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저녁을 먹고 남편과 함께 TV를 보고 있는데, 코믹스러운 장면이 흘러나오니 나도 모르게 깔깔깔 웃음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러더니 나도 모르게 그냥 뽕뽕~ 하면서 소리를 내고 말았던 것.
“여보! 당신 뭐 하는 거야?”
“뭐가?”
“내 앞에서 방귀를 다 뀌고.”
“어? 그랬나?”
“야~ 당신도 이제 아줌마 다 되었나 보다.”
비록 한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너무 보수적인 남편 앞이라 조심하며 살아왔는데 언제부터인가 나도 모르게 아줌마티를 내고 말았나 봅니다.
내일 모래면 쉰을 바라보는 나이라 그런지 제법 당당했던 모습들은 어디로 사라지고 헐렁헐렁 흘리고 다니는 건 예사롭고, 무엇이든 메모하지 않으면 쉽게 잊어버리는 내 모습에서 이제 영락없는 아줌마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 어느 날인가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면서 가까운 백화점에 들렀습니다. 계절도 바뀌고 해 분위기 나는 가을옷이나 한 벌 사 볼까 하고 들어가 아이들 옷 하나씩 고르고 난 뒤, 정작 내 옷은 마네킹이 멋지게 입고 서 있는 동그라미가 몇 개 붙은 옷은 눈요기만 하고 결국 누워있는 티셔츠 하나 골라 집으로 돌아오는 내 모습에서 또한 어쩔 수 없는 아줌마임을 실감하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떨 때 아줌마가 되었다는 걸 느끼시나요?
1. 신혼 초기 이럴 때 난 아줌마란 걸 느낀다.
▶ 아이가 남긴 밥을 꾸역꾸역 먹을 때,
▶ 1+1행사 때 전투요원처럼 행동할 때,
▶ 스커트 보다 바지를 입는 날이 많아질 때,
▶ 거리에 다니는 아가씨들보고 예쁘고 날씬하다고 느낄 때
▶ 미스 때 아줌마들 주변에 보면 저렇겐 되지 말아야지 했는데 내 모습이 딱 그럴 때.
▶ 자다가 일어나서 세수도 안 하고 아들 유치원 데려다 줄 때.
▶ 당연하게 물건값 깎을 때
▶ 우리 아이 또래 보이면 그 엄마한테 몇 개월이냐고 쉽게 물어볼 때.
▶ 아이 옷은 무조건 큰 걸로 사서 접어 입힐 때
2. 30대, 이럴 때 난 아줌마란 걸 느낀다.
▶ 지나가는 젊은 여자들보고 ‘젊어서 좋다’라고 할 때.
▶ 씨 있는 과일 깎고 나면 씨 있는 부분 갈기갈기 먹을 때.
▶ 과도하게 드라마에 집착할 때,
▶ 살이 쪘을 때,
▶ 실수로 구멍 난 양말을 신고 나갔을 때 버리지 않고 좌우로 바꿔 신을 때,
▶ 신랑 앞에서 옷을 훌렁 훌렁 벗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가 다 끝내고 남편이 보던지 말던 지 속옷 주섬주섬 챙겨 입을 때.
▶ 옷 사러 가서는 내 옷은 사지 않고 아이들 옷만 사 들고 들어 올 때,
▶ 남편과 아이들 두고 잠시 외출했는데 불안해서 바로 들어올 때.
▶ 남편이 외식하자고 하면 그 돈으로 집에서 해먹자 할 때
3. 40대, 이럴 때 난 아줌마란 걸 느낀다.
▶ 백화점 가서 나도 몰래 누워있는 옷만 고를 때,
▶ 사람이나 물건의 이름을 깜빡깜빡 잊게 될 때,
▶ 흰머리가 늘어갈 때,
▶ 노화방지 화장품과 건강정보에 흥미를 갖게 될 때,
▶ 나이를 질문받는 게 싫어질 때,
▶ 욱해서 다이어트 했지만 며칠 못 갈 때.
▶ 아줌마하고 부르면 고개가 저절로 돌아갈 때
▶ 유행과는 동떨어진 패션을 깨달았을 때
▶ 그 많던 친구들과 연락 자주 안 하며 살 때
▶ 남편도 못 여는 병뚜껑 별로 힘 안 들이고 내가 열 때
▶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자리를 탐할 때,
▶ 아무렇지도 않게 방귀 뀌면서 신랑이랑 얘기할 때
▶ 머리 스타일이 몇 년 지나도 안 바뀔 때
4, 50대 ~ 60대, 이럴 때 난 아줌마란 걸 느낀다.
▶ 드라마의 주인공들의 나이와 자신의 나이 차이가 벌어져 보일 때,
▶ 모르는 사람들의 대화에도 참견하고 싶은 마음을 참기 어려울 때,
▶ 미장원 가서 파마 안 풀어지게 주문할 때,
▶ 속옷 위아래가 따로 놀 때.
▶ 나이 많은 엄마들한테 반말이 술술 나올 때.
▶ 네일 케어 만원이면 받는데 만원이면 양지머리가 한 팩인데 라고 대답할 때.
▶ 요즘 연예인 이름, 노래 하나도 모를 때.
▶ 밥 먹을 시간 조금 지나면 손 떨릴 때
▶ 새 밥을 해놓고서도 찬밥 먹을 때
▶ 가끔 돈 계산이 잘 안 될 때,
▶ 점 10원 고스톱에 열 받을 때
어떻습니까?
공감 가는 이야기입니까?
우리는 이렇게 늙어 가나 봅니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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