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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진정 웰빙 전통 사찰음식을 맛보다!

by 홈쿡쌤 2012.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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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웰빙 전통 사찰음식을 맛보다!



서른 셋에 결혼을 하고 이제 여고 3학년인 딸아이 늦은 시간에 들어와서는 조잘조잘 지져댑니다.
"엄마! 엄마! 연수 있잖아."
"어. 같은 아파트에 산다는?"
"엄마랑 절에 갔다 왔는데 서울로 대학 갈 수 있다고 했데."
"그래?"
"응. 엄마도 좀 갔다 와. 수능 때 엄마의 정성이 반이라고 하더라."
"참나! 그런 소리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당연, 공부야 열심히 하지."

삼일절 날, 아침부터 야단입니다.
"엄마! 절에 언제 가?"
"이모랑 약속했어. 오늘 만나자고."
"스님이 사용하던 염주 같은 거 있으면 달라고 해."
"몰라. 이모가 이야기하겠지. 엄마는 잘 모르잖아."
"꼭 받아와 알았지?"

딸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 같이 근무했던 지인과 함께 아주 작은 암자를 찾았습니다.
두 손을 모으고 대웅전으로 향하였습니다. 




차밭이 봄 마중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새싹이 올라오면 찻잎을 만든다고 하셨습니다.





대웅전으로 들어가 부처님 앞에 두 손 모으고 절을 올렸습니다.
딸아이 말처럼 정성 가득 담아서 말입니다.
고요한 산사의 맑은 풍경소리는 내 귓전을 울립니다.

그리고 점심 공양 시간이 되자 스님이 점심을 먹고 가라고 하셔서 따라 들어갔습니다.
"김치뿐이지만 한 끼 드시고 가세요."
"네. 감사합니다."


엄나무 잎
봄에 파랗게 돋아난 엄나무를 삶아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해동시켜 무친 나물입니다.
쌉싸롬한 맛이 봄에 입맛 떨어질 때 저절로 돌아올 것 같았습니다.



김 가루 산초무침
산초 잎을 따서 그대로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김 가루와 함께 무쳐낸 것입니다.
산초의 향기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습니다.



버섯 간장 떡볶이
가래떡과 버섯이 들어간 간장 떡볶이였습니다.
은근히 맛있는 요리였습니다.



봄에 만들어 두었다는 우엉잎 장아찌




총각김치
아삭아삭 씹는 소리까지 맛있는 김치입니다.
장독에서 적당히 익어 그 맛 정말 환상적이었답니다.



▶ 스님이 직접 차려주신 반찬들
직접 담근 고추장 된장 간장으로 요리하였습니다.





▶ 잡곡밥



▶ 우거지 된장국





개인 접시

사찰공양은 남기지 않습니다.
개인 접시에 먹을 만큼만 담아 먹습니다.




복수초


돌나물


꽁꽁얼었던 겨울속에서 봄이 오고 있었습니다.
내리쬐는 햇살과 시원한 바람속에 봄이 하나 가득합니다.






▶ 스님의 서각 작업



▶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전통 서각을 가르치시는 원표 스님





▶ 스님이 직접 만든 차로 끓여 주셨습니다.


봄이오면 늘 바쁘다고 합니다.
찻잎 따서 볶고 말려야 하고,
파릇파릇 돋아난 봄나물들 손질하여 냉동실에 얼려야 하니 말입니다.

아주 작은 암자로 스님은 두 분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오가는 손님이 많아 반찬을 늘 준비해 둔다고 하였습니다.
어찌나 맛있던지 밥 한 그릇을 비우고 더 먹었습니다.





스님이 주시는 묵주와 달마 목거리입니다.



"스님! 딸아이가 등 밀어서 왔는데 오길 잘했습니다."
"잘 오셨어요."
"이거 부처님 앞에서 사용하던 염주입니다. 따님 갖다 주세요."
"감사합니다."

사실, 원하는 대학 갈 수 있는지 물어보고 오라는 딸의 당부도 있었으나, 부처님 앞에 정성만 내려놓고 왔습니다. 어차피 공부는 자신의 몫이니 말입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뭐든 잘 풀린다고 하더라. 원하는 대학 갈 수 있데."
그 말만 해 주렵니다.
잘 풀린다고 하면 그렇게 믿고 마음 편안하게 더 열심히 할 것 같기에 말입니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나 스스로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온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딸! 올 한 해 동안 고생하자!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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