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딸, 자기소개서 때문에 엉엉 울어버린 사연
어젯밤(21일) 9시 50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고등학교 화장실에서 19살 정 모 군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정 군의 책상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해 미안하다'는 내용의 부모에게 보내는 유서와 친구에게 보내는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경기도의 한 도시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교사가 10개월 사이 4명이 연이어 사망했다. 이 지역 교사들은 "고3 학생에 버금가는 고3 담임교사 스트레스가 주요 사망 원인"이라면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윗글은 어제 신문에 난 기사입니다.
고3, 학생, 학부모, 선생님 모두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사는 가 봅니다.
자기소개서, 담임추천서까지 스스로 해결하고 있는 딸아이 어제저녁에는 엉엉 울음을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담임 추천서야 2학년 때 체험학습 신청하면서 써 둔 것이 있어 가볍게 넘어갔는데, 자기소개서는 고쳐 쓴 것만 해도 4번을 다시 썼습니다.
어제저녁 아빠와 최종 의견을 나누면서 다른 방향으로 했으면 하는 말을 하자
"몰라. 몰라. 아빠는 이제야 이야기해. 몰라 안 고쳐!”
엉엉 울면서 뛰어가 버립니다.
“고치든 안 고치든 네 맘이야.”
“당신 왜 그래? 신경 곤두선 아이한테.”
"어쨋던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지. 그래야 어려움도 이겨나가는 법이야.”
“...............”
"아빠는 정말 무책임해! 대신해 주지도 않으면서"
아들의 말입니다.
첫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말도 있듯 딸아이는 믿음직하고 스스로 알아서 잘하는 편입니다.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고 담임 추천서도 직접 써 제출하였고, 지망하는 대학에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몇 날 며칠 날밤을 새며 고3 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수능 시험공부 하는데...난 이게 뭐야?"
"또 갈아엎고 다시 쓰라고?"
"아빠가 잘되라고 방향을 제시해 본 것이지. 쓰기 싫으면 그냥 제출해"
"어떻게 그래? 아빠 생각이 옳은 것 같은데"
"그럼 다시 써야지 어떡하겠니?"
"................"
혼자 감내해야 할 일이었지만 지켜보는 엄마로서 안타깝기만 했고 울며 뛰어가는 딸아이를 보니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똑똑! 엄마야 문 열어”
녀석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책상 앞에 앉아있습니다.
“딸! 뭐해? 엄마가 도와줄까?”
“실적물 만들고 있는데 가위로 오려줘!”
“그래. 알았어.”
오순도순 이야기도 해 가며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딸아이는 2~3시간 상담을 하여 자기소개서도 포트폴리오도 돈만 주면 다 만들어준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럼, 우리도 부탁할까?”
넌지시 던져보았습니다.
“엄마! 입학사정관님이 면접 볼 때 다 알아차릴 거야. 난 그렇게 믿어.”
어차피 심층 면접볼 때 자신이 알아서 논리 있게 대답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
순진한 건지 모르지만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맘 간절하였습니다.
“그리고 엄마! 나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으니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마요.”
“그럼. 최선을 다 하는 모습 엄마가 보는데 뭘. 괜찮아.”
“엄마의 실망이 제일 걱정돼요.”
“괜찮다니까. 지금 이렇게 열심히 최선 다하고 있잖아.”
“공부를 잘했으면 엄마한테 이런 걱정 안 끼칠 텐데.”
“아니야. 부잣집에 태어나지 못해 과외 한 번 제대로 안 시킨 엄마가 미안해.”
“난 우리 엄마가 최고인걸!”
“................”
그래, 보물 같은 우리 딸, 곱게 자라줘서 고마워~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지만, 가슴이 먹먹해지며 눈물겹도록 대견스러웠습니다.
벌써 성숙한 어른이 되어있었습니다.
잘 해 낼 거야,
아자 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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