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애정/로맨스, 드라마, 판타지 | 한국 | 96 분 | 개봉 2008.03.13
이천희(준서), 한지혜(다이빙 강사 미연)... 더보기
국내 12세 관람가
내 귓가에 맴도는 사랑의 속삭임 귀를 기울이면 사랑은 꼭 들려옵니다.
2,000일 기념일을 앞두고 있는 오래된 커플이지만 여전히 준서와 모든 것을 함께 하려는 변함 없는 미연에게 지쳐버린 준서. 준서는 미연과 거리를 두기 위해 1년간의 남극 연구원 활동에 자원하지만 준서의 속마음을 모르는 미연은 여전히 준서의 남극 생활에 도움이 될 것들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다.
변함없는 모습으로 자신을 찾아온 미연을 귀찮아 하며 도망치듯이 집을 나온 준서는 이상한 소식을 듣게 된다. 미연이 어제,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해있다는 것. 복잡한 마음으로 달려간 준서는 조금 전에 자신의 집에서 만난 미연이 의식불명에 빠져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에 빠진다. 사고를 당한 미연이 정말 자신을 찾아 온 것일까?
미연과 떨어져있고 싶었지만, 이런 식으로 미연의 빈자리가 생길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준서. 준서는 이제 미안한 마음을 전할 수도 없다는 사실에 사고 시간 이후 자신을 만나러 왔던 또 다른 미연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미연과 함께 했던 행복했던 추억과 마주하면서 그녀가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깨닫게 되는데...
아이 둘, 쉬는 토요일이라고 일주일 내내 학교에 학원에 공부 열심히 했기에 하루 정도는 즐기자는 녀석들 말에 따라, 도서관에 가서 읽을만한 책고 빌러오고, 맛 있는 점심도 사 먹고 난 뒤 영화관으로 향하였습니다. 함께 볼 마땅한 영화가 없어 가장 가까운 시간대에 보게 된 ‘허밍’이었습니다. 젊음은 늘 풋풋하고 상큼한 사과처럼 느껴지는 건 비록 나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은 그 사람과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많은 애를 씁니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 그 사람이 좋아하는 영화, 그 사람의 혈액형 등 사소한 지표들 속에서 공통점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이 지나면 그 공통점에 싫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사람이 귀찮아 질 때, 사소한 일에도 다툼이 벌어지게 됩니다.
당신은 영혼을 믿습니까?
두 주인공이 전해주는 사랑의 설렘으로 잠시 따라 행복 해 지지만, 여자 주인공의 죽음을 미리 알려주고 영화는 시작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사고로 잃고 나서야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된 남자의 이야기, 그녀와의 약속을 어기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날 밤, 애인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았고, 남자 곁에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이 찾아온다면?
상처 없이 안전하게 사랑하고 싶어하는 것은 모든 연인들의 소망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은 알고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 앞에는 수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고, 가시밭길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향해 환한 미소를 보여주었던 그 순간을 다시 마주하고 싶지만 준서(이천희 분)는 이제 그녀가 단지 기억 속의 사람이라는 사실에 절망하게 됩니다.
일상 앞에서 사랑이 변질되어 가는 과정을 통해 영화는 그들이 지나쳐온 시간이 얼마나 아름다웠던 것인지 사려 깊은 섬세함으로 보여줍니다. 지구라는 별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한 명을 선택 해 사랑에 빠졌다가 오랜 연애 끝에 사랑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미연(한지혜 분)과 헤어지기 위해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았고, 먼저 ‘사랑한다’고 말한 쪽은 준서였지만 미연과는 달리 그의 마음은 한결 같지 않았던 것입니다. 사상에 식상한 것 처럼 그녀의 관심을 피하고 싶었던.....
극중 남자주인공 준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야 그 사람이 자신에게 있어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알게 됩니다. 사랑을 잃어버린 남자에게 또 한 번 기회를 주는 영화 <허밍>은 마치 한 편의 동화를 보는 것처럼 순수하고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조금 유치하지만 쪽지를 적어 여기저기 숨기며 찾아가게 하는 그녀....
영화의 마지막 부분, 그녀와 만난 2000일이 되는 날, 인수봉 12시...지금 현실의 그녀는 식물인간이 되어 막 장기기증으로 수술대에 올라있지만, 준서는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암벽으로 가득한 인수봉을 오릅니다. 그리고 그녀의 영혼과 만나면서, 미연에게 다시 돌아와 달라고 하지만 미연은 그럴 수 없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이란 그런 것입니다. 아무리 슬퍼도, 세상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아도, 산 사람은 그 사람과의 추억을 안고 살아가야만 하는 것인가 봅니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당신에게 있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는 <허밍>을 통해 우리는 사랑과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있을 때 잘 해~“ 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내 가까이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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