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웰빙 전통 사찰음식을 맛보다!



서른 셋에 결혼을 하고 이제 여고 3학년인 딸아이 늦은 시간에 들어와서는 조잘조잘 지져댑니다.
"엄마! 엄마! 연수 있잖아."
"어. 같은 아파트에 산다는?"
"엄마랑 절에 갔다 왔는데 서울로 대학 갈 수 있다고 했데."
"그래?"
"응. 엄마도 좀 갔다 와. 수능 때 엄마의 정성이 반이라고 하더라."
"참나! 그런 소리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당연, 공부야 열심히 하지."

삼일절 날, 아침부터 야단입니다.
"엄마! 절에 언제 가?"
"이모랑 약속했어. 오늘 만나자고."
"스님이 사용하던 염주 같은 거 있으면 달라고 해."
"몰라. 이모가 이야기하겠지. 엄마는 잘 모르잖아."
"꼭 받아와 알았지?"

딸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 같이 근무했던 지인과 함께 아주 작은 암자를 찾았습니다.
두 손을 모으고 대웅전으로 향하였습니다. 




차밭이 봄 마중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새싹이 올라오면 찻잎을 만든다고 하셨습니다.





대웅전으로 들어가 부처님 앞에 두 손 모으고 절을 올렸습니다.
딸아이 말처럼 정성 가득 담아서 말입니다.
고요한 산사의 맑은 풍경소리는 내 귓전을 울립니다.

그리고 점심 공양 시간이 되자 스님이 점심을 먹고 가라고 하셔서 따라 들어갔습니다.
"김치뿐이지만 한 끼 드시고 가세요."
"네. 감사합니다."


엄나무 잎
봄에 파랗게 돋아난 엄나무를 삶아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해동시켜 무친 나물입니다.
쌉싸롬한 맛이 봄에 입맛 떨어질 때 저절로 돌아올 것 같았습니다.



김 가루 산초무침
산초 잎을 따서 그대로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김 가루와 함께 무쳐낸 것입니다.
산초의 향기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습니다.



버섯 간장 떡볶이
가래떡과 버섯이 들어간 간장 떡볶이였습니다.
은근히 맛있는 요리였습니다.



봄에 만들어 두었다는 우엉잎 장아찌




총각김치
아삭아삭 씹는 소리까지 맛있는 김치입니다.
장독에서 적당히 익어 그 맛 정말 환상적이었답니다.



▶ 스님이 직접 차려주신 반찬들
직접 담근 고추장 된장 간장으로 요리하였습니다.





▶ 잡곡밥



▶ 우거지 된장국





개인 접시

사찰공양은 남기지 않습니다.
개인 접시에 먹을 만큼만 담아 먹습니다.




복수초


돌나물


꽁꽁얼었던 겨울속에서 봄이 오고 있었습니다.
내리쬐는 햇살과 시원한 바람속에 봄이 하나 가득합니다.






▶ 스님의 서각 작업



▶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전통 서각을 가르치시는 원표 스님





▶ 스님이 직접 만든 차로 끓여 주셨습니다.


봄이오면 늘 바쁘다고 합니다.
찻잎 따서 볶고 말려야 하고,
파릇파릇 돋아난 봄나물들 손질하여 냉동실에 얼려야 하니 말입니다.

아주 작은 암자로 스님은 두 분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오가는 손님이 많아 반찬을 늘 준비해 둔다고 하였습니다.
어찌나 맛있던지 밥 한 그릇을 비우고 더 먹었습니다.





스님이 주시는 묵주와 달마 목거리입니다.



"스님! 딸아이가 등 밀어서 왔는데 오길 잘했습니다."
"잘 오셨어요."
"이거 부처님 앞에서 사용하던 염주입니다. 따님 갖다 주세요."
"감사합니다."

사실, 원하는 대학 갈 수 있는지 물어보고 오라는 딸의 당부도 있었으나, 부처님 앞에 정성만 내려놓고 왔습니다. 어차피 공부는 자신의 몫이니 말입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뭐든 잘 풀린다고 하더라. 원하는 대학 갈 수 있데."
그 말만 해 주렵니다.
잘 풀린다고 하면 그렇게 믿고 마음 편안하게 더 열심히 할 것 같기에 말입니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나 스스로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온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딸! 올 한 해 동안 고생하자!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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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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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전 댓글 더보기
  2. 등산하고 먹는 절밥은 정말 최고죠 ㅎㅎㅎ
    건강함이 느껴지는 밥상입니다 ^^

    2012.03.03 10: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다른 블로거님의 글에서 사찰음식을 접했는데
    노을 글에서도 사찰음식이..ㅠㅠ.
    진정 이번 주말엔 사찰로 가야겠습니당...

