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과외로 배운 초등학생들의 멋진 '클래식 연주회'
참 추운 겨울밤이었습니다.
찬바람을 가르며 아들이 다니는 학교 대강당으로 향하였습니다.
벌써 먼저 온 사람들이 강당을 가득매우고 있었습니다.
우리 아들은 이제 6학년, 19일이면 졸업식을 합니다.
4학년 때에는 장구를 배우더니 5학년이 되어 트럼펫을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들이 트럼펫은 방과 후 과외로 월 4만원으로 일주일에 4번 아침 8시에 수업을 받았습니다. 과외 선생님은 시향의 단원 7명으로 구성되어 그룹별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대회에 나가 동상을 받아오기도 하곤 했어도, 웃어른들의 무관심으로 악대부가 활성화 되어있지 않아 많은 고생을 하며 지내오신 선생님은 운영위원과 새로운 교장선생님을 설득하여 이번 제1회 관악부 발표회를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 겨울 방학 내내 늦잠의 즐거운 한 번 누리지 못하고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서 노력한 결과였습니다. 입술이 벌겋게 부르트고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고사리 같은 손으로 또 입으로 불어 멋진 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니 너무도 대견 해 보였습니다.
악대부 학생은 60명 정도, 월 4만원의 회비로 7명의 시향 단원들의 월급이 지급된다고 합니다. 월 받는 보수가 40만 원 정도로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어린 학생들에게 클래식 보급하기 위해 긍지를 가지고 애쓰는 모습 눈에 선하게 들어왔습니다. 돈 벌이를 위해서라면 아침 일찍부터 나와 가르치지는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클래식은 악기를 다루거나 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접하기 쉽지 않아 요즘엔 가요연주로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려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휘자 선생님의 멋진 춤은 관객들을 사로잡아 버리는 밤이 되었습니다. 관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앵콜을 외쳤습니다.
그간 노력을 쏟아 부었기에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7명의 선생님과 어린 악대부들에게 아끼지 않는 찬사를 보냅니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아들의 관악 5중주 연주 중...
▶ 사이 사이에 선생님들과 함께 앉아 연주를 합니다.
▶ 멋진 연주회였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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