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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그들의 은밀한 이중생활 '윈도우 부부'

by 홈쿡쌤 2012.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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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은밀한 이중생활 '윈도우 부부'



'윈도우 부부'
부부이면서 대화도 없고, 각방을 사용하고 있으며 대외 시선을 의식하고 잉꼬부부처럼 행세하는 것을 윈도우 부부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연예인에게만 있는 일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부모에 대한 죄송함, 자식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윈도우 부부가 늘어간다고 합니다.

밖에 나가면 잘 지내던 부부가 집에만 들어오면 완전히 남남이 됩니다.






며칠 전, 방학이라 지인과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이틀만 있으면 제사라고 말을 합니다.
"우리 시아버님 제삿날이 너희 시어머님 생신아니었어?"
"응. 맞아. 근데, 이번엔 고명딸이 알아서 한다고 입만 가지고 오란다."
"넌 참 좋겠다."
"그것도 네 복이다."
"그런가?"


지인 역시 셋째 아들이면서 집안 대소사를 챙기고 제사까지 지내고 있는 분입니다.
나와 똑같은 상황이라 더 가까이 지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속사정을 잘 아니 말입니다.

얼마 안 되는 제수답까지 챙기고 제사는 나몰라라 할 때 그 언니는 내게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네가 하기 싫으면 하지 마. 하루 나쁜 년 되면 몇 년이 편안할 거야.
그런데 만약 너희 올케가 친정 부모님 제사 못 모시겠다고 하면 넌 어쩔래?"

"................"
"하기 싫다고 해서 해결되면 그렇게 해. 그렇지만 안 되면 그냥 받아들어라. 그게 마음 편안해."

형제들이 내놓으라는 의사, 약사면 뭐합니까.
정작 조상 모시고 부모 모시는 일에는 나 몰라라하는데 말입니다.




어제는 언니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였습니다.
"무슨 일 있어?"
"속상해 미치겠다."
"왜?"
마음속에 있는 아픔 하나를 늘어놓습니다.

둘째 시숙이 '윈도우 부부'라는 것입니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대기업에 다니다가 정년퇴직을 하고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젊어서 벌어놓았던 재산 주식으로 탕진하고 딸이 사 준 아파트 하나가 전 재산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집에는 컴퓨터 4~5대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주식에만 매달리다 보니 형님은 벌써 마음 떠난 지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자식들 낳아 시집 장가 보내고 단둘이 생활하면서 집안에서는 아예 대화도 없고 밥조차 함께 앉아 먹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제수씨! 이번 아버지 제사에 못 내려갑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남남으로 지낸 지 오래 되었고 사실은 곧 이혼할 거라는 말을 하더라는 것.

언니 생각으로는 어머님이 암에 걸려 투병생활을 하고 있으니 아마 말도 못하고 그냥 윈도우 부부로 사는 것 같다고 합니다.

넉넉하지 않아도 다정하게 내 이야기 들어주는 남편이 있어
몸의 고달픔 쯤은 즐겁게 할 수 있다고 말을 합니다.

참 삶이 녹녹잖음을 느끼게 되는 씁쓸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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