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튀김은 몸에 좋다?
변도윤여성부 장관이 22일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고 있는 '쥐머리 새우깡과 관련해 “생쥐튀김은 몸에 좋다"는 부적절한 비유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대통령과의 티타임에서 농담으로 한 이야기였지만, 장관의 발언은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습니다. 공장이나 농가에서 식탁까지 가는 과정이 있으니 철저한 관리가 필요기 때문에 대책을 강구해야 할 사람들이 말입니다. ‘생쥐튀김‘이란 말을 들으니 작년 추석에 시댁에서 벌어진 해프닝이 생각나 몇 자 적어 봅니다.
추석이라고 온 가족이 다 모여 음식준비를 하기 전, 집안 대청소에 들어갔습니다. 남자들은 거미줄을 걷고 여자들은 방안 구석구석 먼지를 털어내고, 막내동서가 냉장고 청소를 맡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님은 팔순을 넘기시고 시골에서 혼자 살고 계십니다. 이것저것 혼자 다 못 먹는 음식은 냉동실에 얼려두시기에 크기도 작은 냉장고는 언제나 꽉 차 있습니다. 마침 냉동실에 있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보고 버릴 것은 버리려고 정리를 하는데 검은 봉지에 든 내용물을 보려고 찢는 순간,
“엄마야~~~~”괴성을 지르며 내게 안깁니다.
“왜? 왜 그래?”
“형, 형님~~~ 저게 대체 뭐예요?”
“뭘 봤기에 그렇게 놀래?”
검은봉지속에 정체를 가만히 살펴보니 털이 보이는 것을 봐서는 쥐였습니다.
“엄니~ 엄니~”불을 지피고 계신 어머님을 불렀습니다.
“이게 뭐예요?”
“응. 그거 두더지 아니가.”
“이걸 왜 냉동실에 두어요?”
“몸에 좋다고 하기에 먹어 볼까 해서...”
“네?”
“넣어 두고 까먹어 버렸다. 치워야했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은 봉지에 싸서 거름 속에 넣어 버렸습니다.
고양이가 잡았던 걸 냉동실에 두었던 것입니다. 어머님의 몸은 병원을 다녀도, 보약을 드셔도 늘 쇠약하십니다. 자식을 위한 삶이었기에 다 내어주고 이젠 소라껍질처럼 껍질만 남으셨습니다. 이곳저곳 안 아픈 곳이 없으신지라 이웃 할머니가 두더지가 몸에 좋다고 하며 삶아 먹으라고 권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두더지 사건은 끝이 났던...
우리 어머님처럼 정말 쥐가 몸에 좋다고 여겨졌다 하더라도, ‘생쥐머리 새우깡'과 녹슨 칼날이 나온 참치 캔 등 연이은 식품 안전사고로 큰 충격과 불안에 빠져있는데, 관리감독의 책임을 엄히 묻고 실질적인 재발방지대책으로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대통령과 정부 각료가 혐오스런 농담이나 주고받았다고 하니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진정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 맞는지 의문이 가는....
아무런 생각없이 내 뱉는 ‘돌출발언’으로 국민의 가슴엔 멍이 든다는 생각을 해 주었으면 좋겠고, 안전한 먹거리가 우리 식탁위에 오를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 기울었으면 하는 바램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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