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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제대 말년 휴가 중, 험한 세상을 경험한 사연

by *저녁노을* 2011.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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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말년 휴가 중, 험한 세상을 경험한 사연


오랜만에 마음 통하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나 아닌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하는 것도 작은 행복이라 여깁니다.
"잘 지냈어?"
"응. 너도 잘 지냈지?"
"늘 그렇지 뭐."
"참! 아들 군대생활 잘하고 있지?"
"야는! 며칠 전 말년휴가 나왔어 얼마 있으면 제대해."
"정말? 세월 너무 빠르다."
"그러게"

저는 이제 고1인데 일찍 시집을 간 탓에 지인의 아들이 요즘 말년 휴가를 나와 있고 내년 3월이면 3학년에 복학을 합니다. 딸아이처럼 얌전하기만 하던 녀석이 피부도 가무잡잡하게 변했고 근육도 생기고 어깨도 턱 벌어져 천생 남자라고 자랑하는 지인입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코피가 터지도록 싸운 모습을 보고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왜? 무슨 일로?"
"응. 임금을 주지 않아서 그랬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냉혹한 사회를 알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세상도 많은데, 어두운 세상의 단면을 먼저 봐 버린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였습니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함께 휴가나온 친구 2명과 지인의 집에서 잠을 자며 새벽같이 아침밥도 먹지 않고 일을 하러 나갔다고 합니다. 인력회사에서 젊고 혈기 넘치는 아들을 보고는 금방 낚아채듯 데리고 가더랍니다.





정화조 청소를 하는 용역회사였는데 성격 또한 대충하는 아이가 아니다 보니

"제대로 된 일꾼 데려왔네." 하면서 좋아하더라고 합니다.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일과를 마친뒤 임금을 계산하는데 6만 원을 내놓더랍니다.

"아니, 소개해 주신 분은 7만 원 받으라고 하던데 왜 1만 원 덜 주는 것입니까?"
"6만 원이야."
"우린 7만 원이라고 듣고 왔어요. 의심되면 전화해 보세요."
그제야 1만 원을 더 내 주더라는 것.
입고 일했던 작업복은 더러워 볼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런 일이 있어도 2~3일 일을 더 해 달라고 부탁을 해 사람을 믿었다고 합니다.
"너희들 임금은 한꺼번에 모아서 줄게."
"......................"
그렇게 의심도 없이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약속한 3일을 채우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2일 일을 하고 나서
"내일은 다른 일이 생겨서 못 나오겠습니다."
"그런 게 어딨어?"
"사정이 생겨서 그렇습니다."
"그래도 안 돼!"
"아니, 그런 억지가 어딨습니까? 못하겠다는데 임금 챙겨주세요."
"안된다니까!"
"억지 좀 그만 부리세요."
"이 XX가! 어디서 눈을 부릅떠?"
"제가 언제 그랬다고 그러세요?"
따지고 들자 화를 내면서 그만 손이 얼굴을 향해 펀치를 날아오자
둘은 치고받고 코피가 터지도록 싸움을 했나 봅니다.
곁에서 보고 있던 지인의 친구가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는 것.
겨우 소동이 정리되고 사장은 나가버렸고 젊은이들은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임금은 못 받은 거야?"
"응. 아직."
"소개해 준 사람한테 이야기는 했어?"
"당연하지. 받아 달라고 했어."
"그 사람 너무 나쁘다. 아이들 임금을 착취하다니." 
"그러게 말이야."

큰 경험을 한 아르바이트였습니다.
부모가 주는 용돈으로 어려움 없이 지내오다가 첫 아르바이트를 나가 험난한 세상을 경험했으니 말입니다.
첫날 받은 돈으로 엄마를 위해 화장품을 사 왔다고 합니다.
"엄마! 고마워요. 돈 버는 일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라고 하더랍니다.
대견한 아드님을 보고 흐뭇해하며 자랑하는 지인의 미소는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세상을 배우고 알아가는 것인가 봅니다.
살아가야 하는 세상은 그보다 더 험한 곳일지도 모릅니다.

일하고도 못 받았던 임금, 그건 노동착취였습니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다 이제 밖으로 나와 험난한 비바람과 눈보라 맞아가며 더 튼튼하게 자라 뿌리내리는 나무가 되어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대하고 복학하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따뜻한 세상으로 만들어 갈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주길 바라는 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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