
"그런가? 녀석 이뿐 짓도 하네."
여러분의 애완동물, 어떤 것을 기르고 있나요?
잠자는 햄스터 부부
눈망울이 너무 귀엽죠?
같이 지내는 형제 햄스터
우리집에서 가장 빠르고 날렵한 햄스터
아들을 가장 잘 따르는 햄스터
주인을 알아보고 아들이 잡으면 가만히 있더니,
딸아이가 한 번 잡아 보려고 하니 도망만 가는 녀석들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