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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승가원의 천사들'

by 홈쿡쌤 2010.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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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승가원의 천사들'


4월은 잔인한 달일 뿐만 아니라 춥고 웃음을 잃어버린 달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MBC의 파업으로 <무한도전>에서 이어질 하하의 예능 수업을 볼 수 없고, 천안함 사건의 여파로 마음 한 구석이 텅빈 것 같은 달이었기 때문입니다. TV에서 예능방송인 웃음을 금지한다면, 대신 웃음 없는 세상 어딘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살아내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사진출처 :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MBC에 있습니다.


  금요일, 독서실에 가서 밤늦도록 공부하고 돌아올 녀석들을 기다리면서 뭐 볼 게 없나? 하고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는데 MBC 스페셜 밤 10시 45분 <승가원의 천사들>이라는 다큐멘터리가 방송되고 있었습니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16일 방송된 다큐멘터리 '승가원의 천사들' 에서는 장애아동요양시설 '승가원' 에 살고 있는 11살 태호와 8살 성일이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담으면서 평범한 삶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서울 안암동에 위치한 승가원은 무연고 또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적용되는 수급권자로서 양육이 불가능한 장애아동을 보육하는 장애아동보육시설로 현재 76명의 중증장애아동이 살고 있습니다. 장애로 힘들지만,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76명의 승가원 아이들. 그 속에는 팔은 없지만 누구보다 당찬 유태호(11세)군이 있었습니다.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11살 태호와 8살 성일이의 이야기를 그린 MBC '승가원의 천사들' 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습니다.



장애는 단지 불편할 뿐이다.

그 불편함을 뛰어넘느냐 못 넘느냐는 온전히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우리는 쉽게 말을 합니다. 장애아동 보육시설 승가원에 살고 있는 태호는 태어날 때부터 두 팔과 허벅지가 없고, 입천장이 뚫려 태어났고 또한 부모로부터 버려졌다고 합니다. 우유를 먹을 수도 없었고, 찬 바람에도 열이 40도까지 올라 응급실을 달려갔어야 했고, 작고 약한 태호를 보며 사람들은 5년을 살지 10년을 살지 기약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 얼굴을 손톱으로 긁고 괴롭힘을 당해 우는 태호. 문을 잠그고 막는 모습

없는 것이 많은 태호와 모자란 것이 많은 성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성장하는 의좋은 형제의 이야기. 


성일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태호의 신변에도 변화가 찾아오게 됩니다. 입소 당시 남녀 비율이 맞지 않아 누나들과 함께 방을 쓰던 성일을 지적장애 남자아동들이 거주하는 햇님실로 이사시키야 하는데, 태호도 같이 보내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약하고 어리광 많은 성일이긴해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결정인데 덩치 큰 형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합니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담담히, 씩씩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몸을 지켜나가는 태호. 햇님실로 들어가자마자 울음부터 터트리는 성일를 보살피고, 친근함을 표현하는 방법이 과격한 형들과 사귀기는 법을 터득해 가면서 또 잘 적응해 갑니다.



누구보다 강한 의지를 가진 태호

태호는 누구보다 씩씩하고 강한 의지로 올해 11살 봄을 맞았습니다. 불편한 몸이지만 혼자서 밥을 먹고, 옷도 갈아입습니다. 일상생활 자체가 도전이었지만 그 도전을 기꺼이 즐기는 태호의 성장은 장애를 향한 편견을 깨뜨리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태호는 초등학교 4학년으로 일반학교에 다닙니다. 반장 선거에 나가 아깝게 한 표 차이로 떨어졌습니다. 뚝뚝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태호, 가슴 아프게 바라보던 선생님이

“태호야! 2학기에 또 기회가 있잖아. 울지 마.”

정말 따라 울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몸으로 동생을 돕는 태호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뇌병변 1급 장애 아동인 동생 성일이에게 글씨를 가르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태호는 함께 지내는 미소 천사 성일이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글을 가르쳐줍니다. 아직 이름도 쓰지 못하는 동생의 손을 성일이는 발로 잡고 함께 그림을 그리듯 써 내려갑니다. 그러면서 ‘그렇지!’, ‘잘했어.’ 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성일이가 혼자 성씨인 ‘홍’을 혼자서 써는 걸 보고

“엄마~! 엄마!~” 보육교사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엄마! 성일이가 해 냈어.”

선생님은 두 녀석에게 빼빼로 한 개를 줍니다. 그러자 네 한 입, 내 한 입 하면서 나눠 먹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애잔하던지....또 성일이는 한 글자를 스스로 쓰기까지 몇 달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포기 할 줄 모르는 태호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이 불편하면서 남을 도울 줄 아는 고운 마음도 보았습니다.






 

방송을 마쳐갈 무렵, 아들이 들어섭니다.

“아들! 여기 앉아 저것 좀 봐!”
“뭔데 그래요?”

“세상에 저런 아이도 다 있다.”

가만히 앉아서 바라보는 아들입니다.

“정말 건강하다는 사실만으로 고마워해야겠어.”

“저도 열심히 할게요.”

다른 말이 필요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알아듣게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늘 엄마의 잔소리밖에 되지 않았는데 스스로 알아서 해야 된다는 걸 느끼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저뿐만 아닌 방송을 본 모든 사람이 느낀 감정일 것입니다.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미처 몰랐을 것입니다.

태호와 성일이도 저렇게 열심히 살아가는데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가듯 우린 욕심으로 가득 찬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팔 대신 두 발로 척척 밥을 먹고 글씨를 쓰고, 늘 모든 일에 열심히 노력하는 태호의 모습 자체가 감동이었습니다.


씩씩한 태호와 해맑은 성일 등 때로는 힘들지만 서로 아끼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승가원 아이들. 꿈 많고 의욕 넘치는 승가원 아이들의 일상을 담은 <승가원의 천사들>은 장애아동에 대한 편견을 깨트리고, 따뜻한 이웃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슴 뭉클한 두 아이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우리를 되돌아봅니다.

주어진 건강과 환경에 감사히 여기며 내 가진 것만으로도 행복 느끼며 살아야 한다는 걸....
 
태호야 잘 자라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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