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몸이 좋지 않은 시어머님을 모시고 간 막내삼촌네로 남편과 함께 김해를 다녀왔습니다. 일주일을 넘게 막내아들과 함께 지내다가 시골로 모셔다 드리기 위해 우리가 갔던 것입니다. 나처럼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시어머님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동서가 고맙기까지 합니다. 집을 빠져나오면서 남편은
“여보! 봉하마을 구경시켜줄까?”
“여기서 가깝나?”
“얼마 안 걸려.”
그렇게 15분도 되지 않아 도착하였습니다.
양지쪽에 앉은 마을은 꼭 나의 친정과 비슷하였습니다. 산자락에 남녘으로 앉은 집, 들판, 용처럼 생긴 낮은 산이 앞에 있어 마을을 포근히 감싸는 것 같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8년 2월 25일 퇴임 후 김해시 진영읍 고향으로 돌아 온지도 25일이면 귀향 1년을 맞이합니다. 유례가 없는 전직 대통령의 귀향 .정착으로,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해 고향으로 돌아왔던 1년 전은 전 국민의 시선이 봉하마을로 집중됐었습니다.
김해시민으로 돌아온 노 전 대통령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와이셔츠와 밤색바지, 회색 콤비 차림에 슬리퍼를 신은 소탈한 차림으로 관광객 앞에 나타나 “안녕 하세요”라며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사진까지 찍었고, 봉하 마을을 찾은 하루 만 명이 넘는 관광객과 주민들에게 소탈한 모습 보이며 퇴임을 실감케 해 주던 게 생각납니다.
그렇게 시끌벅적하던 봉하 마을은 긴 침묵 속에 빠져있는 것 같았습니다. 형인 건평씨와 후원자 박연차 태광 실업 회장의 세종증권 매각 비리 연루 등으로 “날이 따뜻해지면 나오겠다.”면서 외부활동을 중단한 채 칩거생활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북적이던 사람소리 대신, 대통령 생가 복원과 하천 복계공사를 하고 있어 현장에는 망치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그저 평범하고 조용한 내 고향의 모습이었습니다.
붕어빵 아저씨도, 어묵 파는 아줌마도, 국밥 술빵을 팔던 할머니도 함께
따뜻한 봄을 맞이 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봄은 당신에게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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