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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관객을 울려버린 영화 '집으로 가는 길'
참 오랜만의 영화관 나들이였습니다.
고3 아들과 함께 친정에 가서 쌀을 찧어오면서
"엄마! 나 시내 내려줘요."
"왜?"
"친구 만나러"
"알았어. 엄마는 혼자 뭐하지?"
"영화나 한편 보고 가세요."
"그럴까? 인터넷 검색해 줘."
마침 얼마남지 않은 시간이었고 자동차로 달려가면 딱 맞을 것 같았습니다.
아들을 내려주고 얼른 표를 사서 마지막으로 입장하여 보고 왔습니다.
집,
가족,
엄마, 아빠, 딸
한 집에서 밥을 먹고 사랑을 나누는 가족이 갑자기 없어진다면?
아빠은 아빠로서, 엄마는 엄마로서 각자의 위치에서 가족을 이끌어가는데 말입니다.
1. 장미정 사건은?
'집으로 가는 길'은 2004년 프랑스 오를리 국제공항에서 마약운반범으로 오인돼 756일간이나 머나먼 타국에서 감옥살이를 해야 했던 대한민국 평범한 주부의 실화(장미정 사건)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그녀는 남편의 오랜 지인에게 속아 코카인이 금강석인줄 알고 여행 가방을 옮겨주다 프랑스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사범으로 체포되었습니다.
하지만 외교통상부와 재불한국대사관의 무관심 속에 무려 2년이나 낯선 땅에서 수감생활을 견뎌야했고, 2006년 한국 언론의 관심과 새로운 여론창구로 부상한 다음의 청원운동에 힘입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으나 체포 당시 3살이던 딸은 그간 5살이 되어있었습니다.
2. 애틋한 가족애
사진출처 : 다음 영화
장미정 주부의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집으로 가는 길'(감독 방은진)은 장 씨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을 당하고 절절히 깨달은 가족의 소중함을 전도연과 고수의 절절한 연기로 드러낸 영화입니다.
뜻하지 않게 범죄에 연루된 평범한 주부 송정연(전도연)이 낯선 땅에서 끝 모를 절망과 실낱같은 희망을 오가다 마침내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습니다.
부부의 사연 자체로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휴양지로 유명한 카리브 해의 에머랄드 빛 바다도 단칸방 앞에서 세 식구가 함께 찍는 사진 속 미소만큼 눈부시지 않았습니다.
네 살 딸아이, 엄마의 빈자리
가족을 위해 사는 가난한 남편, 아내의 빈자리
변호사를 댈 돈이 없어 정부기관에 수차례 도움을 요청하나 별다른 답변도 듣지 못하고 어린 딸은 누나의 집에 얹혀있거나 담배연기로 가득 찬 후배의 PC방에 방치되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앞서 밝혔듯 눈 오는 옥탑방에서 세 식구가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짓는 미소입니다.
감독님은 한 가족이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는 따뜻한 방 한 칸을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일인지 이 영화를 통해 그려내고 싶었다고 합니다.
3. 세금으로 월급받는 외교통상부의 무성의한 태도
재외국민을 보호하고 지원해야하는 외교통상부의 무성의한 태도는 보는 이로 하여금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실제로 당시 주불한국대사관은 장씨를 방치했고 심지어 "감옥에서 10년 살지도 모른다"는 무책임한 말로 그녀를 불안하게 해 목숨이 오가는 위험에 몰아넣기도 했습니다.
하소연 할 때라고는 없는 한 주부의 편지마져 묵살해버리는 직원의 태도,
'이 아줌마 또야?'
귀찮은 듯 읽어보지도 않는 걸 보니 화가 울컥 치밀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서 송정연은 그저 나라 망신시킨 '마약 아줌마'로 치부돼 제대로 된 관심과 배려를 못 받습니다. 통역서비스를 해달라는 간곡한 부탁도 외면당하고 결정적으로 중요한 판결문을 프랑스 법원에 보내는 업무에 차질이 생기면서 마약 아줌마의 재판은 하염없이 미뤄지고, 그 결과 구속기간은 속수무책으로 늘어나 버립니다.
한국에서 잡힌 남편의 지인이 장미정은 단순가담자라고 증언해주면서 재판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뻔했으나 판결문이 프랑스 법원에 도착하지 않으면서 시간이 어영부영 흘러 가버렸으니 말입니다.
4.인터넷 강국 대한민국
고수가 연기한 남편 종배는 한숨과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가진 것없이 착하기만 한 그는 아내를 돕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를 쓰나 뾰족한 해결책을 못합니다.
PC방을 운영하는 친구가 카페를 만들고 외교통상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자 일파만파 인터넷으로 퍼지기 시작합니다.
빠르게 연결되는 인터넷,
컴퓨터가 없으면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아이들 게임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우리입니다.
소액결재, 인터넷 피싱등 나쁘게 활용하고,
악성 댓글로 시달리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 금방 퍼져나가는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입니다.
결국, 방송국이 취재에 나서면서 두 사람은 마침내 재회를 하게 되고, 영양실조로 초췌해진 아내가 남편의 애타는 목소리에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고 아내를 안는 남편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훌쩍훌쩍,
영화를 보면서 모두가 눈물을 흘렸습니다.
무지하고,
말이 안 통하고,
얼굴색이 다른 이방인,
그녀가 겪은 시련을 함께 공감하게 한 전도연의 연기는 명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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