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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있는 식탁

순하고 부드럽고 수수한 어우러짐의 맛 '진주 비빔밥'

by 홈쿡쌤 2007.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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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하고 부드럽고 수수한 어우러짐의 맛 '진주 비빔밥'


  사람은 참 쉽게 감동하고 쉽게 잊어버리는 간사한 존재여서, 더운 여름날로 인해 입맛을 잃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제 쌀쌀한 바람이 부는 겨울날, 식욕이 좋아지는 계절이기에 '제대로 된 밥'을 먹고 싶을 때, 가 볼만한 도시 중의 하나가 경상남도 진주입니다.

진주는 지리산과 덕유산 같은 큰 산들이 가까우며 바다도 가깝습니다. 아름답고 큰 강인 남강을 끼고 있으며 예로부터 영남과 호남의 문화가 만나는 곳입니다. 진주에 가서 흔히 먹는 것이 민물장어인데, 남강을 따라 장어요리집이 들어서 있으니 찾기도 편리합니다. 하지만, 민물장어도 좋겠지만 이왕 진주까지 오신 분들이라면 진주비빔밥을 드셔보면 어떨까?


  진주비빔밥은 영남권사람들이 아니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겠지만, 사실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진주별미랍니다. 육당 최남선이 그 유명한  <조선상식문답>에서 우리나라 각 지역의 유명한 음식을 드는 가운데 전주의 콩나물을 꼽으며 진주는 비빔밥을 꼽았을 정도입니다.



  진주비빔밥의 맛의 특징은 '부드러움'입니다. 다른지방 비빔밥들이 나물 각각의 맛을 살리면서 그것이 입안에서 섞이도록 했다면 진주비빔밥에 들어간 나물들은 이미 서로 순하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나무새들은 대부분 곱게 채썰거나 총총 다져서 만들고, 나물을 익힐 때도 국물이 자작하게 있는 상태에서 익힌 것이 대부분이라 먹기 전에도 이미 조뭇하고 사이좋게 놓여 있는 것입니다.

  다른지역의 비빔밥과 확연하게 다른 진주비빔밥의 특징은 포탕을 쓴다는 사실입니다.
포탕은 조개를 비롯한 해산물을 곱게 다져서 익힌 것인데, 조리법과 재료가 집집마다 조금 다르긴 해도 진주비빔밥에는 이 포탕이 꼭 들어갑니다.  포탕은 천연조미료의 역할을 해주며 감칠맛과 깊은 맛을 더하고 비빔밥에 '촉촉함'을 줍니다.

계절에 따라 다른 파란나물(여름엔 얼갈이배추, 겨울엔 시금치)을 잔잔하게 썰어서 익혀 무치고, 콩나물과 숙주 역시 잘게 썰어 부드럽게 익혀 무칩니다. 돌김의 일종인 해초 '속대기'와 잔파(여름엔 부추)를 섞어서 무치고 무와 양배추, 고사리와 호박까지 잘게 채썰어 볶으면 나물 준비가 끝나는 셈입니다. 나물들은 모두 간장과 참기름을 이용해서 무치는데 간 자체가 자걱적이지 않고 순합니다. 비빔밥을 낼 때엔 마른 홍합과 문어로 낸 국물에 다시 다진 홍합과 다진 소고리를 넣어 끓여낸 포탕을 올리고 나물과 육회를 올리면 끝입니다.



  또 다른 하나의 특징은 선짓국을 곁들인다는 점입니다.
쇠고기로 우려낸 국물에 작게 썬 선지를 띄워서 함께 먹습니다.
(양지머리와 내장, 무를 넉넉히 넣고 끓인 국에 콩나물과 고사리, 대파와 함께 선지를 넣어 다시 끓여서 함께 먹습니다.

휴일날, 멀리서 찾아 온 친구를 위해 찾아 간 곳입니다.
진주 중앙시장 안에 있는 천황식당(경남 진주시 대안동 4-1)은 1915년에 문을 열어 3대째 내려오는 가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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