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전하는 올바른 생선회 먹는 상식]
며칠 전, 송년회를 하지 못해 아쉬워하다가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10년을 넘게 아주 작은 학교에 근무할때 직원들입니다. 교장, 교감선생님은 벌써 퇴직을 하셨고, 나머지 선생님도 명퇴를 하신 분도 있고, 현직에 계신 분도 있습니다. 늘 일찍 모임에 나오시는 어르신들은
"일이 없으니 우리가 먼저 와서 기다려야지."
늘 미안할 정도로 챙겨주시는 건 언제나 가족 같은 분위기입니다.
그날은 횟집에서 모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코스별로 맛있는 음식들이 줄줄이 따라나왔습니다.
교장 선생님과 친분이 있는 사장님이 우리 자리에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궁금했던 점들을 전문가에게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무엇이든 그냥 넘기지 않는 성격이니 말입니다.
자! 그럼 전문가가 전해 준 회에 대한 의문점 한번 풀어볼까요?
사람들은 상추나 깻잎 등의 야채에 생선회 몇 점을 올려놓고 양념 된장과 마늘, 고추를 넣고 싼 뒤 한입에 넣고 씹어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우리의 음식문화 중 하나인 `쌈 문화`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물론 생선은 육류와 마찬가지로 산성식품이므로 알칼리성인 야채와 같이 먹는 것은 좋지만, 자극성이 강한 마늘, 된장과 같이 먹으면 혀의 미각을 둔감하게 만들어 회의 참맛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생선회 따로, 야채 따로 먹는 방법이 좋습니다.
미식가들이 생선회를 먹는 모습을 보면 한 쟁반에 담긴 여러 종류의 생선회를 일정한 순서로 먹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즉, 흰살생선회를 붉은살생선회보다 먼저 먹고 생선회를 한 점 먹은 다음에는 생강을 씹어서 그 맛을 깨끗이 씻어낸 후에 다음 생선회를 먹습니다.
이는 생선회의 종류에 따른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올바른 방법입니다.
그러나 굴과 우렁쉥이, 오징어 등과 같은 패류 및 연체류는 초장에, 지방질 함량이 많은 전어 등은 된장에 찍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은 생선횟집에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기는 현상을 보입니다. 이런 날에는 생선회를 먹으면 안 된다는 잘못된 상식 때문입니다. 이런 날은 습도가 높기 때문에 맑은 날보다 식중독균의 증식이 빠를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생선횟집은 전부 옥내이고 위생적으로 취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생선을 직접 잡아서 조리하므로 식중독에 걸리고 맛이 떨어지는 일은 전혀 없답니다.
오히려 이런 날에는 손님이 적으므로 더 대접을 잘 받으며 회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노려봅시다.
횟집에서 생선회를 담은 쟁반에 레몬 조각을 얹어 내놓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 사람이 비린내를 없앤다는 생각에 즙을 짜서 회에다 뿌립니다. 그러나 생선회는 살아 있는 활어를 바로 조리하므로 비린내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생선회의 독특한 맛을 레몬즙이 막아 버리므로 제맛을 느낄 수 없도록 하는 잘못된 방법입니다.
생선요리에 레몬즙을 뿌리는 것은 생선의 선도가 떨어지면 알칼리성인 암모니아 등 좋지 못한 냄새 성분이 나오므로 산성인 레몬즙으로 이를 중화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선도가 떨어진 생선으로 만드는 요리에는 레몬즙을 뿌릴 필요가 있지만, 선도가 최상인 생선회에는 뿌릴 필요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레몬즙 맛을 선호한다면 양념장에 짜서 먹으면 됩니다.
자연산은 활동범위가 넓고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양식산보다 육질의 단단함이 약 10% 정도 높지만, 그 차이를 알 수 있는 우리나라 사람은 10명 중 1명 이하라는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영양학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양식산이 자연산보다 약간 높습니다. 양식산 생선회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양식산 활어에 투여된 항생제의 잔류문제에 대한 걱정인데 양식장에서 출하하기 15∼20일 전에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으면 안전하다고 연구결과 밝혀져 있습니다.
마음 통하는 지인을 만나 즐겁게 지내고
회에 대한 궁금한 점도 풀고,
꿩 먹고 알 먹고
일거양득!
너무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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