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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추억속으로

가을들판과 통발, 그리고 그리운 아버지

by *저녁노을* 2008.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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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들판과 통발, 그리고 그리운 아버지



  남편과 함께 시골을 다녀오던 길이었습니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을 바라보며 그저 풍성한 가을임을 만끽하며 달리고 있는데 저 멀리 할아버지께서 통발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여보! 저기 봐!”
“뭐?”

“저기 할아버지 통발 던지고 있잖아! 우리 한번 가 봐요.”
“우리 마누라 또 호기심 발동했네.”하면서 할아버지 가까이 차를 갖다 댑니다.

“할아버지! 고기 잡으세요?”
“응. 그냥 이렇게 설치 해 두면 내일아침에 오면 돼!”
“많이 잡히나요?”
“아니 그냥 우리 영감 할멈 나눠 먹을 만큼은 돼”

“뭐가 많이 잡혀요?”
“그냥 새우도 잡히고 쏘가리도 잡히고 그러지~”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도 꼭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들판에서 일을 하시고 해가 질 무렵 지게에 담아왔던 통발을 꺼내 논 가장자리에 통발을 설치하곤 하셨습니다. 일이 다 끝나고 나면 아버지는 늘

“우리 막내 이리와!”하시며 나를 번쩍 들어 지게에 태우시고는

“아부지가 지게 태워 줬으니 노래하나 불러 줘야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

“아이쿠 우리막내 노래도 잘 해요.”

그렇게 아름답게 하늘을 물들인 저녁노을을 보며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엄마보다 정이 깊은 아버지와 늘 함께 잤습니다. 다리를 걸치고 이리 저리 옮겨도 아버지는 당신의 다리를 살짝 들어주시며 편안하게 잘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5일장에 가서 돌아오는 길은 늘 빈손이 아니었습니다. 10리가 넘는 거리다 보니 뜨거움으로 종이가 다 해어질 정도가 되어 내게 안겨줬던 풀빵...왕사탕도 있었지.....허긴 그 때에는 마땅한 간식거리가 없었으니 아버지의 손만 바라볼 밖에....


아침 일찍 일어나 들로 나가 통발을 가져오시면 엄마는 추어탕을 맛있게 끓여주곤 했던 기억이 새롭기만 하였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 보았던 미꾸라지는 농약 때문에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할아버지의 통발을 놓고 던지는 모습을 보니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해 주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시집가는 것도 보질 못하고 떠나신 아버지가 더욱 그리운 날이 되었습니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 뽀얀 억새들의 춤사위

미꾸라지를 잡기 위해 설치 해 둔 통발

통발을 던지려고 준비하는 할아버지

떡밥으로는 생선토막을 넣었다고 합니다.

내일 아침이면 새우와 고기가 가득 들어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괜히 엄마가 끓어 주었던 추어탕 생각이 절로 납니다.


아버지!

당신이 주신 그 큰사랑으로 잘 자라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막내의 울음소리는 천당에서도 들린다지요?

걱정 마세요. 잘 살게요.


유난히 더 보고 싶은 아버지...........

너무 그립습니다.


*가을 보양식 추어탕 만들기 링크 걸어 둡니다.
  참고 하세요.

http://blog.daum.net/hskim4127/8384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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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 2008.10.14 10:17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바람돌이 2008.10.14 10:57

    그리움 가득한 글 잘 읽고 가요.
    아버지...
    막내의 사랑은 특별하죠.ㅎㅎ
    답글

  • Favicon of http://www.sigolgil.com 시골친척집 2008.10.14 11:51 신고

    저랑 아버지랑은 별루 좋지 않았죠
    그래서인지
    학교 다닐때 아빠의 사랑을 받는 친구들을
    괜히 막 미워했던적도 있습니다

    신혼여행을 마치고
    친정에서 하룻밤 자고 시댁으로 들어갈때
    아버지가 우시더군요..

    울집 보이는 맞은 편에
    아버지랑 엄마가 계시죠
    쬐끔만 이상하면 자전거 타고 오신답니다 ~~^^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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