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가 비오는 날 노래 잘하는 이유
휴일, 시어머님을 떠나 보내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자니 갑갑하고 답답해 어디든 탈출하고픈 마음이었습니다.
"여보! 우리 동네 한 바퀴할까?"
"응. 그러지 뭐."
가까이 그렇게 높지 않은 뒷산도 있고, 아파트를 조금만 벗어나면 고향같은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맑은 햇살이
시원한 바람이
파픗파릇 새싹 돋은 연두빛
온 세상은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린 듯 합니다.
▶ 탱자나무
▶ 찔레
▶ 모과
가까운 산자락을 따라 뻐꾸기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차츰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개구리들의 합창이 시작되는 게 아닌가.
▶ 논에는 물을 대고 모를 내기 위해 쓰래질을 해 놓았습니다.
별이 초롱초롱하고 달빛이 세상을 비추는 이른 밤 논둑길을 걷노라면 가까이서 멀리서 요란스레 개구리 우는소리가 온 들판을 뒤덮습니다. 물론 개구리가 낮에 전혀 안 우는 것이 아니고, 밤이 조용하니까 더 크게 들릴 수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밤에 더 많이 우는, 잘 우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날씨 좋은 날에도 개구리는 울지만, 밤에는 세상이 떠나가라 울어댑니다. 원래 개구리는 올챙이 시절에는 물고기처럼 아가미로 호흡합니다. 이것이 개구리가 되어 땅으로 오르게 되면 폐로 호흡하게 되고, 개구리의 폐 구조와 성능이 썩 좋은 편이 아니라 다른 뭍짐승처럼 폐를 부풀려 공기를 빨아들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목을 부풀리기도 하고 움츠리기도 해서 공기를 폐로 보내고 개구리의 목이 쉬지 않고 움직이는 이유는 불완전한 호흡 때문입니다.
그런데 개구리는 폐 호흡만으로 충분한 공기를 들이마실 수가 없어 피부로 숨을 쉬어 보충합니다. 물론 사람도 피부 호흡을 하지만 개구리처럼 피부 호흡에 많이 의지하지는 않습니다. 개구리 피부가 항상 젖어 있는데 젖어 있어야 공기 중의 산소를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낮보다는 밤이, 맑은 날보다는 비 오는 날이 개구리로서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고, 숨쉬기를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구리가 밤과 비 오는 날에 울어대는 것은 엄마의
무덤 때문에 슬퍼서가 아니라 사실은 너무너무 기분이 좋아서 '아들, 손자, 며느리 다 모여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밤 산책길에 들리는 개구리 소리를 개구리가 우는 것이 아니라 개구리가 노래 부르는구나 하고 들어주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오랜만에 개구리 노래 소리 한번 들어 보실래요?
*공감가는 이야기였다면 아래 추천을 살짝 눌러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아도 가능하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노을이의 작은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붉은빛으로 물든 철쭉군락지 보성 초암산 (35) | 2010.05.18 |
---|---|
병이 아닌 병, 증후군 예방과 치료법 (34) | 2010.05.17 |
웃어도 씁쓸한 치매환자의 청바지 단봇짐? (36) | 2010.05.12 |
어버이날, 가장 어울리는 최고의 선물은? (28) | 2010.05.08 |
새봄에 옷을 갈아입는 나무처럼.... (6) | 2010.05.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