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의 작은일상2010. 12. 21. 06:03


 

흔들리는 효! 할머니들의 찜질방 토크 



휴일, 아침 일찍 학원 갔던 딸아이가 들어섭니다.

“엄마! 우리 목욕가요.”
“그럴까?”
“동네 목욕탕 말고.”
“그럼 가까운 숯가마 갔다 올까?”

“그래 좋아.”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찜질방을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아이들과 땀을 흘리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장래의 희망을, 고민이 무엇인지 속내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말입니다. 특히 딸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우르르 들어오십니다. 우리는 남에게 방해될까 봐 소곤거리는데 어느 할머니 한 분이 큰 소리로 이야기하자 앉아있는 사람 모두 귀가 솔깃하여 듣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야기 하나 : 며느리에게 뺨맡은 시어머니


 

시부모님이 직장 다니는 며느리와 함께 살면서 손자를 봐 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쩌다 아이를 잘못 돌봐 얼굴을 크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퇴근하는 며느리에게

“야야! 00이가 얼굴을 다쳤다.”

말이 떨어지기도 무섭게 시어머님의 뺨을 후려치더라는 것.

너무 억울하여 뒤따라 퇴근한 아들에게

“아이가 다쳤다고 하니 며느리가 뺨을 때리더라.”
“엄마가 맞을 짓을 했네.”

모두 이야기를 듣고 “에이 거짓말이죠?”

“내가 왜 거짓말을 해!”

그 일이 있고 난 후에 시부모님은 집을 팔아 어디 간다는 말도 없이 사라져버렸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 둘 - 효부 며느리

 

요즘에는 어지간하면 아들 며느리와 함께 살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게 어르신들입니다. 하지만, 간이라도 다 빼어줄 것처럼 자식 위한 희생으로 키우고 있는 재산은 모두 아들 이름으로 바꾸고 나니 날개 잃은 나약한 새가 되어버렸습니다. 아들네에서 살고 있는 홀시아버지가 친구들과 놀러 가야 하는데 가진 돈이 없어 출근하는 아들에게

“야야 내가 친구들하고 놀러 가기로 했는데 용돈 있으면 좀 다오!”

“가진 돈이 없습니다.”

“.............”

그러자 곁에서 듣고 있던 며느리가 남편을 쪼르르 따라나가

“여보! 나 오늘 친정 가야 되는데 돈 좀 줘. 머리 파마도 해야 하고.”

남편은 살짝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주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버님 어디 가세요?”
“응. 친구들과..” 하며 말을 잇지 못하자

“여기, 용돈 있어요.”
“아버님! 잘 다녀오세요.” 며느리가 챙겨주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야기가 끝나자 하나같이

“에이! 그런 며느리가 어딨어요?”
“거짓말 아닙니다. 이건. 제 친구이야기입니다.”

너무도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시는 할아버지라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같이 “효부상 받아야겠네.”

“보기 드문 며느리네.”

“어른한테 잘하면 자신의 복으로 되돌아온다.”

모두가 한 마디 하며 칭찬이 자자하였습니다.




이야기 셋 - 며느리 손자 얼굴도 못 알아봐!

 

아들 잘 키워 놓으면 남의 아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부 잘해 유학 보냈더니 외국에서 결혼하고 남의 나라 아들이 되어버렸고

또 서울로 유학 보냈더니 서울여자 만나 결혼을 해 멀리 떨어져 살다 보니 남의 아들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부모가 아파 전화를 걸어

“내가 많이 아프다.”

“그럼 병원 가봐!”

너무 야속하다는 말이었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자주 만나지도 못하는 아들, 농사지은 것 바리바리 싸서 주소 들고 겨우 찾아가 벨을 눌리니 꼬마가 뛰어나와

“엄마! 어떤 할머니가 찾아왔어.”
“여보! 모르시는 분인데 나와 봐.”

“엄마! 어떻게 왔어?”

집안으로 들이지도 않고 밖으로 데리고 나와 버스를 태워 시골로 보내버리더라는 것입니다.





이야기 넷 - 애써 농사지은 것 쓰레기통으로~

 

자주 내려오지 못하는 아들 손자를 위해 시어머님은 농사지은 것 중에 좋은 것만 고르고 김치를 담아 머리에 이고 아들 집으로 갔다고 합니다. 아무리 벨을 눌러도 사람이 없어 며느리에게 전화하니

“어머님! 경비실에 맡겨놓고 가세요.”

전화를 하지 않고 온 내가 잘못이지 하고는 경비실에 가지고 간 물건을 놓고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물건은 찾아가지도 않고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면서 아주머니 말씀이

“안고 있는 강아지한테 주는 사랑 반만 줘도 그렇게 하지는 않을 거야.”

“우린 개만도 못해”

“..........”

자식에게 의지하지 않고 잠결에 조용히 저 세상으로 떠나고 싶다고 말을 하십니다.
그게 맘처럼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말입니다.

곁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우리 아이들에게 남편은

“잘 들어 둬!”

