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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석가탄신일, 시어머님을 닮아있는 나를 봅니다.

by 홈쿡쌤 2011.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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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 시어머님을 닮아있는 나를 봅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립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해마다 허리가 휘신 시어머님의 손을 잡고 오르던 길을 어제는 혼자서 걸어 올랐습니다.
당일은 사람들로 너무 북적일 것 같아 우산을 쓰고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직도 남아 있는 어머님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두 손 모으고 절을 올리시는 모습 눈에 선하게 들어왔습니다.


어머님의 기도는 자신보다 늘 자식을 위한 일이었습니다.

6남매를 낳아 기르면서 나뭇가지도, 기둥도, 다 잘라내고 땅에 붙은 둥지뿐인 나무인데도 의자로 편히 쉬게 해 주는 나무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다 내어주고 아픈 몸만 가진 그런 우리 어머님입니다. 치매와 알츠하이머로 요양원 생활을 하신 지 일년이 넘었습니다.





▶ 꼬부랑 허리를 가지고 오르시던 길




▶ 정갈하게 차려입고 앉은 우리의 어머님 모습
부처님을 바라보며 입에서는 '관세음보살', '석가모니불'을 외우십니다.
꼭 우리 어머님을 뵙는 기분이라 한참을 뒤에 앉아 있다가 일어섰습니다.





▶ 인자하신 얼굴만 뵈도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 연등 2만 원을 주고 가족의 이름으로 달고 왔습니다.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염원 담아서 말입니다.




빛은 지혜의 상징이고, 어둠은 미혹함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연등을 다는 의미는 부처님이 반야 지혜의 밝은 빛으로 어둠의 세상에서 고통 받는 미혹한 중생들을 구제하는 한량없는 지혜 공덕을 찬양하는 한편 그 지혜의 빛이 끊임없이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발원하는 것이랍니다.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 삼계개고(三界皆苦) 아당안지(我當安之) "하늘 위 하늘 아래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 삼계의 고통 받는 모든 중생들을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

천상천하에 홀로 존귀하다는 것은, 나 이외는 나를 대신할 수 없음이기에 결국 누구나 존귀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바로 평등사상을 말함이며,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마음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생로병사의 문제로 고통 받는 중생구제를 위해 화신(化身)으로 우리 곁에 오신 것입니다.





▶ 어둠이 내려앉자 연등에는 환하게 불이 켜졌습니다. 

 

마음은 동요하기 쉽고, 혼란하기 쉬우며, 지키기 힘들고, 억제하기 힘들다.
또한 마음은 잡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볍게 흔들리며, 탐하는 대로 달아난다. 단지 지혜있는 사람만이 이를 바로잡는다.

마음은 보기 어렵고 미묘하나, 지혜 있는 사람은 이 같은 마음을 잘 다스린다.
마음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 곧 안락을 얻는다.

마음은 용감하게, 생각은 신중히, 행동은 깨끗하고 조심스럽게 하고, 스스로 자제하여 진실에 따라서 살며, 부지런히 정진하는 사람은 영원히 깨어 있는 사람이다.

- 『법구경』중에서 -



 불교에는 여래장(如來藏) 사상이란 것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여래(부처님)의 태아가 감추어져 있어 누구라도 노력하면 부처님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세상에 평등과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지닌 부처가 적은 것은 우리들의 헛된 욕망이 우리들 속에 존재하는 부처님의 태아를 싹 틔우지 못하게 만드는 까닭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자기 자신을 이기는 자는 가장 위대한 승리자’라 했습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꿋꿋이 스스로를 살피며 탐욕과 집착과 교만을 물리치고 우리들  어두운 마음에도 환한 등불을 밝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도 모르게 어머님을 그리워하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당신이 하셨던 그대로 따라 하고 있는 걸 보면 말입니다.
함께 봉축하는 날이었으면 좋으련만,
건강이 허락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성불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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