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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어릴적 친구를 생각나게 하는 '개구리들의 합창'

by 홈쿡쌤 2009.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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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단지를 조금만 벗어나면 뒷산이라 휴일이면 남편과 함께 자주 찾곤 합니다. 시골에서 자라난 탓인지 이것저것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재미도 솔솔 합니다. 솔솔 불어오는 솔바람을 느끼고, 아름답게 핀 들꽃들도 만나고, 맑은 새소리, 곡식들이 익어가는 소리를 듣습니다.


                   ▶ 흙을 밟아보는 기분도 상쾌합니다.

 ▶ 하나하나 농부의 손길로 봉지로 싼 배가 자라고 있습니다.












 

▶ 남강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정상


 ▶ 일손이 모자라 직파를 한 벼논 
 

헬스장을 그만두고 난 뒤, 매일 밤 남편의 손을 잡고 산책을 합니다. 들판에는 모내기를 끝내고 제법 파릇파릇 벼들이 땅 냄새를 맡아 가고 있습니다. 어제는 왜 그렇게 개구리가 시끄럽게 울어대던지

“개구리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시끄럽게 우는 거지?”

“짝 찾는 소리 아니가.”

“그래서 밤에 더 우는 건가?”
“그럼. 지들도 염치가 있어야지.”

“호호호~ 그래 되나?”


별이 초롱초롱하고 달빛이 세상을 비추는 이른 밤 논둑길을 걷노라면 가까이서 멀리서 요란스레 개구리 우는소리가 온 들판을 뒤덮습니다. 물론 개구리가 낮에 전혀 안 우는 것이 아니고, 밤이 조용하니까 더 크게 들릴 수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어쨌거나 밤에 더 많이 우는, 잘 우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날씨 좋은 날에도 개구리는 울지만, 밤에는 세상이 떠나가라 울어댑니다. 원래 개구리는 올챙이 시절에는 물고기처럼 아가미로 호흡합니다. 이것이 개구리가 되어

땅으로 오르게 되면 폐로 호흡하게 되고, 개구리의 폐 구조와 성능이 썩 좋은 편이

아니라 다른 뭍짐승처럼 폐를 부풀려 공기를 빨아들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목을

부풀리기도 하고 움츠리기도 해서 공기를 폐로 보내고 개구리의 목이 쉬지 않고 움직이는

이유는 불완전한 호흡 때문입니다.


그런데 개구리는 폐 호흡만으로 충분한 공기를 들이마실 수가 없어 피부로 숨을 쉬어 보충합니다.  물론 사람도 피부 호흡을 하지만 개구리처럼 피부 호흡에 많이 의지하지는 않습니다. 개구리 피부가 항상 젖어 있는데 젖어 있어야 공기 중의 산소를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낮보다는 밤이, 맑은 날보다는 비 오는 날이 개구리로서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고, 숨쉬기를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구리가 밤과 비 오는 날에 울어대는 것은 엄마의

무덤 때문에 슬퍼서가 아니라 사실은 너무너무 기분이 좋아서 '아들, 손자, 며느리 다 모여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밤 산책길에 들리는 개구리 소리를 개구리가 우는 것이 아니라 개구리가 노래 부르는구나 하고 들어주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개구리 노래 소리 한번 들어 보실래요?




 

괜히 어릴 적, 친구들과 뛰놀던 그 여름이 생각나게 하는 소리인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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