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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장례식장에서 신발 분실은 누구 책임?

by 홈쿡쌤 2009.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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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붙은 문구

장례식장에서 신발 분실은 누구 책임? 


장마가 끝자락이라 한낮의 햇살은 살을 뚫고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이상 기온 때문인지 아침저녁으로는 그다지 덥지 않은 가을 날씨 같은 요즘이긴 해도 환절기라 그런지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이 세상과 이별을 많이 하는 듯하다.

“여보! 나 오늘 문상가야 해.”

“누가 돌아가셨어?”
“응. 시골 이웃집 할머니.”

“에고. 어머님 친구 분이 또 한 분 없어지나 보네.”

“그러게.”


밤 11시를 넘겨서 들어서는 남편이

“와! 미치겠네.”
“뭐가? 무슨 일 있었어?”

“아니, 누가 내 신발을 신고 가 버렸잖아!”

“엥? 그래서 뭘 신고 온 거야?”
“한쪽 구석에 굴러다니는 것 줘서 슬리퍼 신고 왔지.”

“사람들이 많았나 보네.”

“응. 백 명이 훨씬 넘게 앉아 있었지.”

“신발장 안에 안 넣었어?”

“신발장도 가득 차서 일부러 가장자리에 벗어놓고 들어갔지.”

“내일 아침에 나오지 않을까?”
“글쎄.”

그 많은 사람 다 일어나서 신발 신어 보라고 할 수도 없고 해서 그냥 허름한 슬리퍼를 신고 집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아침에 아들 녀석 방과 후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목이라 장례식장에 들러보았다. 돌아 나오는 남편의 손은 빈손이었다.

“남는 신발이 없어?”
“참 이상하네. 바꿔 신고 갔다면 신발이 하나 남아야 하잖아.”

“그러게.”


남편은 신발을 정갈하고 말끔하게 신는 편이다. 2 ~ 3개의 구두로 바꿔가면서 신고, 구두약을 바르며 관리를 잘하고 신고 다닌다. 잃어버린 신발은 20만원 가까이 준 메이크 신발이긴 해도 2년을 신었고, 며칠 전 구두 굽을 갈면서 3만 원을 주고 발바닥과 밑창까지 몽땅 갈아 새것처럼 신고 다녔었다. 비싼 외제신발도 아니라 우린 바꿔 신고 갔을 것이라 여겼는데, 남는 신발이 없다면 고의로 가져갔다는 말일까? 참 묘한 기분이 들었다.

“식당에서 잃어버리면 식당 주인이 배상 해 주잖아!”

“상주한테 물어달라고 할까?”
“정말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하긴, 그냥 재수 없다 여겨야지.”

“...................”



신발은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가 배상해야 한다고 들었다. 경고문구 등을 붙여놓거나 하는 것은 업주들의 임시방편일 뿐 그런 것을 배치하였다고 해도 책임은 업주에게 있다고.

'상법 ‘제10장 공중접객업’의 ‘152조 공중접객업자의 책임' 조항에도 손님이 맡아달라고 하지 않은 물건일지라도 식당의 과실로 인해 분실될 경우 식당 측에 책임이 있고, 분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명시한 경우에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


상법 제151조 (의의) 극장, 여관, 음식점 기타 객의 집래를 위한 시설에 의한 거래를 영업으로 하는 자를 공중접객업자라 한다.


제152조 (공중접객업자의 책임)

① 공중접객업자는 객으로부터 임치(맡겨둠)를 받은 물건의 멸실 또는 훼손에 대하여

불가항력으로 인함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

② 공중접객업자는 객으로부터 임치를 받지 아니한 경우에도

그 시설 내에 휴대한 물건이 자기 또는 그 사용인의 과실로 인하여 멸실 또는 훼손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③ 객의 휴대물에 대하여 책임이 없음을 제시한 때에도 공중접객업자는 전2항의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


요즘 사람들은 간편한 장례식장을 많이 이용한다. 주차장, 빈소, 객실 등이 넓고 깨끗하지만 유독 신발장이 없어 조문객들이 신발을 분실해도 누구에게 변상을 요구하지도 못해 애태우는 일을 자주 본다. 절도범이 신발을 갖고 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사는 게 궁색해도 상가에 와서 남의 발에 끼고 살던 신발을 훔쳐갈까. 상가에서 신발을 분실하는 것은 아무렇게나 출입구에 벗어놓은 신발을 다른 조문객이 자신의 것으로 착각해 신고 가는 것이 대부분일 것으로 여겨진다.


지인의 슬픔을 애도하기 위해 찾아온 상가에 와서 자기 신발 잃어버렸다고 호들갑 떨거나 왁자지껄하며 떠들 수 없는 게 우리네 정서이고, 또 상가 조문객들 간에 서로 친분관계가 없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잃어버린 신발 찾는 것을 포기한다.


그래서 이는 장례식장 측의 무성의 탓이며 장례식장 운영자가 최소한의 배려만 해줘도 막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즉 조문객의 편의를 위해 신발을 정리해주는 도우미를 입구에 배치하거나 분실 위험이 없는 신발장을 마련해주었으면 한다.


분실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을까?

장례식장측에 있는지 아니면 상주 측에 있는 것일까?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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