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의 작은일상2007. 12. 4. 09:33





우리 어머님의 자가용 '유모차'



찬바람이 쌩쌩 불어옵니다.

군불 넣은 따뜻한 아랫목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얼마 전, 텅 빈 친정집에 들렀을 때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고 서 있다가 발견한 유모차....

어느 곳을 가도 유모차는 우리 어머님들의 자가용이었습니다.


자식위해 당신의 모든 것 다 주고 나니 남은 건 아픔뿐인 우리 시어머님.

이젠 동네 앞 버스정류장까지도 걸어 나오시지 못하고, 모시러 가지 않으면 시내에도 잘 나오지 못하시는데 어느 날 혼자 버스를 타고 오신 어머님께

"어머님 어떻게 오셨어요? 다리도 아프시면서……."

"자가용 안 있나?"

"자가용?"

"응. 유모차 저거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

뒷마당에 있는 채마들 거둬들일 때에도, 산에 있는 떨어진 밤 주워 올 때에도, 불 지피기 위해 마른 나뭇가지 주워올 때에도 꼭 사용하게 되는 유모차입니다.


5일장이 서는 날이면 친구들과 어울러 나들이를 할 때에도 끌고 나와 버스 정류장에 세워두었다가 시장바구니를 실고 집으로 돌아오면 무거운 짐도 실어주고 지팡이 노릇도 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 둘 비어가는 시골집이지만, 밤이면 오순도순 모여앉아 이웃과 정 나누는 어머님의 모습이 눈에 선 합니다.


아이 둘 실고 다니며 재롱 피우는 것 보며 행복 해 하시다,
녀석들 다 자라고 나니 필요 없는 유모차가

이제 우리 어머님의 자가용이 되어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오래오래 우리 곁에 머물러 주시길 바라는 맘 간절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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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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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계도시

    그냥 눈물이 납니다.
    추천 꾹

    2007.12.04 13:51 [ ADDR : EDIT/ DEL : REPLY ]
  2. 달빛소나타

    지팡이 노릇 단단히 해 주는 유용한 유모차
    울엄니 한테도 하나 가져다 드려야 할 듯...

    2007.12.04 13:52 [ ADDR : EDIT/ DEL : REPLY ]
  3. 밝은미소

    우리 어머님의 모습입니다.
    에공 슬프다.

    2007.12.04 16:57 [ ADDR : EDIT/ DEL : REPLY ]
  4. 맘이 울다

    유모차 하나만 구해달라시는 친정 어머니께 그딴걸 뭣하러 구해달라라며 면박을 주었드랬습니다.벌써 그걸 사용하실때가 되었나 싶어 속상해서였습니다. 구해드리자니 너무 가슴이 아파서 머뭇거리는데 어머니 어디선가 벌써 구해 사용하십니다. 볼때마다 가슴이 저려오네요.

    2007.12.04 17:52 [ ADDR : EDIT/ DEL : REPLY ]
  5. 정해정

    가끔 시골분들 저거 끄시는거 보면서 지팡이 짚으시지.. 했는데.. 티비에서 노인들 지팡이 짚을 힘이 없어서 저게 더 편하다는 말 듣고 이해가 가더군요.. 잘 읽고 갑니다...^^;

    2007.12.04 20:45 [ ADDR : EDIT/ DEL : REPLY ]
  6. 정근

    진산다방? 혹시 대둔산 밑... 같은 고향분이시라면 반갑습니다.

    님의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심정이 느껴지네요

    2007.12.04 21:00 [ ADDR : EDIT/ DEL : REPLY ]
  7. 사실 지팡이보다 훨씬 안전하고 좋아요..
    그리고 무거운 짐이나 가방등도 저기다 싣고 오고
    그리고 장보기도 좋고
    아주 쓰임새가 좋은 자가용 맞습니다.

    제 주변분들이 꽤나 많이 밀고 다니십니다

    모든 부모님들 정말 우리들 곁에 오래도록 머물려 주시길..

    2007.12.04 23: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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