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의 원인이 스트레스라는 걸 아세요?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매우 두려운 일일 것입니다. '기억 상실'이 영화나 드라마에 변함없는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것만 보더라도 말입니다. 의식을 하든 못하든 어차피 우리의 기억은 계속해서 소멸되어가고 있습니다. 잊고 싶은 것이나 별 의미가 없는 것을 잊는다면야 고마운 일이지만,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을 잊는다는 것은 존재의 소멸을 연상시키기에 두려움으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누구나 건망증을 경험 해 보았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황당하지만, 그런 일이 잦아진다면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은 젊은 사람도 쉽게 잊어버리고 깜빡깜빡한다는 이유로 병원 상담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는 아들 녀석이 어쩐 일인지
"엄마! 나 오늘 도서관 갈래요."
"그래? 데려다 줄까?"
"자전거 타고 갈게요"
"알았어. 책가방은 엄마가 실어다 줄게"
"네."
그렇게 아들을 먼저 보내고 찰떡같이 한 약속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남편과 저는 그냥 갈 길을 달려 고속도로로 접어들고 말았습니다. 우연히 뒷좌석으로 눈을 돌리니 아들 가방이 나를 향해 배시시 비웃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나 스스로 너무 놀라
"여보! 차 돌려요."
"왜?"
"아들! 아들 가방...."
"아이쿠~"
어떻게 그렇게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인지 참 한심스러워졌습니다.
"지금 못 돌려... 그냥 책이나 보고 오라고 해"
할 수 없이 집에 있는 딸아이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서점에 가서 문제집 하나 사 가지고 동생 가져다주라고....
그렇게 일단락 내린 부산한 하루를 보내었습니다.
또, 어제는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었습니다.
다른 날 보다 조금 일찍 집에 와 학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 저녁이나 챙겨주고 나간다는 생각이었는데, 혼자 열심히 맑은 도마소리를 내며 맛있는 저녁을 해 막 들어오는 아이들과 함께 마주 앉아 김이 모락모락나고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햇쌀밥을 한 그릇 뚝딱 먹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머리로 스쳐가는 약속 하나,
모임이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고 저녁을 먹어 버렸던 것입니다.
그래도 10분정도 약속시간을 넘겼지만, 얼굴이라도 봐야겠다 싶어 차를 몰고 달려갔습니다.
꼴찌로 헉헉거리며 도착하자 모두가 나를 반겨주었습니다.
벌써 먹음직스런 싱싱한 회를 한 접시 차려놓았지만, 저녁을 이미 먹어버린 내겐 그림에 떡이었습니다.
"너 젓가락 올라가는 속도가 왜 그래?"
"응. 사실은..."
"저녁 먹고 왔지?"
눈치 빠른 언니는 또 놀려대기 시작하였습니다.
"건망증 아직도 못 버렸나?"
우리는 그렇게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
건망증의 원인은 스트레스?
병원에 근무하는 언니는 나를 위해, 아니 우리들을 위해 건망증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건망증은 치매와는 별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불행인 것은 많은 사람들이 건망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업무에서 불편을 겪으면서도 그 원인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건망증의 가장 주된 원인은 바로 스트레스라고 합니다. 우리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항상 노출되어 있어서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스트레스는 우리 인체 내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데, 기억에 미치는 영향도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는 코티졸(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키고, 코티졸은 해마(뇌의 기억담당부위)의 신경세포들에 손상을 줌으로써 기억에 장애를 초래한다고 합니다.
또한 스트레스는 불안을 유발하고 불안은 마음을 산란하게 만들고 사소한 자극에도 다 신경이 가도록 만듦으로써 집중을 어렵게 해서 기억 형성을 방해 합니다. 장시간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더 심한 기억력 감퇴를 경험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평소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건망증 치료와 예방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당한 운동과 영양섭취를 통해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키우고, 충분한 휴식과 즐거운 여가활동으로 심신을 이완시켜줘야 합니다. 좋은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교감형성도 스트레스를 희석시키는 데 큰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건망증에 대한 걱정도 잊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세상 헤쳐 나가면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며 살아가느냐가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신이 있다면 아마 살만큼 산 사람들에게 그만 쉬라고, 쉬엄쉬엄 살라고, 그래서 건망증이라는 것을 준 것인지도 모릅니다. 건망증이 없다는 것은 일생을 화염의 여름만 살거나, 혹한의 겨울만 사는 것과 다르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 건망증과 '행복한 동거'를 하고 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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