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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소외 되고 있는 시골 어른들....

by 홈쿡쌤 2007.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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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 되고 있는 시골 어른들....


 ▶ 시골 버스 정류장


바람이 몹시 불어 체감 온도는 겨울 날씨 같았던  휴일 날,
쌀을 찧어 오기 위해 모두가 하늘나라로 떠나고 없는 텅 빈 친정을 다녀왔습니다.
옛날 같으면 엄마 아버지를 만난다는 생각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벼웠을 건만, 먼지만 뽀얗게 앉은 대청마루를 바라보고 올 것을 생각하니 마음까지 무거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사무실 일이 바빴던 남편은 나를 내려 주고 무거운 나락 가마니를 리어카에 실어 주고는 휭하니 떠나버렸습니다. 어릴 때 많이 끌어 보았던 실력으로 방앗간까지 가서 쌀을 찧어 왔습니다.

마당가에는 큰오빠가 심어놓은 단풍잎이 빨갛게 가지 끝을 물들이며 떠나가는 가을을 아쉬워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역시 사람이 살면서 온기가 있어 관리를 해 줘야 하는 게 집인 것 같았습니다. 여기저기 하나 둘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우리 집처럼 비어있는 집들이 참 많습니다. 자식들은 도시로 다 떠나버렸고, 어르신들이 돌아가고 나면 아무도 살지 않으니....쓱싹쓱싹 먼지 털어내고 마당가에 쌓인 낙엽까지 쓸어내고 나니 먹고 자랐던 그 때의 모습을 되찾은 것 같았습니다. 잠시 오빠들과 정 나누었던 행복한 기분에 잠겨 보기도 하였습니다.

찧어 놓은 쌀은 남편이 퇴근을 하면서 가져오기로 하고, 난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갈 요랑 이었습니다.
사촌언니에게 "언니! 지금 시내버스 있어?"
"몰라. 차를 안타고 다니니 알 수가 있나."
자가용을 이용하니 알 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할 수 없이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려 보기로 하였습니다.

몇 분을 서 있어도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었습니다.
쌩쌩 찬바람만 내 귓볼을 스쳐 지나갈 뿐.....
'누구라도 지나감 물어 볼 텐데....'
허긴, 시골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밖에 살지 않는데 이렇게 추운 날 왜 나오시겠어.
혼자 중얼거리면서 혹시나 하여 배차 시간 안내가 있을 것 같아 눈을 크게 뜨고 둘러보았습니다.
그런데 도심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노선 안내도 하나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실정인데 배차시간 안내가 있을 리 만무한 일이었습니다.
한 시간쯤 기다렸을까?
이웃 어른들이 한 분 두 분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날이 가까운 곳에서 5일장이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에 장에 가시는 길이었던....

"시내버스 시간을 알고 나오세요?"
"응, 나도 이 시간 밖에 몰라. 시장가기 위해서 알아뒀지."
"버스 시간표 하나 붙여 놓으면 편할 텐데..."
"그런 게 어디 있어? 없어~ 차도 자주 없고..."
"..............."

도시의 관광안내도는 크게 붙어 있던데.....


 ▶ 우리집 앞에 있는 전광판 안내


도시에는 이렇게 전광판까지 머리위에 달려 있어, 몇 분후에 도착한다는 안내까지 해 줍니다.
그런데 시골에는 버스노선, 버스 시간표 스티커 하나 붙어 있지 않는 걸 볼 때,
시골 사시는 어른들에게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어제는 시청으로 전화를 걸어 보았습니다. 한 시간 가량을 떨고 서 있었다는 하소연을 하면서
"시골에는 왜 배차시간표 안내가 하나도 없지요?"
"어디십니까?"
"00마을을 다녀왔어요. 친정이라서..."
"300개 정도 소요 되는데, 버스회사와 함께 내년에는 할 것입니다."
"꼭 좀 그렇게 해 주세요."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는 기다려 봐야 할 일이지만.....

  연말이 다가오면 잡아 놓았던 예산을 사용하기 위해서 멀쩡한 보도블록을 걷어내고 다시 깔기도 하고, 파 헤쳐지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렇게 헛되게 사용하는 예산들 시골로 눈을 좀 돌려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같은 세금을 내고, 같은 시민인데 말입니다. 목소리 높이는 사람에게, 우는 아이에게 젖주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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