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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가볍고 보드라운 할미꽃 홀씨를 보셨나요?

by 홈쿡쌤 2009.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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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보드라운 할미꽃 홀씨를 보셨나요?
 

며칠 전, 시골에 혼자 지내고 계신 시어머님 국물이나 끓여놓고 오려고 들렸다가 가까이 있는 남편 친구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 앞 화단에는 봄꽃들이 활짝 피어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내 눈에 들어온 건 자세를 낮춰야 볼 수 있는 할미꽃이었습니다. 남편은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난 카메라에 할미꽃을 담기에 바빴습니다.

“어머나, 할미꽃이 피었네.”
“산에 갔다가 아주 작은 것을 옮겨 심었는데 잘 자라네.”

“우와. 너무 예쁘다.”

쪼그리고 앉아 할미꽃을 감상하였습니다.


 

양지바른 무덤가 온몸을 잔털로 덮은 허리 굽은 붉은 자주색 꽃!

꽃 지고 나면 굽은 허리 바로 하며 홀씨를 날려 보낼 비행날개 길게 만듭니다.

이 모습이 백발을 풀어헤친 할머니 같아 할미꽃이라 부른답니다.





 

할미꽃이 '봄의 전령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을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흰 털을 잔뜩 달고 있는 꽃대와 잎,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인 채 짙은 자주색으로 피어난 할미꽃들이 어떤 다른 꽃들보다 먼저 봄 소식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할미꽃이란 이름은 할머니처럼 구부러져 있는 꽃대에서 유래하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 4∼5월께 꽃잎이 떨어지고 나면 그 자리에 암술 날개가 하얗게 부풀어져 영락없이 백발노인이 머리칼을 풀어헤친 모양이 되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할미꽃은 또한 그 자태처럼 애잔하기 짝이 없는 슬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할미꽃의 꽃말 역시 '슬픔, 추억'으로 '어렵게 키워 시집보낸 큰 손녀에게 온갖 박대를 받고, 멀리 시집간 작은 손녀를 찾아가다 허기와 추위에 지쳐 죽은 할머니'의 애달픈 얘기가 그것입니다.




 

하지만 할미꽃은 실제로 매우 아름다운 꽃이다. 작은 키에 꽃대마저 구부러져 있어 얼른 보기에 초라한 들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딴판입니다.




할미꽃의 숨겨져 있는 아름다움을 누군가는 '짙은 자주색 꽃은 이른 아침 혹은 오후의 비스듬한 햇살을 받아 투명한 자수정처럼 반짝거리고, 보송보송 어린아이 솜털 같은 꽃잎 주변의 잔털은 민들레 홀씨같이 가볍고 보드랍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우리는 민들레가 지고 난 후

홀씨를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고, 불어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나는 할미꽃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뽀얗게 피어오른 또 다른 모습이었기에....


바람결에 날려가 새 생명으로 탄생하게 될 홀씨가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http://blog.daum.net/hskim4127/13744359
클릭하시면 사진을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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