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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18 배고픔 달랬던 추억의 간식, '고구마 빼떼기' (21)
노을이의 작은일상2007. 11. 1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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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 달랬던 추억의 간식, '고구마 빼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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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빼떼기

여러분은 생각나시나요?

시골에서 보릿고개를 넘기신 분이나, 저처럼 쉰을 가까이 하고 있는 나이라면 알아차릴 것입니다. 제겐 어린 날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은 마음이 포근하고 따뜻해지는 말입니다.

  쌀쌀한 찬바람이 불어오는 날이면 온 가족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고구마를 썰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먹을거리가 풍성하지 않아 가마니 속에 가득 담아놓은 고구마를 밥 위에 얹어 먹거나 가마솥 숯불에 구수한 군고구마를 만들어 먹곤 했던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어제는 가까이 지내는 직원이 내 손에 내미는 게 있었습니다.
"어? 이거 고구마 빼떼기 아냐?"
"금방 알아보네."
"보면 척이지~ 근데 이 귀한 빼떼기가 어디서 난거야?"
"응 시어머님이 보내셨어."
"와~ 부지런도 하시다."
그것도 삶아서 썬 것이었습니다.

빼떼기는 따뜻한 온돌방에  둘러앉아 고구마를 얄팍하게 썰었습니다. 요즘의 감자 칩처럼 말입니다.
엄마와 언니가 썰어놓으면 오빠와 난 날름날름 주워 먹기에 바빴습니다.
엄청나게 썰어놓고  늦가을 바람과 초겨울의 쌀쌀한 바람결로 말렸습니다.

생고구마는 썰어 어느 정도 말려지게 되면 납작한 고구마에서 전분가루가 나와 하얗게 분이 생겨 났습니다. 팥과 함께 삶아서 바가지에 퍼 주면, 육남매의 바쁜 손들은 아귀다툼을 하곤 했습니다. 바닥이 보일 쯤, ‘마지막은 막내가 긁어 먹는 거야.’ 하시며 내게 슬쩍 밀어 주는 엄마의 그 따뜻한 배려....또 삶은 고구마를 얇게 썰어 말려도 마른 고구마가 입에서 살살 녹으며 입안으로 감도는 그 달콤함이란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보리밥 덩어리 간장 뿌려서 손에 들고 먹던 시절이었으니 고구마 빼떼기의 그 맛은 정말 잊을 수 없습니다. 

  두어 개씩 주머니에  넣고 학교 가는 길은 왠지 모를 든든함으로 가득했었습니다.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고 부자가 된 것 같아 껑충껑충 뛰어가게 되고,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고구마 빼떼기를 꺼내 물고 꼬르륵 거리는 배고픔을 달래가며 돌멩이를 발로 툭툭 걷어차면서  친한 친구와 나란히 걸으면서 여유를 부릴 때 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몇 개를 깨물어도 그 때 그 맛은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 먹을거리 넘쳐나는 요즘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마음은 풍요로웠던 그 시절이 왜 그렇게 그리워집니까? 동료가 전하는 빼떼기로 인해 멋진 추억 속으로의 여행을 다녀 온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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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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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구마 빼떼기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네요.
    그것도 오늘 이 글을 보고 아 이런거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네요.

    2007.11.18 08:32 [ ADDR : EDIT/ DEL : REPLY ]
  2. 그리워라^^

    어릴때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것이 기억나네요
    입안에 넣고 우물거리면 딱딱했던 고구마가 단맛과 함께 살살 녹던 느낌^^
    먹어보지 못한지 오래됐지만 그 느낌이 아직도 입안에 선명합니다

    2007.11.18 17:26 [ ADDR : EDIT/ DEL : REPLY ]
  3. 집에오니 신기한 기사가(?) 있어 왔어요^^
    제가 잘 몰랐던 고구마 기사네요^^
    좋은 공부하고 가요^^
    편안밤 되세요^^

    2007.11.18 20:14 [ ADDR : EDIT/ DEL : REPLY ]
  4. 노마드

    어릴때 많이 먹었지요. 배고픈 시절 그 맛은 잊지 못합니다. 글쓴이가 그 맛이 안 난다고 했는데 그럴 수 밖에요. 그때 만큼 배고프지 않아서 입니다. 우리 배가 부른 후 얻은 것도 많지만 잃은 건 더 많은가 봅니다.

    2007.11.18 23:56 [ ADDR : EDIT/ DEL : REPLY ]
  5. 와하하

    고구마 빼떼기, 곶감 삐데기, ㅎㅎ 내가 좋아하던 것들입니다.

    2007.11.19 11:32 [ ADDR : EDIT/ DEL : REPLY ]
  6. 햐`~빼때기 아시는분 정말 반가워요..
    이건 남도나 제주도에서만 있었는줄 압니다.

