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귀경하신 부모님이 모텔에서 자고 온 사연





우리 고유의 명절은 어릴 때부터 자라고 꿈을 키워 온 고향을 찾아가는 발걸음은 늘 가볍기만 합니다.  그리운 친구들을 만나고 마른자리 진자리 갈아주신 부모님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마음이기에 그저 생각만 해도 즐거워집니다. 양손에는 크지 않지만 정성 가득한 선물에는 사랑이 가득합니다.


주말 오후, 오랜만에 친구와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나 풀자며 전화가 왔습니다.
"왜? 무슨 일 있어?"
"아니, 그냥 보고 싶어서."
한걸음에 달려가 은은한 차 향기를 맡으며 안자마자 속내를 드러내는 친구입니다.

"얘, 나 참 속상해서."
"뭐가?"
"세상에, 엄마가 오빠 집 갔다가 모텔에서 자고 온 거 있지?"
"왜? 오빠 집에서 보내지 않았데?"
"응"
"엄마 불편할까봐 그랬겠지"
"그게 아니야."
 친구의 어머니는 일찍 남편과 사별하고 딸 3명과 아들 하나를 바라보며 평생을 보내신 분입니다.
18살에 시집을 와서 어린 나이부터 힘들다는 시집살이를 하면서 말없이 종부 노릇을 해 왔습니다. 물러 받은 재산 하나 없이 콩나물을 팔고 생선을 팔아 아이들을 키워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모두 잘 자라나 딸들은 교육계에서 일하고 있고 아들은 대기업에 취업하여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머리에 함지박을 이고 생선을 팔러 다니면서 교통사고가 크게 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흔을 넘긴 작년부터 몸이 안 좋아 아들에게 제사를 가져가서 지내라고 하셨던 모양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머님은 명절만 되면 거꾸로 아들 집으로 역 귀경을 하게 되었던 것.









며칠 전 추석이라 어머님은 아들과 손주에게 뭐든 먹이고 싶어 농사지은 것들을 보따리 보따리에 싸서 가지고 갔다고 합니다. 고속버스를 타고 가니 아들이 마중을 나왔습니다. 낯선 풍경들을 보며 다닥다닥 붙은 사각의 링 속으로 어머님을 모시고 갔습니다. 현관문만 꽉 닫아버리면 갑갑하기 끝이 없는 곳이기도 한 게 아파트이기도 합니다.



저녁을 먹고 난 뒤 오빠는 어머님을 모텔로 모시고 가며
"엄마! 그냥 편하게 여기서 자고 내일 아침에 차례 지내러 가요."
"그래라."
아들과 함께 있어 어머님의 마음은 그저 행복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런데 갈 때마다 밖에서 자고 집으로 데려가 눈치가 이상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친구가 가까이 살기에 한 달에 두 번 정도 찾아가 뵙고 오곤 하는데
"난 내년 설부터 서울 안 갈란다."
"엄마 무슨 일 있었어?"
"......................"
"말을 해야 알지. 말 해 봐 얼른."
"......................."
"그럼 나 이제 엄마한테 안 온다!"
협박을 하자 슬며시 입을 여는 어머님이었습니다.
"사실, 작년에도 니네 오빠 집에서 안 자고 모텔에서 자고 왔어."
"아니 왜? 오빠 집이 비좁은 것도 아니잖아."
"비좁으면 차라리 괜찮게?"
어머님 마음이 많이 상하고 오셨나 봅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사이가 좋은 게 아니었습니다.
시골에서 제사를 모실 때부터 며느리는 교회에 나가기 때문에 제사에 대한 불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오빠는 엄마가 살아 계실때까지는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입장이라 아내와의 갈등도 없잖아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런 와중에 제사를 가져갔으니 시어머니가 찾아오는 것도 달갑잖은 일이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하지만, 딸의 마음은 그게 아닌가 봅니다. 집이 좁은 것도 아닌데 그 하룻밤을 같이 보내지 못해 어머님을 모텔로 보낸다는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어머니가 혹독하고 시집을 살리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말입니다.

