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정미소 풍경'
휴일을 맞아 남편과 함께 한 친정 나들이였습니다.
오락가락하는 장맛비가 잠시 멈추었기에 창고 속에 든 나락으로 쌀을 찧기 위함이었습니다. 텅 빈 집이지만 올망졸망 꽃 피우고 열매 맺고 있는 것을 보면 언제나 자연의 신비함을 느끼게 됩니다.
나락 포대를 리어카에 실고 정미소로 향하였습니다.
"당신 한 번 타 볼래?"
"진짜?"
막내로 자라나 아버지의 지게나 리어카는 나의 신나는 장난감이었습니다.
작은 체구라 쏙 들어갔었는데 나락 가마니 위에 걸터앉으니 빙글빙글 돌아가는 바퀴를 바라보니 꼭 옛날 유년시절로 되돌아간 기분이었습니다.
어느 마을에나 동네 입구에는 커다란 정자나무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 가까이 내가 자라난 친정집이 있었고 그 옆에 웅장한 정미소가 턱 버티고 서 있었습니다.
정미소를 하고 있는 작은집 올케에게
"언니~ 정미소 엄청 오래 된 거지? 내가 어릴 때부터 있었으니...."
"제법 되었지. 그 동안 많이 고쳤어. 기계도 새로 들여 놓고...."
"얼마나 되었는지 셀 수도 없겠다."
"이 동네가 있을 때부터 있었다고 하니 역사가 오래 된 곳이야."
쌀 1포를 찧으면 삯으로 1되를 받거나 현금 5,000원을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그걸로 노동 값도 안 되겠다."
"그래도 하는 일이니 버리지 못하고 있어."
▶ 오랜 역사를 말해주듯 기계에 수북히 쌓인 먼지
▶ 리처카에서 나락을 내립니다.
▶ 남편이 방아 속으로 나락을 넣어 줍니다.
▶ 나락 4포를 다 삼켜버렸습니다.
▶ 심한 기계음을 내며 껍질을 벗겨 내며 흘러내립니다.
▶ 도정과정 없이 껍질만 벗겨 낸 현미
▶ 1차 2차 3차 도정을 거치는 과정
▶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백미가 주르르 흘러 나옵니다.
▶ 쌀겨는 가축의 사료로 사용합니다.
▶ 왕겨는 거름으로 이용된다고 합니다.
▶ 언니 오빠들에게 나눠 줄 쌀입니다.
우리 아들이 현미를 보더니
"엄마! 이건 어떻게 만든 거야?"
요즘 대형마트에 가면 지역 특산물처럼 팔리는 뽀얀 쌀만 보다가 많이 궁금했나 봅니다.
찍어 온 동영상을 보여주며 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 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밥, 설마 쌀 나무에서 열린 것, 과일 먹듯 그냥 먹는다는 아이는 없겠지요?
사라져가는 정미소 풍경이었습니다.
* 스크랩을 원하신다면 http://blog.daum.net/hskim4127/13220677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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