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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가장 어울리는 최고의 선물은?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지천명의 나이가 되었지만 이런 날이면 엄마가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저 모든 걸 다 받아주고 자식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 놓을 것 같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오늘 같은 날에는 가슴 깊이 더 사무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부모의 마음을 알지 못하다가 내가 시집을 가고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된 후에서야 그 마음 조금 이해하게 됩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자식을 위해 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내가 나이 들어가는 만큼 부모님도 어쩔 수 없이 저세상과 더 가까워져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아무것도 없는 시골 깡촌에서 6남매 키우기 위해 헌신하신 우리 부모님, 아버지가 돌아갔을 때에는 시집도 가지 않은 노처녀였기에 하염없이 큰소리로 울음보를 터뜨리자 곁에서 보고 있던 친척들이
"야야~ 어지간히 울어라. 네 아부지 저승도 못 가것다."
"막내 울음소리는 저승까지 들린다고 하잖아. 울지 마."
그렇게 혼자인 저를 보고 먼 길 떠나셨습니다.
"내가 발길이 떨어지지 않겠다. 우리 막내 시집가는 건 보고 가야 할텐데."
입버릇 처럼 말씀하셨지만, 그 소원 하나 들어 들이지 못하고 보내야만 했습니다.
엄마도 많이 아파 우리 집에서 6개월 정도 지내시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자존심 강한 엄마는 화장실에 혼자 가려고 애썼지만 가는 길에 다 흘러버렸습니다. 자꾸 옷을 젖어내는 바람에
"엄마! 요강에 싸자."
"엄마! 기저귀 찰까?"
"싫다."
"엄마가 이러면 내가 힘들잖아."
워낙 깔끔하신 분이라 싫다 하시더니 딸이 고생하는 것 눈에 보이는지 안 되겠다는 생각 들었는지 요강을 준비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차츰 기력을 잃으시고는 기저귀 일주일 정도 차고 계시다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그렇게 일찍 떠날 줄 몰랐기에 늘 마음속에 후회만 남습니다.
어버이날이면 온 세상이 떠들썩하건만 난 늘 움츠려들고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게 됩니다. 일조량 부족으로 카네이션 한 송이 5천 원이라는 말에도 '아무리 비싸도 드릴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떨쳐 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오늘 같은 날 '선물은 뭘로 사 드리지?' 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 고민인지 모르실 것입니다.
상품권, 현금, 건강식품 등 많이 하는 선물들이 있지만 제일 큰 선물은 부모님을 직접 찾아뵙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늘 바쁜 일상에 쫓겨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이기에 쉬는 토요일이기에 몇 시간이라도 얼굴을 마주하며 한 없이 주는 부모님의 사랑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기에 말입니다. 엄마가 해 주는 따뜻한 밥상을 오랜만에 받으며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고 어릴 때처럼 엄마 젖가슴도 더듬어 보고 그 향기로운 체취 느껴 보는 게 어떨까. 우리는 그저 뭐든 돈으로 해결하는 마음 없잖아 가지고 삽니다. 어버이날이라고 비싼 선물을 따로 챙기는 것보다는 마음을 담아 찾아뵙는 게 최고의 선물이 되지 않을지.....
아마 이 세상 부모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살아계실 때 잘해 드리세요.
저처럼 후회 마시구요.
오늘따라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
목청 높여 불러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저 허공이 다 삼켜 버리고 메아리로 되돌아옵니다.
그래도 하늘을 향해 불러 봅니다.
엄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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