    예전에 먹었던 사찰음식을 잊지 못하고 있거든요...얼마나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맛이던지..
    먹어도 먹어도 계속 먹고 싶은 맘이 들었지만 눈치가 보여서 리필을 그만뒀던 경험이 있답니다.
    우거지 된장국은 사진만 봐도 맛이 입안에서 감돌 정도네요.

    2012.03.03 11:09 [ ADDR : EDIT/ DEL : REPLY ]
  4. 전통사찰음식.. 건강에도 좋을것 같아요^^
    행복하고, 즐거운 토요일 보내세요^^

    2012.03.03 11: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봄이 오는 내음새가 가득하네요^^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2012.03.03 12: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그야말로 건강식이로군요....
    봄에 사찰음식 맛보고 싶어집니다...
    잘 보고 갑니다...행복한 주말 되세요 ...*^*

    2012.03.03 12: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정갈한 음식 잘 보고 갑니다~
    그리고, 꼭 서울에 있는 대학 가길 바랄게요~^^

    2012.03.03 13: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사찰음식 한번 맛보고 싶네요. 잘 보고 갑니다~

    2012.03.03 13: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주말이네요!!
    휴식 푹 취하시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2012.03.03 14: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건강식이네요^^
    즐거운주말보내세요

    2012.03.03 14: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자연산이 따로 없네요..
    저는 저 산나물을 다~ 넣고 슥싹슥싹 비벼먹고 싶어요...

    2012.03.03 15: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사랑하고파

    소박한 밥상이네요.

    잘 보고가요.

    2012.03.03 16:24 [ ADDR : EDIT/ DEL : REPLY ]
  13. 절밥....
    먹어본 사람만이 그맛을 알지요..
    저도 처음엔 어찌먹나 했는데...
    진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지금도 절에 가면 꼭 먹고옵니다..ㅎ

    2012.03.03 16: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오~~
    달마 목걸이...넘 탐이 나요..
    ㅎㅎㅎ
    즐건날 되세요^^*

    2012.03.03 17: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좋은 글 잘보고갑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12.03.03 18: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정갈한 사찰음식이 눈을 확 끌어당기네요^^

    2012.03.03 20:44 [ ADDR : EDIT/ DEL : REPLY ]
  17. 새콤하게 익은 총각김치만 있어서 정말 밥한공기는 뚝딱인데...
    저런곳에서 먹으면 더 저런 음식이 잘 어울리면서 맛있죠...

    2012.03.03 20: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ㅎㅎ 사찰음식 잘 보고 갑니다...ㅎ

    2012.03.04 01: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어느 절인가요? 사찰음식 정말 먹고 싶은데 먹을 기회가 없네요^^

    2012.03.04 03: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저도 불교신자인데요
    절에만 가면 마음이 정위치 하는것 같아요
    좋은 휴일되세요^^

    2012.03.04 06: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소담스런 밥상입니다
    즐거운 일요일을 잘 보내세요~

    2012.03.04 06: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가슴 먹먹하게 만든 스님이 벗어놓은 낡은 털신



이제 긴 겨울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어제는 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지리산 대원사를 다녀왔습니다.
저 멀리 정상에는 하얗게 잔설이 내려앉아 있어 바람은 차갑기만 하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5명 모두 불교 신자라 함께 대원사에 들어갔습니다.
땡그랑 땡그랑 풍경소리가 조용한 산사를 깨우고 있었습니다.



▶ 대원사 입구


▶ 대웅전



▶ 평온한 대원사 풍경


▶ 부처님
조용히 두 손 모아 절을 두 번 올렸습니다.
온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며...



▶ 나란히 놓인 스님의 보온 신발
대웅전을 나와 툇마루 아래 놓인 신발을 보니 친정 엄마 생각이 간절하였습니다.
맨 오른쪽 신발은 짝이 맞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짝도 맞지 않는 다 낡은 보온 신발 하나로 긴 겨울을 나셨던 엄마가 그립기만 합니다. 
엄마는 다 달은 신발 속에 못 쓰는 천조각으로 누벼 깔창을 만들어 넣어 신고 다녔습니다. 
알뜰살뜰 하나라도 아껴야만 했기에 당신 위한 삶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직 6남매를 위해 희생만 하고 떠나신 엄마이기에 말입니다.
사진을 찍고 쪼그리고 앉는 나를 보고
"에구! 신발 보고 또 엄마 생각했구나."
"..............."
"그 시절에는 다 그렇게 살았지. 우리 어머님 모두가..."
"그랬지."
"스님 역시 알뜰하신가 보다."

