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창문을 비집고 들어오는 한겨울입니다. 방학을 맞아 하루하루 학원 갔다가 그저 재미없는 생활로 집에서만 뒹구는 우리 아이들이 성화를 합니다.
"엄마! 엄마! 우리 인천 보내줘요."
"숙모 불편하게 또 가게?"
"여름방학에 언니가 왔으니 겨울방학엔 우리가 가야지."
초등학교 4학년 때 부터 우리 아이들은 인천에 살고 있는 남편의 바로 밑 동생, 아이들 삼촌 집으로 또 우리 집으로 보내 사촌간의 우애를 다지고 있습니다.
요즘 가정마다 하나 아니면 둘뿐인 형제들이라 그런지 자기 밖에 모르고 형제애라는 걸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해 마다 방학이면 서로 오가고 있는 .....사촌 간에 6개월 차이 밖에 나지 않아서 그런지 친구처럼 잘 지내는 것을 보니 저 또한 마음이 훈훈해 집니다.
사실, 인천은 서울과 가깝고 도시다워 온갖 문화혜택을 다 누릴 수 있어 그런지 인천으로 가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우리 딸 초등학교 4학년, 아들 3학년 처음 고속버스를 타고 보낼 때가 생각납니다.
2003년 겨울방학 때 터미널에서 둘만 태워 보내면서 바로 옆자리에 앉은 아주머니에게
"저~ 우리 아이들 혹시 화장실 갈 때 좀 봐 주세요."
"걱정 마세요."
"감사합니다."
"엄마~ 잘 다녀올게요."
손을 흔들며 떠나는 녀석들을 보니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자가용만 타고 다니던 아이들을 세상 밖으로 내 보낸다는 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혹시 버스나 놓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금이야 핸드폰이 있어 전화라도 해 확인도 하지만, 그 땐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 도착할 때 까지 걱정만 앞서곤 했었습니다.
고속버스 시간에 맞춰 마중 나온 삼촌으로 부터 전화가 걸려 와야 안심을 했던....
할머니가 더 걱정을 하시며
"야야~ 아이들끼리 보내서 되것나?"
"시간 맞춰 삼촌이 마중 나올 거잖아요."
"그래도 저 어린것들을...."
누구나 먼 곳 까지 간다는 사실에 놀라기만 하였습니다.
하지만, 즐겁게 지내는 것을 보니, 두려움쯤은 잠시라고 생각하고 보내기로 결정을 했던...
지금은 어디라도 찾아 갈 수 있다고 큰 소리 칩니다.
아이들 손님이 제일 큰 손님이라고 하였습니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동서에게 또 큰 짐을 안겨 주었습니다.
2박 3일 동안 아이들 먹이고 관리하는 일, 보통일이 아니니 말입니다.
딸아이는 갔다 온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이번에는 롯데월드로 놀러 갔다 왔다고 하며 조잘거립니다.
사촌형제들과 함께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고 돌아 온 것 보니 여행은 그래서 떠나나 봅니다.
더 큰 세상,
더 큰 희망을 안으라고......
동서~
아이 넷 챙기느라 고생 많았어.
여름방학엔 우리 집으로 보내~~
방학이면 오가며 나누는 사촌간의 우애를 보니 참 행복 해 집니다.
이 세상에 단 둘 뿐이 아닌, 형제간이 많다는 것은 행운이거든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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