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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얄미운 남편, 긍정적인 눈으로 보니 행복이 보입니다.

by 홈쿡쌤 2011.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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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남편, 긍정적인 눈으로 보니 행복이 보입니다.



이상기온으로 남부지방은 푹푹 찌는 여름 날씨의 연속이었습니다.

며칠 전, 집에서 아이 둘 점심 챙겨주고 집에 있으면서 열무 수삼 물김치도 담그고 집안일을 하였습니다.

“엄마! 오랜만에 비빔국수 해 줘!”

“알았어.”

물만 올려 국수 삶기만 하면 되니 금방입니다.

비빔을 싫어하는 남편은 다시 물을 올려 또 국물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맛있게 먹고 난 뒤, 뒷설거지를 마치고 안방으로 들어가 앉았습니다.

물이 먹고 싶어 냉장고 문을 열던 남편이 불평스러운 목소리로 궁시렁거립니다.

“왜 또? 뭐가 잘못됐어?”
“당신 말이야. 냉장고 물건 제대로 안 넣을 거야?”
“잘 넣었는데.”
“넣은 게 이래? 문이 제대로 안 닫혔잖아!”

“아무 이상 없었는데.”

“또, 또, 그냥 잘못되었으면 인정하면 될 터인데 뭔 말이 그렇게 많아”

“...............”

사람이 실수도 할 수 있는 법인데 용납이 되지 않나 봅니다.

그저 물가에 내다 놓은 아이처럼 완벽하지 못하다고 잔소리를 해 댑니다.

아이들도 아빠의 잔소리를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들어보면 틀린 말은 하나도 없는데 말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상하게 아빠가 하는 말은 듣기 싫단 말이야.”

편안하게 가족이라고 심하게 말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작은 앙금이 쌓이고 쌓여 마음마저 떠나가는 느낌입니다.

말도 하기 싫고, 그저 바라보기도 싫을 때도 있으니 말입니다.








얼마 전, 지인과 만난 적 있어 속내를 털어놓았습니다.

“그러지 마! 나이 들면 남편뿐이야.”

그러면서 남편의 싫은 점을 보기보단 장점만 쳐다보라고 하였습니다.

“남편이 네게 잘해 주는 것 세 가지만 말해봐!”



첫째, 아내의 손톱 발톱을 깎아주는 남편 


 

왼쪽 발톱은 내향성이라 살을 파고 들어가는 터라 손질하지 않으면 발이 아파 신발을 신지도 못합니다. 그럴 때마다

“여보! 나 발톱 아파!”

“어디 보자.”

남의 발톱을 아프지도 않게 어떻게 그렇게 꼼꼼하게 잘 깎아주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발톱을 다 깎고 나서 손을 내밀면 아무 말 없이 손톱까지 깎아주는 남편입니다. 그러고 보니 결혼하고 나서 내 손으로 손발톱 깎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둘째, 다리미질 하는 남편


 

신혼 초, 남편을 위해 바지를 다렸습니다. 그런데 다려놓은 바지를 보고는

“어? 바지 주름이 두 개잖아!”

“그렇게밖에 못 하겠어.”

다시 받아서 분무기를 뿌리고 깔끔하게 다려냅니다.

그 후, 남편은 와이셔츠도 혼자서 척척 알아서 다려입었습니다.

“여보! 당신 옷 다릴 거 없어?”

“있어.”

구겨진 옷을 던져주면 환하게 만들어 외출할 수 있게 해 주는 남편입니다.




셋째, 옷도 직접 사 입는 남편


 

친구들과 쇼핑을 하면 남편 옷 고른다고 정신이 없습니다.

“야! 너도 남편 옷 하나 사!”

“우리 남편은 알아서 잘 사 입어.”

“뭐? 정말?”
“응. 속옷이나 사 줄까. 다른 건 난 몰라.”

“참나, 넌 너무 좋겠다.”

고르는 것도 골치 아프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끔 같이 따라가자고 하면 따라가 봐 주기만 하면 되니 얼마나 수월합니까.



넷째, 아내 목욕시켜주는 남편


 

몸이 아플 때는 물론이고 요즘 같은 여름 매일같이 하는 샤워이지만 늘 남편은 등을 밀어주려 들어와 때밀이로 전신을 밀어줍니다.

“이런 남편 있나 물어봐라.”
“왜 없어? 다들 그러면서 살지.”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다섯째, 엎드려 물걸레질해 주는 남편


 

남편의 운동법은 108배입니다. 매일같이 아내 손을 잡고 운동장을 돌곤 하지만, 일이 있어 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꼭 108배로 땀을 흠뻑 흘립니다. 그 후 물걸레로 엎드려 온 집안을 빡빡 닦아줍니다. 발을 내딛으면 뽀송뽀송 느낌부터가 다르답니다.

세탁기가 돌아가면 빨래도 늘어주고, 청소기도 돌려줍니다.


 



여섯째, 홍삼 달이는 남편


시누이가 보내 온 수삼을 기계에 넣어 홍삼 만드는 건 남편입니다. 수삼 씻는 일이 너무 번거롭습니다. 나보다 더 꼼꼼하게 앉아 씻어 넣습니다. 다 되고나면 또 병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였다가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챙겨 먹이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다 마치자

“야! 세 가지만 말해라고 하는데 여섯 가지나?”

그러면서 아마 곰곰이 생각하면 더 많은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맞는 것 같습니다.

버럭버럭 소리 지르고 독설로 비수 같은 말을 내뱉는 얄미운 남편이지만

생각을 바꿔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았더니 행복이 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제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더 작게 남은 세월입니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베풀며 살아야 할 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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