늘 움켜질줄만 알고 버릴 줄 모르는 나를 발견합니다.
욕심없이 내려놓는 소박한 스님을 상상해 봅니다.






 


▶ 계곡에 얼어 붙은 고드름




 




▶ 소원 돌탑



▶ 길고양이
검은 고양이였습니다.
사람의 소리를 듣고는 슬그머니 도망치는 녀석입니다.
이 겨울! 무얼 어떻게 먹을지 걱정되었습니다.




 





▶ 얼음 사이로 졸졸졸 계곡물이 흘러갑니다.


▶ 휴림 가는 길
차가운 몸도 녹이고 차 한 잔의 여유 누려보았습니다.



               ▶ 난로 위에 고구마를 구워 먹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찻집을 들어섰습니다.
"어서 오세요."
개량 한복을 입은 주인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춥지요? 이리로 오세요."
장작을 난로 안에 넣으며 불을 지펴줍니다.
"도시락 얹어 먹은 게 생각난다."
"도시락이 아니고 밴또..."
"호호..맞어 맞어."
"고구마 구워 먹음 좋겠다."
손님이 오면 내놓기 위해 미리 익혀서 두었던 고구마를 호일에 싸서 올려놓습니다.
스믈스믈....
옛이야기 속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 메뉴판입니다.
옛날 책처럼 엮어서 만들었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만졌는지 낡아 있었습니다.



▶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 따뜻한 오미자차


▶ 스쳐 간 사람들의 메모입니다.
사장님은 메뉴판과 함께 오가는 사람들이 흔적을 남길 수 있도록 해 두었습니다.
한 장, 두 장, 장수를 넘기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 참 행복했습니다.


아니, 가까이 지내던 동료와 마음 나눌 수 있어
그리운 엄마를 떠올릴 수 있어 더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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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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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진을 보는데 좋네요^^ 풍경은 겨울이지만, 저녁노을님 시선이 참 따뜻한 것 같아요. 스님의 신발도, 산을 홀로 다니는 저 고양이도... 뭔가 따듯한 시선에서 찍을 수 있는 사진들로 보여요^^ 잘 보고갑니다^^

    2011.12.23 15: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오랜만에 마실을 왔어요~
    오늘도 잠시 외출을 하고 돌아왔는데 차가운 바람에 몸이 절로 굳어 버리던데~
    몸은 굳어 버려도 눈과 추억은 굳지 않나봐요^^

    2011.12.23 15:53 [ ADDR : EDIT/ DEL : REPLY ]
  3. 털 신발 보고있으니 어릴때 할아버지가 신었던 것이 떠오릅니다. ㅎㅎ

    지인분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셨나봅니다. 잘보고 간답니다. ^^

    2011.12.23 21: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웬지한번 가보고 싶네요 ^^ 잘보고 갑니다 메리크리스마스되세요!!^^

    2011.12.23 22: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노을이님 우수블로그 축하드립니다.
    뭐 당연한거지만 그래도 축하드려요^^

    메리 크리스 마스입니다.

    2011.12.23 23: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저도 맘이 따스해지는 군요..^^

    2011.12.24 00: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사랑초

    어릴 때가 생각나는군요.

    우리 어머님이 다 그랬지요.ㅎㅎ

    2011.12.24 04:54 [ ADDR : EDIT/ DEL : REPLY ]
  8. 뭔가 모르게 가슴속 한켠이 꿈틀꿈틀...
    제가 있는 곳은 눈이 많이 왔네요.
    노을님 계신곳은 어떤지 모르곘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

    2011.12.24 06: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잘 보고 갑니다 어머니의 보온털신이라 마음에 와닿습니다. 우리 스님 털신도 다 낡았던대 한 켤레 사다 드려야겠습니다 연말연시 즐겁게 보내세요

    2011.12.24 06:45 [ ADDR : EDIT/ DEL : REPLY ]
  10. 오랜만에 보는 대원사의 모습입니다.
    지리산의 향기가 여기까지 오는 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성탄 되세요.

    2011.12.24 06: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비밀댓글입니다

    2011.12.24 08:09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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