내 남편을 낳아주신 분이고 내가 사랑하는 남편의 어머니인데 낯선 사람으로 생각하고 신경이 예민해 잠을 자지 못한다는 이유로 모텔로 모셨던 것입니다.
"그냥 편안하게 생각해. 네가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 같아."
"며느리 눈치만 보는 엄마가 불쌍해서 그래."
물러준 재산 없이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며느리의 친정에서 마련해 준 집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기 싫어 어머님도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을 옆에서 보고 있는 친구의 마음이 불편하기만 하다는 것입니다.
속 시원히 말을 하고 싶지만 시누 노릇 한다고 할까 봐 아니, 엄마의 당부로 입도 열지 못하고 있다며 하소연을 합니다.
"내가 이제 살면 얼마나 살겠니"
"지네들끼리 행복하게 살면 그만이야."하시며 말입니다.
"엄마! 이제부터 서울 올라가지 마!"
"시끄러워! 그런 말 하는 게 아니야."
"..............."
엄마의 성화에 입도 열지 못하고 지내지만, 너무 화가 난다고 합니다.

올해도 대충 차례를 지내고 시골로 내려오셨나 봅니다.
몸이 허락하는 한 시골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생각 가지며 사는 건 부모님들이 자식에게 피해 주지 않고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도 쉽게 떠나지 못하고 혼자서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몸이 아파도 텃밭 가꾸어 봉지 봉지 싸 보내는 재미로 살아가는 어머님입니다.
우리가 받은 사랑 조금이라도 되돌려 드려야 할 때입니다. 어렵고 힘겨운 생활 속에서도 오직 자식을 위한 삶을 살아오신 우리 어머님이십니다. 지금 내 자식에게 쏟는 정성 절반이라도 어머님께 쏟는다면 효자 소리를 듣는다는 말도 있습니니다.


남의 집 가정사 이래라 저래라 할 이유는 없지만,

우리 며느리들이 조금만 받아들이며 사는 게 어떨까?
영원히 살지않을 시어머님이시고,
또한, 머지않아 나도 시어머니가 될 터이니 말입니다.

자식은 눈으로 보고 배운 만큼 따라 하게 되어 있습니다.
내가 대접해 드린 만큼 나 또한 대접받으며 살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추천이 큰 힘이 됩니다!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정기구독
Posted by *저녁노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비밀댓글입니다

    2011.09.18 08:06 [ ADDR : EDIT/ DEL : REPLY ]
  3. 요즘 이런 갈등을 많이 봅니다.
    다른 면도 보지만 이런 면도 그렇게 좋은 모습이 아니네요.

    2011.09.18 08: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글세요??
    제사를 싫어하는 며느리를 탓해야하는지
    종교를 탓해야하는지????

    분명한것은 며느리를 낳아주신분도 조상이라는것입니다.

    2011.09.18 08: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마지막 말이 정답입니다.
    부모는 자식들의 미래에 거울입니다.
    훗날 그 자식들이 커서 그대로 돌려주게 되어있습니다.
    며느리는 서양미신에 중독되어 조상도 몰라보는 형편없는 사람이군요.
    나중에 자식들에게 얻어맞고 사는 어느 할매 이야기가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면 십중팔구 위에 그 며느리가 될 것입니다.

    2011.09.18 08: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それはあなたがより多くのこのような続行はありませんあなたのpost.Pleaseに入れていることあなたの質のようinteresting.Iいました。

    2011.09.18 09:18 [ ADDR : EDIT/ DEL : REPLY ]
  7. 글읽고 나니 갑자기 욕이라도 했으면 속이 후련하겠는데요~
    그년은 자기를 낳아준 엄마가 와도 모텔에 재울지 의문입니다~`~

    2011.09.18 11:38 [ ADDR : EDIT/ DEL : REPLY ]
  8. 정말 짠하네요...
    정말 아들에 맘도 상당히 불편할것 같네요..
    좋은글 잘보구 갑니다...^^

    2011.09.18 11: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벼리

    제가 교회엘 나가게 되자,,,딸하고 약속때문에...
    어머님이 은근 제사때문에 걱정하시는 눈치셨어요.
    그러ㅗ나 저는 제사는 제가 결혼하면서 밎은 게약인데 중간에 교회나간다고
    제사를 안지내는 건 게약파기라고 생각해서 제사를 아주 잘 지낸답니다.
    제 블로그에 외국가는 짐에 제기부터 챙긴 며느리가 바로 저...