    제가 어렸을때는 들판에 나가 보면 온통 하앴어요
    심지어 마을 오름 어귀에도 빼째기 말리는 진풍경이 참 볼만했지요

    중학교때는 걸어서 다녔는데 길 옆 밭에 썰어놓은 빼때기를 반아이들에게
    담아다 주는 재미도 쏠쏠 하였습니다
    물론 들키면 죽사발 되죵..ㅋㅋㅋㅋ


    겨울에 팥 넣고 쪄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요
    전 얼마전에 고구마 5키로 샀어요
    빼때기 만들려구요..

    이맛..
    아무나 몰러..그쵸?
    삶지않고 간식으로도 정말 맛있었던 빼때기 추억
    우리마을에서는 빼때기수매 날도 있었어요
    그만큼 많았습니다.
    우리집도 100가마니나 했었으니까요..

    음~~어서 썰어 말려야겠어요.
    고마워요.고운 추억 알려주시어~~

    2007.11.19 13: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정란

    ㅎㅎ 전 경상도 출신 30대 초반인데요..
    저 어릴때도 이거 많이 먹었었어요..
    시골이라.. 변변한 간식거리가 없었죠..
    그때 엄마가 해주신 고구마 빼떼기랑.. 곶감이랑..
    이런것들을 먹으며 지냈죠..
    오늘 어릴적 추석들이 떠오르네요..^^
    정말,, 요즘은.. 먹을기회가 없네요..
    좋은하루 보내세요..^^

    2007.11.19 15:36 [ ADDR : EDIT/ DEL : REPLY ]
  8. 현이

    오히려 옛날 간식이 전 더 맛있는거 같아요. 건강에두 좋구...

    2007.11.19 17:00 [ ADDR : EDIT/ DEL : REPLY ]
  9. 오직모를뿐

    와~ 눈물나려 하네요 ∏-∏
    전 29살인데요, 어릴 때 시골에서 할머니께서 간식으로 해주셨던 고구마 빼떼기가 생각나네요. 구멍가게에 가면 눈깔사탕이라던지, 라면땅같은 간식거리도 많았지만 고구마 빼떼기만큼
    맛있었던 간식거린 없었던 것 같아요. 하루종일 입에 물고 있어도 지겨운 줄 몰랐거든요.
    글을 보니, 다시금 어릴때의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빼떼기를 만들어 주셨던 할머니도 많이 많이 보고싶습니다!
    할머니는 저의 정신적 지주셨기에 이런 글을 보면 할머니 생각이 절로 난답니다.
    고구마 빼떼기도 막 먹고 싶습니다ㅎㅎ

    아파트에 사는데 빼떼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까요?
    왠지 시골마당에 내리쬐는 햇볕에서 말려야 더 맛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고구마 빼떼기 만들려면 며칠동안 말려야 하는지 아십니까?
    할머니께서 만들어주신 것만 먹어봐서..... 아주 어렸을 적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암튼, 간만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2007.11.19 17:07 [ ADDR : EDIT/ DEL : REPLY ]
    • 시골서 자란 사람들이라 공감을 해 주시는 듯...감사해요.ㅎㅎ 글쎄요. 아파트에서는 말리기가 좀 그렇지 않나요? 가을햇살에 살짝 얼어가며 말라야 달콤함이 가득한데...좋은 시간 되세요.^^

      2007.11.19 19:16 신고 [ ADDR : EDIT/ DEL ]
  10. 정다정

    어머 이거 작년에도 울 외할머니가 해 주신건데...ㅋ
    출출할때 한입 먹으면 맛있었는데...ㅎ
    않먹는 감도 잘라서 뜨끈한 방에 말려 놓으면 그것도 끝내 주는뎅..ㅋ
    할머니 밑에서 자라서 그런지 입맛이 시골 입맛이라서...ㅋ
    요즘 애들은 저런 맛을 모르잖아용..ㅠㅠㅋㅋ
    아 먹구 싶다..ㅋㅋㅋㅋ

    2007.11.23 14:32 [ ADDR : EDIT/ DEL : REPLY ]
  11. 츄츄츄

    ㅋㅋ저는 아직 어린나이이지만
    어머님이 고구마 10개정도로 만드셔서
    간식으로 먹었었는데..
    갑자기 울 엄마 보고싶어요~ㅎㅎㅎ

    2007.11.24 17:31 [ ADDR : EDIT/ DEL : REPLY ]
  12. 산솜다리

    ^^:;
    내가 설명해도 울 신랑은 모르던데...
    경남 남해 살던 어린시절에 먹었던 간식입니다
    지금도 생각 나네요
    우리 할머님께서 잘해 주셨는데

    이름도 생소한 고구마 빼떼기
    ㅎㅎㅎ

    2007.11.27 17:58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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