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밤, 추억의 꿀단지와 인절미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겨울밤,
유난히 밝은 달빛과 별들만이 세상을 향해 내려앉는 스산한 겨울밤,
일찍 먹은 저녁으로 인해 간식이 그리워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출장 갔다 돌아온 남편의 손에 토종꿀 한 통을 들고 왔습니다.

"어? 웬 꿀단지?"
"친구가 가져다 먹으라고 한 통 주네."
"가격 만만찮을텐데...공짜로?"
"이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다 또 보답해야지"
"........"

아들 녀석이 감기로 시달리고 있고, 평소 허약한 탓에 그냥 주는 것 덥석 받아왔나 봅니다.

 

  꿀단지를 보니, 유난히 약하고 작았던 나를 위해 아버지가 가져다 준, 꿀단지와 엄마가 만들어 준 고구마 조청이 너무 생각나는 밤이되었습니다.

나의 아련한 추억속으로 온 가족을 끌어넣어 보았습니다.


토종 꿀단지

 

  우리가 자라던 60-70년대에는 먹거리라고는 없었던, 참 가난한 시절이었습니다.

가마솥에서 갓 구워낸 군고구마와 동치미가 기나긴 겨울밤을 달래는 유일한 간식거리였던 그런 시절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소 장사를 하시는 아버지 덕분에 유난히 키도 자라지 않는 날 위해 원기소도 사다 주시고, 아주 작은 꿀 단지를 붙박이장 속에 넣어두고, 아무도 없을 때 한두 숟가락 받아먹고 나가 놀게 했던 행복한 시절도 있었습니다.





너무 많아서 작은 유리병에 옮기는 남편

 

  토종벌을 키우지 않아 사 먹어야 하기에, 엄마는 늘 겨울이면 밭에서 키운 고구마를 푹 고아서 조청을 만들곤 하였습니다. 가마솥에서 고구마와 물을 조금 붓고 장작불로 오래오래 지피다 보면, 이렇게 꿀처럼 까만 조청이 만들어지곤 하였습니다.

사 온 꿀로는 육 남매의 입을 다 채워주기는 힘겨웠기에, 이 조청 단지도 붙박이장 속으로 들어가 누군가 많이 아플 때에 따끈한 물에 타 주시곤 하셨던 엄마입니다.

아무래도, 체질이 제일 허약한 막내에게 더 많은 기회가 왔습니다.

그러자, 불공평하다는 느낌을 받았을까?

오빠들은 나를 데려다 놓고 먹이는 척하면서, 정작 오빠들이 더 많이 퍼먹어버렸습니다. 달콤함에 자꾸자꾸 퍼먹다 보니, 결국, 바닥을 보이게 되었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뚜껑을 닫아 넣어 두었습니다.

며칠 뒤, 텅 빈 조청 단지를 본 엄마는 그냥 피식 웃으시고 넘기시는 것이었습니다.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바라만 보다가, 우린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었던 기억 생생합니다.

 



  꿀단지에 묻은 꿀을 손으로 닦아가며 손가락까지 빠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추운 한 겨울밤, 엄마가 해 주던 음식이 생각나, 우리 아이들에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집에있는 인절미와 떡볶이 떡을 후라이팬에 굽습니다.

 

▶인절미에 콩가루가 묻어 있어 조금 타 버렸습니다.

   그냥, 보기 좋게 노릇노릇, 노글노글하게 구워내어 꿀에 찍어 먹습니다.








▶그냥 주면 잘 먹지도 않는 인절미를 살짝 구워 꿀에 찍어 먹게 했더니,

   가족의 손놀림이 빨라집니다.

   "엄마! 너무 맛있어요"
   "엄마! 더 주세요."
   "것 참! 생각보다 맛있네~"

 

 꽁꽁 얼어붙은 찬 기온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집에서는  따뜻한 행복이 넘쳐나는 저녁이 되었습니다.

어릴 적, 육 남매의 손이 이렇게 오갔을 것이란 생각을 하니,

쳐다만 봐도 미소가 번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추억은 이렇게 사람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 주는 가 봅니다.

 

여러분은 한겨울에 생각나는 추억 하나 없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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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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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비밀댓글입니다

    2013.12.21 07:13 [ ADDR : EDIT/ DEL : REPLY ]
  3. 어릴 때 참 많이 먹었죠
    한 겨울에 구워먹는 떠깅 왜 그리 맛있었는지^^
    주말 행복하세요

    2013.12.21 08: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사랑초

    그리운 끌단지네요 ㅎㅎ

    2013.12.21 08:23 [ ADDR : EDIT/ DEL : REPLY ]
  5. 떡에는 꿀이 최고인것 같아요..

    2013.12.21 08: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기나긴 겨울밤..추억이 생각나네요.
    행복한 주말 되세요.^^

    2013.12.21 08: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꿀에 찍어먹는 인절미..
    정말 별미죠?..
    홍씨에 찍어 먹어도 맛나지만.. ^^

    2013.12.21 09:19 [ ADDR : EDIT/ DEL : REPLY ]
  8. 꿀은 겨울철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단골 커피점에서 꿀이 들어간 차를 먹을때가 종종 있죠.

    즐거운 주말 되세요...^^

    2013.12.21 09: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우와~ 추억의 꿀단지 너무 반갑네요~
    역시 겨울밤에는 인절미를 꿀에 찍어 먹는 간식이 최고에요^^

    2013.12.21 09: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우어어 너무 맛나보여요 ㅎㅎ
    갑자기 배속이 꼬르륵~~~

    2013.12.21 09: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비밀댓글입니다

    2013.12.21 10:01 [ ADDR : EDIT/ DEL : REPLY ]
  12. 행복한 겨울철 별미!! 무엇보다 떡과 꿀은 환상적인 궁합 같아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2013.12.21 10: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은빛소나타

    ㅎㅎ에고...꼴단지..
    조청에 찍어먹던 기억 생생합니다.

    추억여행 하고 갑니다.

    2013.12.21 10:31 [ ADDR : EDIT/ DEL : REPLY ]
  14. 저렇게 찍어서 먹으면 맛이 아주 기가막히죠..ㅎㅎㅎ

    2013.12.21 10: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비밀댓글입니다

    2013.12.21 10:56 [ ADDR : EDIT/ DEL : REPLY ]
  16. 조청에 찍어먹으면 너무 맛있는데.ㅎ
    먹고 싶어지네요.ㅎ

    2013.12.21 11: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말랑말랑 인절미도 좋지만 굳은 인절미를 달군 팬에 올렸다가 먹는 것 너무 좋더라구요. ㅎㅎ

    2013.12.21 14: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소리새

    추억의 맛이지요^^

    2013.12.21 16:42 [ ADDR : EDIT/ DEL : REPLY ]
  19. 아아.. 요거 오랫만인걸요 ㅎ
    요렇게 먹음 맛이 기가 맥힞요 ㅎ

    2013.12.21 19: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떡을 먹어본지가.. 언 몇 개월째인 거 같은데...ㅎㅎㅎ
    이렇게 야밤에 밥을 먹고도 군침이 도네요~!

    2013.12.21 20: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완전 생각나는군요 ㅎㅎ
    어릴적 시골에서 먹던 생각이 납니다 ^^

    2013.12.21 21: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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