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볼 만한 세상, 인심까지 먹고 온 서울 깍두기
1월 2일 1차 합격을 하고 아들의 입대 면접이 부산병무청에서 있었습니다.
"우리 온 가족 부산 놀러 갈까?"
"콜!"
녀석들은 좋아라 합니다.
그렇게 오랜만에 가족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부산에 사는 시누이가 장어구이를 사줘 맛있게 먹고 광안대교가 보이고 경치가 좋다는 아쿠아펠리스 찜질방에서 1박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주차장이 가득 차 들어갈 수 없다고 합니다.
"어쩌지? 다른 곳에 가야겠다."
"안돼!"
"자리가 없다고 하잖아."
남편은 주택가라도 세울 곳이 없나 하고 이리저리 살피다 가까이 있는 서울 깍두기 주차장에 차를 세웁니다.
"아들! 식당에 들어가서 내일 아침밥 먹을 테니 주차 좀 하면 안 되는지 물어보고 와."
"..............."
용기가 없는 아들은 가만히 앉아만 있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내려 식당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고 나오며,
"짐 챙겨라. 찜질방 들어가자."
"오호, 우리 아빠 최고!" 딸아이의 찬사를 듣는 남편입니다.
북적이는 찜질방에서 잠을 자고
멋진 일출까지 보고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아침 8시쯤 도착했는데
찜질방에서 나온 사람들이 속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벌써 자리 잡고 곰탕을 먹고 있었습니다.
100% 한우로 만든다는 서울 깍두기는 체인점입니다.
먹거리 X파일에서 프리마도 아닌 양념 가루로 맛을 내는 것을 보고
설렁탕을 절대 사 먹지 않을 것이라고 하던 남편인데
"믿고 먹어야지." 합니다.
치커리 무침, 청양고추, 김치(배추김치, 깍두기) 딱 세 가지 반찬입니다.
갓 지은 곱슬곱슬한 밥, 설렁탕, 곰탕입니다.
맛있게 한 그릇씩 먹으면서
"내가 라이트를 켜두고 갔던가 봐."
"진짜? 그럼 시동 안 걸리는 것 아냐?"
"아니, 괜찮더라."
"다행이네."
그런데 서울 깍두기 주인 어르신이 새벽같이 나와 자동차에 불이 켜진 것을 보고 남편에게 전화를 몇 번이나 해도 받질 않았다고 합니다. 마침 핸드폰 배터리가 없이 꺼져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방장님은 "걱정 마세요. 시동 안 켜지면 우리 자동차 연결해 드릴게요."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런 인심 좋은 가게에 자동차까지 세우고
맛있는 아침 식사까지 했으니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정말 마음이 따뜻한 분들을 만나 즐거운 여행길이었답니다.
살아볼 만한 세상 맞지요?
도움되신 맛집 정보였다면
추천, 하트 ♡ 꾸우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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