    어머님도 며느리가 아들이 편하지 않으면 제사 그냥 교회식으로 하라고 양보하시고
    또한 며느리는 자기가 그 집으로 시집 온 이상 그 집 법도를 따라야하고,,
    제사가 싫었으면 첨부터 말던가..그 남자가 좋으면 그 남자의 옵션까지 다 받아들여야지..
    지가 하고 싶은것만 하는게 아니지요,,,

    또 그 아들은 바보같이,,차가에서 구입해 준 집이라고 지 엄마를 모텔에다가 주무시게 하는,,
    에효, 제가 막말 한마디 안할 수가 없네요, 아들이 젤로 병신이네요..
    누구를 탓하겠어요, 아들이 못나서 그런데요, 친구분께 말슴하세요, 오빠가 못나서 그런거니
    올케탓 하지말라구요,,,그러고 어머니께 이젠 추석이고 명절에 올라가시지 마시라구요.

    그 과객 대접을 받으면서 뭐할려고 올라가시냐구요,,
    그러니까 며느리한테 그런 대접이나 받지요,,,올라가시지 마시고 시골에서 버티시라고 하세요.
    그러면 지들이 모시러 올 때까지요, 안오면 그만이지,,자식 없는 사람도 사는데
    따님들이라도 있으니 그냥 살아가시라고 하세요,,,저는 왜 남의 가정사에 일케 열이 날가요?

    죄송합니다, 제가 막말해서요, 그래도 너무 화가 나서요,,,이해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2011.09.18 12:46 [ ADDR : EDIT/ DEL : REPLY ]
  10. 아고.. 씁쓸하네요...ㅜㅜ
    그저.... 화가 납니다...ㅜㅜ

    2011.09.18 13: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참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종교가 무엇이길래..쩝
    부모없이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없을텐데
    부모에게 예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온전한 것인지 묻고싶네요
    그래서 부모님을 모텔에서...정말 욕나오네요

    2011.09.18 13: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한만큼 따라한다?

    우리어머니 왈..

    속안썩이면 다행이지..ㅎㅎㅎ

    2011.09.18 15: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노을님!!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영원히 살지않을 어머님들!
    그리고 우리도 시어머니가 되겠지요...

    2011.09.18 17:35 [ ADDR : EDIT/ DEL : REPLY ]
  14. 늙어서 똑같이 받을 겁니다.
    가정교육이 어디 가려나요.
    몇십년 뒤에도 안늙을 자신이 있나봅니다.

    2011.09.19 00: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너무 했다는 생각에 저까지 속이 상해옵니다 ㅠㅠ

    2011.09.19 15: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며느리는 그렇다치고 아들은 뭡니까 진짜...화딱지 나네요.
    서울에서 제일 비싼 호텔 스위트룸에 모시던지,
    그것도 못하면서 하룻밤 자고 가신다는데 모텔로 보내는게 말이 되나요.

    2011.09.19 15: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별빛천사

    항상 좋은글 읽고 마음속에 새기면서 감사한 마음 ,편안한 마음으로 내 자신을 갈고 닦으면서 살고 있는 노을님의 블로그팬입니다..저도 한 집안의 며느리로 최선을 다 할려고 노력하지만 노을님에 비하면 항상
    부족함을 느끼게 되면서 배우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처하는
    노을님의 지혜를 배우고 함께 나눌수 있도록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1.09.20 17:06 [ ADDR : EDIT/ DEL : REPLY ]
  18. 김선미

    이건아니다 싶은데 ~
    해도해도 너무한 일이네요
    우리 모두 앞으로는 늙어갈 텐데...
    본인도 부모이면서 어찌 어머님을 모텔에서 주무시게 한답니까
    너무 화가납니다
    종교에서도 내 부모를 사랑하고 감사하라고 하지 않나요?

    2011.09.20 19:01 [ ADDR : EDIT/ DEL : REPLY ]
  19. 오뚜기

    난 니이50,
    위로는 형2명,누나1명,
    동생1명, 우리 모친 42세 부친과 사별하셨습니다.
    지금도 우리모친은 집에서 제사상 다차리고 시골집에서 명절보냅니다.
    며느리들과 아들들은 전날에 다모이구요.
    시골집에서 그냥명절쉬세요.

