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밥 한끼의 행복, 시어머님을 위한 상차림
화창한 봄입니다. 휴일은 시어머님과 함께 하루 종일 죽은 듯 모든 것 내려놓고 잤습니다. 며칠 전 막내 동서에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형님! 우리 동창회 한다고 진주 가는데 토요일에 어머님 모셔갈까요?"
"그럼. 너희가 오면 당연히 모셔와야지."
"형님 좀 쉬어야 하잖아요."
"그래도 쉴 수 있어."
며칠 동안 이번 선거에 도의원으로 나선 남편때문에 발이 부르터도록 뛰어다녔건만, 결국 미역국을 먹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지만 오랜만에 요양원에서 오시는 어머님이라 반갑게 맞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막내아들을 등에 업혀 들어오시는 어머님은 뼈만 앙상해 보였습니다. 저녁을 함께 먹고 동서네는 친정으로 떠났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뒤 TV 앞에 앉아 과일을 먹으면서 어머님은 아들을 보고는
"니 와 이리 늙었노?"
"엄마는 내가 나이가 몇인데?"
"오십 아이가?"
"아니, 오십 셋이지."
"머리가 허옇구나!"
가끔은 정신줄을 놓으시고 엉뚱한 말씀을 하시지만, 아들이 늙어가는 것만 안타까운 어머님이었습니다.
그런 어머님을 위한 상차림입니다.
▶ 재료 : 조갯살 150g, 미역, 참기름 약간, 멸치육수 3컵, 조선간장 3숟가락
▶ 만드는 순서
㉠ 미역은 물에 불려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 썰어 둔 미역과 깨끗하게 씻은 조갯살, 참기름을 넣고 달달 볶아준다.
㉢ 육수를 부어 끓여 주고 간장으로 간을 해 마무리한다.
▶ 재료 : 고등어, 올리브유 약간
▶ 만드는 순서
㉠ 간을 한 고등어는 올리브유를 약간만 두르고 노릇노릇 구워주면 완성된다.
▶ 재료 : 상추 10장 정도, 사과 1/2개, 고춧가루 2숟가락, 식초 2숟가락, 간장 1숟가락, 마늘, 깨소금, 참기름 약간,
▶ 만드는 순서
㉠ 상추는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빼고 잘게 찢어둔다.
㉡ 사과는 껍질을 벗기고 곱게 채를 썬다.
㉢ 양념을 넣고 살짝 무쳐내면 완성된다.
▶ 재료 : 취나물 150g, 간장 2숟가락, 깨소금, 참기름 약간,
▶ 만드는 순서
㉠ 취나물은 이물질을 제거하고 부드럽게 삶아낸다.
㉡ 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내면 완성된다.
▶ 재료 : 손두부 1/2모, 올리브유, 묵은지 약간,
▶ 만드는 순서
㉠ 두부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노릇하게 구워낸다.
㉡ 묵은지를 곁들여 완성한다.
▶ 재료 : 메밀묵 1모, 진간장 3숟가락, 깨소금, 참기름, 잔파 약간
▶ 만드는 순서
㉠ 메밀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준다.
㉡ 잔파는 곱게 다져 양념장을 만들어 썰어둔 묵 위에 올려주면 완성된다.
▶ 삼천호에서 사 온 멍게는 깨끗하게 손질하여 물기를 빼둔다.
▶ 완성된 식탁
"아들아! 할머니 모시고 와. 밥 먹어야지."
"알았어요. 그런데 할머니 어떻게 모시고 가지?"
"삼촌처럼 뒤에서 안아야지."
"못하겠어요."
"그럼 엄마랑 둘이서 하자."
의자를 가져와 앉히고 밀면서 식탁 앞으로 모셔왔습니다.
남편도 동창회에 간다고 나가고 없어 아빠 대신 아들이 할머니를 돌봐 드립니다.
식탁 앞에 앉은 어머님
"언제 이렇게 차렸노?"
"어제 삼촌네랑 함께 먹었던 것 하고 몇 개만 더 만들었어요."
"우리 며느리 부지런도 해라."
"맛있게 드세요. 어머님."
"그래 너희도 먹어라."
"네."
이것저것 밥숟가락 위에 올려 드렸습니다.
밥 한 공기 뚝딱 드시는 것 보니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더 나빠지지만 말았음 하는 맘뿐입니다.
따뜻한 밥 한 끼 차려 드릴 수 있음이, 그저 우리 곁에 계셔주심이 행복합니다.
여러분의 추천이 글쓴이에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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