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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촌이라는 말 옛말이 되었다?
장마때문인지 후덥지근한 날씨의 연속입니다. 어제는 퇴근하면서 우유 하나를 사기 위해 집 앞에 있는 슈퍼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들어서자마자 주인아저씨와 어떤 아주머니의 말다툼을 보았습니다.
"소비자원에 고발 할 거요."
" 할 테면 해 보소."
그간 제법 고성과 욕설이 오갔습니다. 잠시 후 아줌마는 화가 많이나 씩씩거리며 가 버렸습니다.
분위기 음산하였지만 필요한 우유와 다른 물건을 몇 개 집어들고 카운트에 섰습니다.
"손님! 죄송합니다."
"왜 그러세요. 사장님?"
"유통기간 지난 햇반을 먹고 저럽니다."
주인아저씨는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동네슈퍼라 그렇게 많은 사람이 붐비지는 않습니다. 카운터에서 다른 손님과 계산을 하고 있을 때, 이웃에서 아귀찜 식당을 하는 아주머니가 들어와 1,300원 하는 햇반을 하나 집어들고 와서는 바빠서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천 원짜리 한 장을 계산대에 던져놓고 가 버렸다고 합니다.
이튿날, 먹었던 햇반 껍질을 들고 와
"유통기간이 지난 걸 파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죄송합니다."
"죄송은 무슨, 소비자원에 고소할 테니 그렇게 아세요."
장사 제대로 하라고 하면서 큰소리를 치며 나가는 길이었습니다.
"제가 잘못한 것 압니다. 물건 하나하나 챙겨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이웃에서 저러시니 참 난감하다는 말을 합니다.
"그러게요. 이웃사촌이란 말도 이제는 옛말인가 봅니다."
"배탈이 난 것도 아닌데 말을 왜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과를 해도 막무가내였다고 합니다.
"요즘 사람들 건강에 민감하잖아요. 이해하세요."
"그래도 그렇지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인데."
화만 내고 다시는 안 볼 사람처럼 하고 가버리니 더 서운하다고 했습니다.
"사장님, 잔돈 300원은 주시던가요?"
"아뇨. 못 받았지요. 자기가 낸 돈 천 원만 받아갔습니다."
말을 들으니 절대 손해 보고 살 사람은 아닌 것처럼 보였습니다.
처음부터 해법이 잘못된 것 같았습니다. 주인이 물건을 팔면서 재고조사를 하지 않은 게 큰 잘못이었고, 바쁘게 사 가면서 유통기간이 지난 햇반을 먹고 난 뒤 가지고 와서 따지는 이웃 역시 잘못은 있어 보였습니다. 안보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잊혀지는 것이 세상사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알고 지내는 이웃이면서 남이라 안 보고 살면 그만이지 하겠지만, 그래도 사람 일이란 알 수 없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청하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라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기에.....
'이웃 사촌' 이란 가까이 사는 이웃이 먼 곳에 사는 친척보다 좋다는 뜻으로, 자주 보는 사람이 정도 많이 들고 따라서 도움을 주고받기도 쉬움을 이르는 말로 멀리 떨어져 자주 만나지 못하는 형제보다 낫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조금 쉬운 방법으로 일을 해결하였더라면 고성이 오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인데 이웃끼리 원수처럼 지내게 되었으니 그저 마음이 아플 뿐입니다. 소주 한 잔 놓고 서로 마음 풀고 다시 사이 좋은 이웃사촌이 되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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