    2011.09.21 00:20 [ ADDR : EDIT/ DEL : REPLY ]
  20. 코코수먀

    음.. 저희도 이번 추석부터 남동생집에서 지냈어요
    올캐가 독실한 크리스챤이라 사실 시집올때부터 뭔가 한번 얘기가 나오겠거니 했었거든요
    근데 결혼후 8년동안 아무 말없이 제사지내고 차례지내는데 좋은 낯빛으로 하더라구요
    좀 이상한데?.. 이러면서 그냥 성격인가? 그러고 넘겼었거든요
    이번 추석3일전이 남동생 둘째의 첫돐이어서 돌잔치 언제하냐고 물어봤어니..
    올캐가 조심스럽게 엄마께 말씀드렸다고 하더라구요
    겸사겸사 이번 추석은 자기집에서 하면 어떻겠느냐구..엄마는 생각해보자..라고 하셨나봐요.
    그러면서 제게 도움을 구하더라구요
    사실 여태 제사드리면서 조금 맘에 걸린건 사실이나 어머님 아버님께서 주관하시는거니까 며느리 입장에서 따랐다고..
    근데 자기집에서 할때는 남동생이랑 자기랑 모두 교회다니는데 아침차례를 추도예배식으로 하고 싶다고..
    그래도 괜찮겠냐고 하길래
    제가 엄마께 전화드렸어요.
    뭐 어차피 부모님 안계시면 동생네서 추도예배로 드릴건데 아빠만 괜찮으시다면 주관하는집에서 하는 방식으로 따르는게 맞지 않겠냐고..
    친정은 카톨릭인데 아빠가 성당식 추도예배말고 제사를 하고 싶다고 하셔서 여태 그러고 있었거든요

    모두의 걱정을 뒤로하고 의외로 아빠가 쿨하게 허락을 하시더라구요
    당연히 아들집에서 주관하면 그 집에서 하는대로 가야지.. 이러셨대요

    올캐 불편할까봐 우린 모두 아침에 가려고 했는데.. 그 전날 오라고.. 요가 모자라서 한채더 사놨다고 하는통에 다같이 추석 전날 갔다가 다음날 점심까지 놀고 남동생네는 수고했으니까 쉬었다가 친정가라고 저희들끼리 할머니 성묘갔었습니다.

    생각보다 다들 너무 편안하고 좋았는데 올캐제안으로.. 아빠 엄마 살아계셔도 명절은 앞으로 남동생집에서 지내기로 했네요. 올캐도 제사안드리고 추도예배하니까 맘 편한 눈치고..

    조금씩 양보하면 사실 답이 없는것도 아니더라구요
    저도 며느리 입장에서 어느 정도 이해가 안가는건 아닌데.. 며느리보다 오히려 아들의 행동이 잘못된거라고 봅니다.
    불편하다고 엄마랑 밖에서 잘게 아니라.. 제사를 모셔왔으면 어머니한테 잘 말씀드려서 자기네 방식으로 갈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그럼 서로 조금씩 서운하기도..또 조금씩 고맙기도 할 수 있을텐데요.

    어릴때부터 저희 아빠는 제사를 지내시면서 그러셨거든요
    가족들이 모여서 돌아가신분을 추억하면서 다시한번 감사한 맘을 갖는 날이라고..
    만약 돌아가신 분이 보실수 있다고 해도 제사지내면서 서로 불편한 마음으로 앉아서 반목하는 것보다.
    추도예배드리면서 가족이 화목하게 당신을 추억하는 것을 더 기쁘게 생각하실것 같다는게 제 생각이예요

    2011.09.24 13:55 [ ADDR : EDIT/ DEL : REPLY ]
  21. 답답하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달라진다해도 이건 정말 아니죠... 이런글 볼때마다 정말 짜증이납니다...
    본인도 나중에 나이먹으면 자식들도 보고 배운게 있어서 부모를 괄시 하겠죠... 가정교육 정말
    중요합니다... 부모님한테 잘해야 본인도 늙어서 대우 받습니다... 후회하는 짓거리 하지맙시다!!!

    2014.02.01 10:40 [ ADDR : EDIT/ DEL : REPLY ]


"); wcs_do();