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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 안 하는 사람도 있나?
이제는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한 낮에는 꼭 여름 날씨처럼 더위마저 느끼게 됩니다. 며칠 전, 남편의 고추친구들의 모임이 있어 따라갔다 왔습니다. 모임을 정한 곳이 대학가 고깃집이었고, 술잔을 기울이며 두어 달 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며 입을 즐겁게 했습니다. 그런데 향긋한 쑥국과 함께 나온 공기밥그릇이 참 신기했습니다. 꼭 미니 양은 냄비처럼 손잡이를 한쪽으로 모은 것으로 밥도 둘이 나눠먹어도 남을 양이었습니다.
“우와~ 무슨 밥을 이렇게 많이 줘?”
“한참 많이 먹는 대학생들이 오는 곳이라 그런가 봐~”
“이 밥그릇 라면 끓여 먹을 때 들어 먹음 알맞겠다. 그치?”
여자들 끼리 모여앉아 나누었던 대화였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가기 위해 밖으로 나오니 남편과 가장 친한 친구가 나를 보고는
“00이 엄마~ 자~ 이거!”
“엥? 이걸 왜 가져왔어요?”
“괜찮아. 두 개 없어졌다고 탈날까? 그리고 아는 사람이라 괜찮아요.” “.................."
머뭇거리고 있자 옆에 있던 사람이
“안 하려면 나 줘요!”
“알았어요. 가져가세요.”
"왜? 도둑질 안 하는 사람도 있나?"
"음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우린 옛날에 도둑질 참 많이도 했지"
고등학교부터 시골에서 도시로 유학을 와 자취생활을 하면서 다방에 가면 설탕 호주머니에 부어 오고, 식당가면 숟가락. 젓가락, 고추 가루, 간장 등 물건이 될 만하면 슬쩍 넣어 가지고 오셨다고 하십니다.
여자들은 분위기 있는 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친구들과 수다 떨고 한참을 놀다가 음악 신청하라고 둔 예쁜 메모지, 설탕, 프림 담아 놓은 예쁜 유리그릇, 커피 녹이는 예쁜 스푼이 나오면 슬쩍 호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왔던 기억 생생하답니다.
그때에는 모든 것이 모자라기도 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죄를 짓는 일이란 생각은 하지 않고 자라 온 세대인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그런 도둑질이 진짜 도둑질이 되어 경찰서에 끌려가야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행동이기에 한편으로 씁쓸한 기분 들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는 하루 24시간을 살아가면서 늘 바르게만 살아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가끔 선의의 하얀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손에 가진 휴지 땅에 떨어뜨리면 줍지도 않고 그냥 두고,
피우고 난 담배꽁초 하수구나 땅바닥에 발로 비벼 버리고,
저 멀리 돌아가기 싫어 무단횡단은 하고,
길거리에 주운 돈 내 호주머니에 넣고,
식당에 벗어 놓은 새 신발 사이즈만 맞으면 신고 가고,
접어놓고 두고 들어 간 우산, 먼저 나간 사람이 들고 가 버리고,
보이지 않는 죄 나도 모르게 지어가며 살아가고 있는 게 우리가 아닌지...
큰 죄 눈에 보이는 것만이 죄가 아니고, 보이지 않는 작은 죄 모이고 모이면 큰 돌덩이 되는 것을 우리는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뉘우침도 없이 죄의 나날을 보내는 일에 익숙해져 버린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죄는 이것저것 말하면서 자기가 죄에 더욱 깊이 빠져 있는 것은 모르고 있기에 한번쯤 뒤돌아보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해 보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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