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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학교교의 치아검진 수박 겉핥기식

by 홈쿡쌤 2009.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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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릴 적 불주사란 예방주사를 맞은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도 어깨에는 굵은 주사자국이 남아있습니다. 의료용품이 부족하던 시절에 주사기 하나갖고 전교생이 예방주사를 맞던 시절입니다. 주사기 하나로 전교생에게 사용하자니 위생적인 문제가 제기되니 알콜 램프에 불을 켜놓고 소독이라고 주사바늘을 불꽃위로 지나가게 하면서 주사를 맞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학교보건법에는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해마다 4월부터 6월 사이에 신체검사를 시행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학창시절 신체검사를 받으면서 의사 앞에서 걱정했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이 체질검사가 1951년 시행 이후 의사 한 사람이 짧은 시간에 많은 학생을 출장 검진하는 현행 형식적인 검진이 문제되어 지금 실질적인 검진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학생들이 의료검진기관에서 검진 받도록 개정된 학교보건법을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지원을 해 주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는 4, 6학년, 중학교는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은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하고, 2~ 3학년은 키, 몸무게, 시력, 치과검진은 학교에서 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며칠 전, 중3인 딸아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엄마! 오늘 학교에서 치아 검사했는데 충치가 2개나 있데.”
“뭐라고?”
“충치가 있다고?”

우리 아이들의 치아는 어릴 때부터 관리를 잘 해 섞은 이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생겼나?

“내일 당장 치과가 봐. 학원 안 가는 날이지?”
“알았어. 카드하고 의료보험증 챙겨줘.”

그렇게 학교에 보냈습니다.


오후가 되자, 딸아이한테 전화가 걸려옵니다.

“엄마! 나 충치 없데.”
“엥? 뭐가 그래?”

딸아이의 말로는 집 앞에 있는 치과를 찾아가 00여중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충치가 2개나 있어 왔다고 하자 기계위에 눕혀놓고 간호사가 이리저리 살피더니

“충치 없는데?”
“분명 있다고 했어요.”

“잠시만 기다려 봐, 선생님 모시고 올게.”

의사선생님이 이리저리 도 살펴보고는

“충치 없어. 그냥 집에 가.”진료비도 받지 않고 말입니다.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딸아이의 학교 3학년 학생은 470명으로 10학급까지 있습니다. 교의 혼자서 이 아이들을 다 볼 수 없기에 의사 1명, 간호사 5명이 나누어 진료를 했나 봅니다. 그 많은 학생을 한꺼번에 본다는 건 무리일거라는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너무했다는 생각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딸! 너희 반에 오신분이 간호사인 줄 어떻게 알았어?”
“치과에 가서 보니 그 언니가 있었어.”

“그럼 저 언니가 봐 줬어요. 그러지.”
“그렇게 말하려고 하는데 금방 나가고 안 보였어.”


다른 건강검진은 학생들이 가고 싶은 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도록 하면서 왜 치과만 교의가 할 수 있도록 해 두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교의가 받아가는 돈은 학급당 20,000원으로 10학급이면 20만원, 20학급이면 40만원을 받아갑니다. 학급을 돌면서 검사를 하니 수업에도 지장이 있어 보였습니다.



학교보건법

제23조(학교의사, 학교약사 및 보건교사) ① 법 제15조에 따라 학교에 다음과 같이 학교의사(치과의사 및 한의사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학교약사와 보건교사를 둔다.

 1. 18학급 이상의 초등학교에는 학교의사 1명, 학교약사 1명 및 보건교사 1명을 두고, 18학급 미만의 초등학교에는 학교의사 또는 학교약사 중 1명을 두고, 보건교사 1명을 둘 수 있다.

 2. 9학급 이상인 중학교와 고등학교에는 학교의사 1명, 학교약사 1명 및 보건교사 1명을 두고, 9학급 미만인 중학교와 고등학교에는 학교의사 또는 학교약사 중 1명과 보건교사 1명을 둔다.

 3. 대학(3개 이상의 단과대학을 두는 대학에서는 단과대학), 사범대학, 교육대학, 전문대학에는 학교의사 1명 및 학교약사 1명을 둔다.

 4. 고등기술학교, 공민학교, 고등공민학교, 특수학교, 유치원 및 각종학교에는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규정된 해당 학교에 준하여 학교의사, 학교약사 및 보건교사를 둔다.

 ② 제1항에 따른 학교의사, 학교약사는 각각 그 면허가 있는 사람 중에서 학교장이 위촉한다.

 ③ 제1항에 따른 보건교사, 학교의사 및 학교약사의 직무는 다음과 같다.




 2. 학교의사의 직무

 가. 학교보건계획의 수립에 관한 자문

 나. 학교 환경위생의 유지ㆍ관리 및 개선에 관한 자문

 다.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진단과 건강평가

 라. 각종 질병의 예방처치 및 보건지도

 마.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상담

 바. 그 밖에 학교보건관리에 관한 지도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가기 위해 진정한 방법이 무엇인지 참 궁금합니다. 치과검진을 해 본 학부모로서 도저히 신뢰가 가지 않는 진단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충치가 있는 것을 없다고 할 수도 있고, 없는 것을 있다고 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너무 화가 나서 선생님께 전화를 해 물어보니

“죄송합니다. 그냥, 조기진료 하셨다고 생각하세요.”

“............”

더 따지지도 못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왕 우리 아이들 건강관리를 해 주려면 치아 건강검진도 우리가 희망하는 아무 병원이나 찾아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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