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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미련없이 비워버리는 연잎의 지혜

by 홈쿡쌤 2009.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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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없이 비워버리는 연잎의 지혜


아침 출근길, 번뜩이며 눈에 들어온 건 연꽃이었습니다.
"어? 연꽃이 벌써 피었네."
일찍 부지런히 준비해 나왔더니 이런 행운도 주어집니다. 여유롭지는 않지만 그래도 혼자 차에서 내려 연못도 아닌 논에서 정성껏 키우고 있는 마음씨 고운 농부 아저씨의 친절한 배려로 연꽃과 수련의 고운자태를 담아올 수 있었습니다.

  늘 보고만 넘겼던 연꽃과 수련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뜻밖의 행운을 얻은 것도 부지런히 움직여 조금 일찍 나선 덕분이었습니다.





연꽃은 밤이면 오므라들었다 낮이면 피기를 여름 내 계속하는 꽃이 입니다. 나팔꽃도 그렇지만 수명이 짧습니다. 잠자는 연꽃에 미시(오후 1∼3시)에 꽃이 피어 미초(未草), 또는 한낮에 핀다하여 자오련(子午蓮)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연꽃은 흙탕에서 나오지만 더럽혀지지 아니하고, 맑고 잔잔한 파도에 씻겨도 요염하지 않다.' 옛날 중국의 학자였던 주무숙의 '애련설(愛蓮說)'입니다. 보통 불교의 꽃으로만 여겨지는 연꽃은 옛날 유교에서는 순결과 세속을 초월한 상징으로, 또 민간에서는 '연생귀자(連生貴子)'의 구복적인 상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꽃말은 '청정·신성·순결·번영·장수'라고 합니다.







연꽃 학명의 님프(Nymph)라 단어는 요정을 뜻합니다. 옛날 그리스 여신의 아름다운 세 딸이 있었는데, 큰 딸은 물의 신이 되고자 하여 큰 바다의 수신(水 神)이 되었고, 둘째 딸은 물을 떠나지 않고 내해(內海)의 신이 되었으며, 막내딸은 명하는 대로 따르겠다 하여 샘물의 여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막내딸은 여름이 되면 아름답게 치장을 하고 수련꽃으로 피어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련을 워터님프(Water nymph)라고 한답니다.








연꽃이라 하면 연못에서만 자라는 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논이나 습지 등의 진흙에서도 잘 자란답니다. 또 집에서도 연꽃을 화분에 심어 물 속에 담가 두면 여름 내 물과 꽃, 잎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 열매와 뿌리까지 모두가 쓸모있는 것이 또한 연꽃이다. 연밥 또는 연자(蓮子)라 불리는 씨앗은 꽃과 함께 자라서 꽃이 진 후 갈색으로 익는데, 줄기와 함께 장식에 많이 이용된다. 또 꽃이 진 후 굵어진 뿌리는 연근(蓮根)이라 하여 조림반찬으로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해 주어 버릴 게 하나도 없습니다.












 

<연잎의 지혜>


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한동안 물방울의 유동으로

일렁이다가

어느 만큼 고이면

수정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 없이 쏟아 버린다.


그 물이 아래 연잎에 떨어지면

거기에서 또 일렁거리다가

도르르 연못으로 비워 버린다 .


이런 광경을 무심히 지켜 보면서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리는 구나’하고

그 지혜에 감탄했었다.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 드리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 것이다.

세상사는 이치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 법정 스님 -









"부자(富者)란 어떤 사람인가. 자기의 운명에 만족하고 있는 사람이다."라는 유태경전에 나온 말을 본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부자란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만족을 아는 사람이라는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미련 없이 비워버리는 연잎의 지혜를 만물의 영장인 인간인 나보다도 우리보다 몇 곱절 먼저 이 지구를 지키는 자연에서 배우게 됩니다. 
 

물방울 털어내며 자태 뽑내고 피어있는 연꽃, 그 다양함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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