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 말에 한 뼘의 행복이 자란다.
이젠 아침저녁으론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새벽녘에는 발밑에 두고 잔 이불을 잡아 당기기도 합니다.
항상 그렇듯 바쁜 아침일상입니다.
"얘들아! 학교 가야지. 일어나!"
"여보! 얘들 좀깨워줘요."
늘 앵무새처럼 부르는 노래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어느날엔 상냥한 목소리로
또 어느날엔 앙칼진 목소리를 쏟아 내기도 합니다.
여고1학년인 딸아이 방학동안 아침형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데, 개학을 하고보니 심화반에서 12시를 넘겨 집에 들어오고 또 늦게까지 할 일을 하고 자다보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날따라 3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잠이들었나 봅니다. 깨워놓으면 저 방으로 달려가서 자고 있고, 또 깨워 놓으면 안방 침대에서 자고 있어 화가 난 목소리로
"야! 정말 너 이럴거니? 내가 못 살아."
"엄마! 나 어제 3시 넘어서 잤어. 5분 아니 1분만.."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남편이 누워서 한 마디 합니다.
"아이쿠! 작심삼일, 말뿐인 녀석!"
핀잔을 줍니다. 그러자 딸아이 하는 말
"아빠나 잘해!"
"뭐야? 아빠한테 말버릇 좀 봐."
덩달아 남편도 화가 많이 났습니다.
둘이서 말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화가 난 딸아이는 아침밥도 먹지 않고 나갈 폼새입니다. 그래서
"식빵 해 줄까?"
"응. 하나만 해 줘."
토스트기에 식빵을 넣어두고 나도 머리감으러 화장실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준비를 다 한 딸아이 식빵에 딸기쨈을 발라 먹으러고 하니 쨈위에 곰팡이가 앉아 있었던가 봅니다.
"엄마! 쨈이 썩었어."
"그냥 걷어내고 먹으면 돼."
집에서 만든 딸기쨈이라 설탕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서 그런 현상이 곧잘 일어나곤 하니까요.
딸은 숟가락 보다는 플라스틱을 넣어 떠 내야 된다는 생각으로 포크를 사용했던가 봅니다. 그걸 보고 남편이 또 한마디 합니다.
"야! 숟가락으로 해야지 포크로 그럼 다 흘러내리잖아! 모자라는 것 아냐?"
"몰라~"
하던 일을 그냥 두고 현관문을 꽝 닫고 나가버립니다. 아침을 굶고 가는 딸아이를 보니 어찌나 맘 아프던지...
맨발로 뛰어나가 2천원을 주니 아무말 없이 받아갑니다.
"당신 왜 그래? 딸한테."
"좀 모자라는 행동을 하잖아!"
"아니, 그럼 딸아~ 숟가락으로 해. 그렇게 말하면 되지 뭘 그렇게 심하게 말을 하냐구?"
".................."
그렇게 부산한 아침을 보냈습니다.
늦게 귀가하는 딸아이를 기다려주는 건 아빠입니다. 현관문 열리는 소리를 듣고는
"딸! 어서 와!" 아빠가 먼저 반겨줍니다.
"다녀 왔습니다."
아무일 없는 듯 또 생글생글 웃으며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쏟아냅니다.
"아침에 뭐 사 먹었어?"
"응. 오랜만에 빵먹었어. 빵 먹으니 기분좋던걸!"
"그래도 아빠한테 말 조심하자."
"알았어요."
사랑하는 우리 가족에게 오늘 하루 이렇게 말해주세요.
★ 남편이 아내에게 듣고 싶어하는 말
㉠ "당신이 최고예요. 사랑해요!"
㉡ "매일 수고가 많아요."
㉢ "오늘 아주 멋있어 보여요."
㉣ "당신을 믿어요."
㉤ "여보, 고마워요."
★ 아이가 엄마에게 듣고 싶어 하는 말
㉠ "너와 함께 할 수 있어 엄마는 늘 행복해"
㉡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을 거야."
㉢ "항상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어."
㉣ "넌 잘 할 수 있을 거야"
㉤ "엄마는 늘 네가 자랑스러워"
가족이기에 모든 걸 받아주는 것인가 봅니다.
만약, 남이었다면 말을 거는 것 조차 싫어 할 것인데 말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가족간에도 지켜야 할 예의는 있다고 봅니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고 해도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아니 어쩌면 완전히 이해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서로를 힘들게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완전히 사랑할 수는 있는 것. 가족이란 그런 것 같습니다.
말 속에 독이 들어가서는 분명 안 될 것입니다.
따뜻한 말로 풀어가도 모자란 세월들입니다.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주게 하는 아침이었습니다.
한 마디 말에 한 뼘의 행복이 자라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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