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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설, 가래떡 뽑기에 바쁜 '방앗간 풍경'

by 홈쿡쌤 2009.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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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가래떡 뽑기에 바쁜 '방앗간 풍경'


  몸이 안 좋아 우리 집에서 생활하고 계신 시어머님, 하루 종일 집안에서만 보내고 계시면서 머리에는 온통 시골로 향해있고 설이 가까워지자 걱정이 되나 봅니다.

“설장은 언제 볼래?”
“요번 주에는 봐야죠.”

“얼른 봐야 할 건데...”
“제가 알아서 할게요. 걱정 마세요.”

“그래 내가 걱정한다고 뭐가 되나?”

어머님의 그 속마음 훤하게 꿰뚫어 보고 있습니다.

“애미야, 우리 촌에 한 번 갔다 오자. 집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보일러는 터지지 않았는지, 수도는 또 괜찮은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신 가 봅니다.

“알았어요. 지금 가요.”

바람을 쌩쌩 가르며 남편과 함께 시골로 모시고 갔습니다.

텅 빈 집에는 휭 하니 찬바람만 스치고 지나갈 뿐이었습니다. 마루에는 먼지가 뽀얗게 앉아있고, 마당엔 이리저리 휘날린 쓰레기들로 엉망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살지 않으면 금방 폐허가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았습니다. 대충 비질을 하고 나니 어머님이

“야야, 창고에 있는 쌀 좀 꺼내 봐!”

“뭐하시게요?”
“떡국도 하고 강정도 만들어야지.”

“아~ 네.”

찧어 놓았던 쌀을 꺼내 되로 퍼 담아 방앗간으로 향하였습니다.

시골 방앗간에는 설 준비가 한참이었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할머니들로 가득하였습니다. 직접 농사지은  쌀을 가지고 떡가래를 빼기 위해서 말입니다. 설날 아침 떡국을 끓여 먹기도 하고, 객지 생활을 하고 있는 자식들에게 나누어 주기 위해, 영원한 내리사랑을 전하고픈 마음에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계셨던 것입니다.


쌀을 가져다주면 삯이 3,000원, 썰어주는 데 1,000원

1되 4,000원으로 5되를 맡겨 놓고 왔습니다. 작은 설날 시골에 가면서 찾아가면 되니까요.

시중에 우리쌀로 만든 게 1kg에 4,000원 하던데, 가래떡을 직접 빼서 만들면 훨씬 많이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명절 분위기 가득한 방앗간에서 만들어지는 떡가래....

한번 보실래요?


▶ 쌀을 물에 불려 가지고 갑니다.

▶ 기계에 2~3번 부드럽게 빻아 내립니다.

▶ 떡 시루에 담아줍니다.

▶ 20분 정도 쪄 줍니다.

▶ 가래떡을 내립니다.

▶ 바르게 펴 3일정도 말립니다.

▶ 기계에 넣으면 자동으로 썰어져 나옵니다.

▶ 손으로 썬 것 처럼 곱게 잘 썰어졌지요?


섣달 그믐날, 온 가족이 둘러 앉아 가래떡을 썰었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것도 기계화 되어 자동으로 썰어져 나왔습니다. 썰면서 손에 물집이 생기곤 했었는데 이젠 그것마저 아련한 추억일 뿐이었습니다.

모두가 설 준비로 많이 바쁜 일상입니다. 방학이라 부담은 없지만 어머님의 조언 받아 가면서 하나 하나 배워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옛날과는 달리 집에서 두부 만드는 것도 아니고 사면되니 뭐 어려울 게 있겠습니까. 큰며느리는 아니지만 누구 하나 희생없이 이루어지는 일 없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하렵니다.

아자 아자 !
이 세상의 주부들 홧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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