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진 옆구리 감촉같이 '계란말이 김밥'
며칠 전, 딸아이의 봄 소풍이 있어 김밥을 쌌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처럼 삶은 계란에 사이다 한 병이면 최고였던 시절과는 달리, 먹을 것, 입을 것 지천으로 늘린 녀석들에게 무슨 추억이 들어 있겠습니까만, 그래도 중학교 생활의 마지막 봄 소풍이라 그랬는지 학교에서 해운대까지 기차여행을 기획해 공부에서 학교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즐겁게 지내라는 배려 같아 보였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뚝딱뚝딱 맑은 도마 소리를 내며 김밥 속에 넣을 재료를 준비하였습니다. 참치김밥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입니다. 부지런히 손놀림을 하며 김밥을 싸는데, 구운 김이 불량이었는지 찢어져 있는 게 아닌가!
“어? 이거 왜 이래? 불량아냐?”
“엄마! 그걸로 싸면 김밥 옆구리 터지겠다.”
“그러게.”
사 놓은 김도 없어 할 수 없이 발을 놓고 쌌습니다. 썰 때 조심하면 되겠지 하고 말입니다. 김밥을 싸 놓고 보니 언뜻 책에서 본 ‘계란말이김밥’이 생각나 한번 싸 보니, 제법 색깔도 곱고 보기도 좋았습니다.
▶ 김밥에 넣을 재료를 준비합니다.
썰어서 후라이팬에 한 번 볶아 줍니다.
▶ 밥을 지을 때 1~2스푼의 식초와 소금을 넣어 줍니다.
두시간 이상 있다가 먹어야 하고, 상온에서 보관하기 때문에 식초를 넣어주면 잘 상하지 않습니다.
참기름 깨소금으로 맛을 냅니다.
▶ 밥을 놓고 각종 재료를 올려줍니다.
▶ 잡아당기며 돌돌 말아줍니다.
▶ 계란을 달군 후라이팬에 얇게 부어줍니다.
▶ 옆구리 터진 김밥을 올립니다.
▶ 김밥을 계란말이처럼 돌돌말아 줍니다.
계란이 익기 전에 말아줘야 된답니다.
▶ 말끔하게 말아졌지요?
▶ 완성 된 계란말이 김밥
“우와! 예쁘다.”
“엄마! 옆구리 터진 김밥은 어딨어?”
“이거잖아!”
“아! 그래서 계란으로 말았구나. 색깔이 더 예뻐~”
“음~ 맛이 예술인데?”
온 가족이 한마디씩 해 줍니다.
소풍에서 돌아온 우리 딸아이
“엄마! 친구가 엄마 보러 김밥집 차리래!”
“왜?”
“매우 맛있다고.”
“그래?”
“난 3개밖에 못 먹었어. 김밥 남은 거 없어?”
“넌 점심 굶었어?”
“친구들 꺼 먹었지. 근데 엄마가 싼 게 최고였어!”
“참나, 알았어. 재료 남은 것으로 금방 싸 줄게”
그 말에 또 나는 고슴도치 엄마가 되어 버리고, 아이들 입속에서 아삭아삭 소리만 들어도 행복한 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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