“완전 개념 없는 사람들이네 뭐.”

모두가 거짓말 같은 이야기인데 우리 곁에서 일어나고 있는 무서운 현실이었습니다. 효에 대한 생각이 점점 무너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내 남편이 소중한가요?
내 아들이 소중한가요?

그럼 그 남편과 아들은
땅에서 솟아났을까요?
하늘에서 떨어졌을까요?

부모가 있어야 내가 있고, 내가 있어 아들이 있는 법인데 말입니다.

찜질방 토크로 인해 부모님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였습니다.
머지않아 나 또한 늙어갈 것이기에....

오늘 멀리 계신 부모님께 전화라도 해 보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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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저녁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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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회적으로 변화가 너무 심한 상태에서
    노인공경이라는 단어도 퇴색하고
    고부간의 갈등의 골도 끝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네요.
    부디 우리 부모님. 우리가 챙겼으면 하네요.

    2010.12.21 12: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참 씁쓸한 이야기들입니다.
    이정도까지 였나 싶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2010.12.21 13: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설마요.. 믿고 싶지 않아요. ㅜ

    결론은 하나인것 같아요.

    나이들어 자식에게 기대지 않으려면 노후 준비 확실히 하고, 자식에게 재산은 절대 물려 주지 말기.

    자식 결혼 시키는 것 까지 하면 부모의 의무는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자식이나 부모나 행복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절대 결혼한 자식들과 함께 살고 싶지 않습니다.

    2010.12.21 13: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정말..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네요.

    2010.12.21 14: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저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습니다...그냥 씁쓸하게 웃었던 기억이 있네요..

    2010.12.21 14:18 [ ADDR : EDIT/ DEL : REPLY ]
  7. 웃어야 하나.. 울어야하나.. 맘이 좀 그렇습니다...

    2010.12.21 14: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아라비아

    시어머니 뺨 때린 사건은 ... 일전에 TV 드라마 "올드 미스 다이어리"에 나온 일화죠.
    그때 당시에도 설정이 너무 기막혀 인터넷상에서 회자가 되었었죠.
    할머니들이 마치 실화인양 얘기를 하신것 같군요.

    2010.12.21 15:13 [ ADDR : EDIT/ DEL : REPLY ]
  9. 몇몇 이야기는 믿기가 힘드네요. 결국 우리도 누군간의 부모와 시부모가 될 운명인 것을요.

    2010.12.21 15: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돌아가시고 나면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겁니다...ㅠㅠ

    2010.12.21 16:13 [ ADDR : EDIT/ DEL : REPLY ]
  11. 모두 실화라 하니... 놀랍기도 하지만 충분히 그럴수도 있을거라 수긍이 됩니다.
    알 수 없는 사연들이란게 있겠지만... 예전보다 각박해진건 맞을테니까요.

    2010.12.21 16: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부모님이 살아생전 잘해드리는게 나중에 후회도 없을뿐더러 자신까지도 행복해진다는 걸 깨달은 지는 몇년 되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보고싶어집니다.

    2010.12.21 17: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모두 혀를 차게 만드는 내용입니다.
    흠...
    그냥 지어낸 이야기였으면 좋겠습니다 ~

    2010.12.21 17: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찜질방 토크네요.
    씁쓸하기도 하고...

    2010.12.21 18: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에혀``
    이래저래 서글픕니다.

    2010.12.21 21: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언젠가는 나 자신이 그자리에 가있을텐데
    사람들은 한치앞을 보려고 하지 않는것 같아요~^^
    편한밤 되세요~^^

    2010.12.21 23:38 [ ADDR : EDIT/ DEL : REPLY ]
  17. 요즘 세태가 저렇다면, 참 답이 없군요...씁쓸한 이야기네요..

    2010.12.22 00: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생각하게 만드는 포스트입니다.... 세상엔 이런 일들도 있군요
    잘 읽고 갑니다~

    2010.12.22 06: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오전한시

    우리 모두 '사람'이 됩시다! ...라고
    음... 머, 저는 불효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힘내야죠.

    2010.12.27 23:22 [ ADDR : EDIT/ DEL : REPLY ]
  20. 다른건 몰라두 시모가 가져오는거 버리는건 누구나 다 글케 대지 안나여? 먹기실쿠 찝찝하구 ,,

    2011.01.16 14:16 [ ADDR : EDIT/ DEL : REPLY ]
  21. 진주시상봉동

    앗 ..아이가 다쳤다고 시어머니 뺨을 때린 며느리 사건 .... 울 동네에서 일어난 이야기더군요

    10 여년전 ㅠㅜ;;

    울 어머니께서 제가 말안듣는다고 이런 일 있었다고 경고성 발언을 하시곤 합니다


    할머니 가출이 있고 10년쯤 지났을때 ....


    진주사람이 서울에 이사가서 살다가


    이웃집에 파출부로 일하는 할머니를 발견 ㅠㅜ;;


    그 이후 일은 잘 모르는데,,,

    2012.11.18 17:04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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